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
누워 뒹굴며 창밖을 살피는 버릇이나, 걷기 싫어 의자바퀴를 굴리며 이동하는 버릇을 보며 질색 했던 내가 요즘 은연중에 그렇게 되어버린 건?
하루 2시간가량의 운동량을 아침에 다 쏟아 버려 힘에 겨워 그런데, 그러나 그들처럼 게으르다는 것에는 자유롭다.
오디를 양지로 옮겨 퇴비와 정을 듬뿍 줬지만 져버린 건? 한파 때문 이였는데 한 해만 더 지켜보기로 하자 올해는 꽃에 뒤질세라 빼곡히 익고 있었다.
그런데 자고나면 열매가 떨어져있고 손댄 흔적이 있어 아침에 밖을 유심히 보니 잠깐 냉기가 스친 후 갑자기 솨!~하고 소나기가 한 바탕 내리곤
이내 해가 들자 딱새 한 쌍이 맑은 대추 그늘에 숨어 기척 않다가 바로 오디를 쫀다.
내가 새가되어도 딴 곳으로 떠나기 싫을 만큼 먹이도 있고 은폐하기 좋아서인지 한 참을 쪼더니 “돌확”에 앉아 입가심하고는 아이가 애지중지하는
금붕어 한 마리 철석! 쳐 기절시켜 물고 날아가기에 아이가 샘해보고 울지싶어 걱정하는 내게 아내는 오히려 먹일 줘 뿌듯하다 했다.
보닛에 싸놓은 진한 똥은 흉해 씻어도 안 되고 부드러운 천으로 문질러야하는 진한 번거로움이 그 아름다운 짓 때문에 묽어져가자
걔들이 머물어 먹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내게 있다는 게 복이다! 싶어 더 조성해야겠다는 다짐의 순간 `함께하는 삶!`이 스치며 최근에 본
족제비. 도마뱀. 청개구리가 사람주위가 안전했던지? 먹을 것을 찾으며 공생하는구나! 싶었다."
그것이 미물이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았는데, 어려운 사람이 내게 와서 쉬고 먹고 간다고 가정할 때,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최근에도 거미만 보면 없애는데 그렇게 미물들을 느낌 없이 죽였던 것이 후회됐다.
식물 제배도 냄새와 병충 탓에 시행착오를 격어야 재배의 묘미를 알 수 있듯! 지난겨울 약한 것을 얼어 죽게 했기에 이젠 손이 덜 가며 강한 것을
선택 한다는 것이, 봄에 오이 잔 파 가지 땡초를 심으니, 파는 강하지만 깻묵 싹인 물을 줘서 독했던지 앓아눕자 세포기 씩 더 심었다.
아홉 포기가 살아나서 요즘은 팔뚝만한 오이와 가지를 하루 10개를 수확해도 다음날 또 자라있어 이참에 `별하나님`께 배운 걸 써먹었는데
오이30개에다 소금 설탕을 섞어 삼일을 두니 물이 생겼다. 그 물을 끓여 식혀 쭈글해진 오이에 부어 돌로 눌러 냉장 보관하니 심보가 넉넉해졌고
무화과와 가지와 복숭을 섞어 오이냉국을 만들어 이 더위에 식성이 떨어져 덜 찬 배를 채우고 남는 건 이웃에 나누기로 했다.
올해도 매실을 5리터 정도 수확해서 담금 술에 담아두고 깻잎도 절여 오이처럼 예쁜 돌로 눌러주며 함께 해주니 아내가 좋아한다.
한 때 우리를 황홀케 했지만 화초도 져야하는 게 자연의 이치이기에 소임을 다하다 늙어버려 내년을 기약하는 화초도 정리하다보니
져버린 `아마릴리스`와 `아이리스`의 모습이 산고후의 엄마 느낌이지만, 만개했을 때를 반추해가며 애처로움을 달랜다.
백합은 다 내려놓아도 뿌리화초로서 묵직함이 있으니 희망이 느껴지고, 봉숭아는 꽃이 지고 부풀은 씨 주머니는 터져 바닥에 동댕이치니
과연 내년엔 몇 개가 흙을 찾아 뿌리를 내릴지? 해이해지며 “그중에 앳된 게 있다면 대추와 다육이 `진주목걸이`와 `채송화``카멜레온``노루귀`이다.”
그들은 지금부터 월동준비 때까지 소박히 우리 집 미관을 책임 질 임무를 맡고 있다.
살아 숨 쉬는 식물이 도심지라서 더욱 아름다운데 “나의 시선이 지나치다!”하더라도 이렇게나마 예찬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
첫댓글 풍성한 자연 놀이터...
왠지..마음이
덩달아 풍요해집니다^^
저는 돌확에다
연꽃을 키우고 싶네요^^
행복하신 오솔길님!
감사합니다.
더운데 살살 아시죠 ㅎ
오디도 오이도 참 예쁘게 잘 키우셨네요.
오이지도 친환경 오이라서
더 맛 있을 것 같네요.
화초도 참 예쁘게 잘 키우시네요.
행복한 집
만들어가시는 오솔길님
멋지십니다.~^0^
감사합니다.
더위에 무리하시기 엄끼입니다. ㅎ
에구 오솔길님 무척 바쁘시겠다요.
우리는 올해 이사를 해서 그런지
베란다 정원이 비실 비실 하네요.
거실창이 자외선 차단 유리라서 그런가 봅니다.
애일 이리저리 직사광선 찾아 자리 옮겨주느라 분주하답니다.
시골도 자주 못가봐서... 오디가 많이 달렸을 텐데...
걱정만 앞섭니다.
새들이 그렇게 영리하답니다.
제가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의 시골에 작은 연못에 물고기를 얻어다 풀어놨더니
황새가 와서 다 잡아먹었답이다.
연과 물옥잠도 다 뜽어 먹구요~~ㅎㅎ
그래서 이젠 자연 그대로 놔 두었어요
요것은 우리 손바닥만한 텃받에서의 수확이지요~ㅎㅎ
제게 친숙한 푸성귀 들이군요.
소박하고 청정한 느낌이들고요.
제게 오이가 많아 드리고는 싶은데...
ㅎㅎㅎ~
말씀만으로도 감사~
가까이 계신다면 얻으러 갔을텐데요~^^
제가 더 기웃거릴 거 같은데요.ㅎㅎ
그 산장 주위에 ㅎ...
아~ 아~ 여기는 33도 견딜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