철원 뜰에 서서 / 홍속렬
무박 3일 비행기 여행을 하고
고향 철원에 돌아와 철원 뜰에서다
철원 뜰 한복판에 서서
평강 뜰 향해 두 팔 옆으로 벌려
허수아비로 서서 하늘 향해 외쳐대네
누렇게 익어가는 벼에게 치명적인
초가을 비가 내려 추수할 즈음에
농부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가을비 안타까워라
난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께 외쳐대네
비 끄치게 하시옵고 우리의 고통을
몸소 치루 시며 우리들의 아픔을 치유시켜 주옵소서
내 사랑하는 조국 내 고향 땅에 추수의 축복 내려 주옵소서
두 팔 벌린 손끝에 잠자리가 내려앉은 평화 주심을 감사
6.25 전쟁으로 피비린내를 풍기던 땅에 참 평안을 주옵소서
무고하게 죽어간 영혼들을 달래 주옵소서
이 땅 나라가 성립된 순간부터 일천 백번 이상의 침략을 받아
평균 3일에 한 번 침략의 희생자들이 된 민초들
그 아픔을 하나님께서는 너무 잘 아십니다
잠시 중단된 전쟁의 공포 그냥 잊고 지내기가
너무 익숙해 이젠 전쟁의 공포를 벗어난 듯, 하나.
그건 한갓 허상에 불과 언제 어느 때 다시 벌어질 민족의 비극 전쟁이
우릴 불안하게 하오니 완전한 평화 주님 허락하여 주옵소서
북한의 고통받는 무고한 생명들을 기억하옵소서
평강 뜰 먼 곳엔 개마고원이 시작되고
아득한 개마고원 향해 남북통일 간절히 기도하오니 응답하여주시옵소서
아득한 땅 잃어버린 땅 평화통일 이루어 주셔서
남북 백성들이 서로 끌어안고 평화를 누릴 날이
어서 다가오도록 주님 축복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