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013년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수립한 후 역사교원 역량강화 방안의 목적으로 작년부터 교육과정 연계 ‘역사현장답사단’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사현장답사단은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선발 운영되는데요. 이번에 ‘고려 대몽항쟁’을 주제로 지원하여 국내답사단으로 선발되었습니다. 평소 역사교육에 관심이 있고 교육현장에서 생생한 역사 교수·학습 자료 개발에 힘쓰는 동료 선생님과 함께 다녀온 답사단 여행, 지금 시작합니다!
■ 포켓몬과 함께하는 역사 여행 ‘대몽대몽GO!'
‘대몽대몽GO’의 제주 역사답사
저희 팀은 ‘포켓몬GO!'를 모티브로 하여 초등학생이 포켓몬을 따라 대몽항쟁의 발자취를 학습하는 답사를 기획하였는데요. 답사단 팀명은‘대몽대몽GO!’입니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에 저항했던 삼별초의 발자취를 따라 크게 강화도, 경기도 용인시 및 안성시, 제주도, 경남 합천 해인사를 답사하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얼마 전 다녀온 제주도 답사기를 소개하려 합니다.
■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첫 번째 답사코스는 애월읍 고성리에 위치한 고려시대 최후의 항몽유적지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입니다. 진도에서 대몽항쟁을 전개하던 삼별초는 1270년 이문경 부대의 제주 명월포 상륙을 시작으로 제주도에 들어왔습니다. 제주도를 거점으로 삼고 있던 관군과 벌인 송담천 전투에서 승리한 이문경 부대는 제주도에 교두보를 확보하였습니다. 1271년 5월 김통정은 진도의 용장성이 무너지자, 남은 삼별초 군대를 거느리고 제주도로 들어왔는데요. 이문경 부대와 합세하여 대몽항쟁을 위한 본격적인 방어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이렇듯 제주도는 1273년 4월 고려의 김방경과 원장 혼도가 이끄는 여몽연합군에 의해 삼별초가 토벌되기까지 대몽항쟁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 남아있는 돌쩌귀
이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는 제주도 기념물 제28호 현재 15리에 이르는 ‘토성’과 삼별초 군사들이 궁술훈련 때 과녁으로 사용한 ‘살맞은 돌’, 성의 건물 문지인 ‘돌쩌귀’ 등이 남아있습니다.
피카츄, 파이리와 함께 순의문 입장~
항몽순의비(抗蒙殉義碑)
또 몽고군의 침략을 물리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항쟁하였던 삼별초의 넋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 ‘항몽순의비(抗蒙殉義碑)’가 세워져 있습니다.
항몽유적지 해바라기 밭에서
역사현장답사단 ‘대몽대몽GO!’팀
이곳에는 해바라기 밭에 무료 사진촬영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꽤 많았답니다.
■ 월영사와 파군봉
월영사와 파군봉
두 번째 코스는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파군봉에 있는 월영사입니다. 월영사가 자리 잡고 있는 파군봉은 해발 약 100m에 이르는 봉우리이자 고려시대 여몽연합군의 상륙부대를 맞아 삼별초가 항전했던 전적지입니다. 이곳에서 삼별초가 대파되어 ‘파군봉’이라 불립니다.
바굼지오름(파군봉)
■ 환해장성
애월 환해장성
세 번째 코스는 ‘환해장성’입니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연안의 해안선을 따라 돌을빙 둘러 쌓은 긴 성인데요. 길이가 약 300여 리(약 120km)나 됩니다. 제주도에는 바다로 침입하는 적이 상륙하기 좋은 곳이 많은데요. 1270년인 고려 원종 11년에 삼별초가 진도를 근거지로 삼자, 군사 1천 명과 함께 시랑 고여림과 영암 부사 김수를 보내 환해장성을 쌓아서 삼별초가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도리어 삼별초가 이곳을 차지해서 관군을 방어하는 성벽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김상헌이 지은 『남사록』에는 “왜적들이 그렇게 여러 번 쳐들어왔는데도 한 번도 그들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은 온 섬을 둘러싼 석벽(石壁)이 바닷속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탐라기년』에도 그와 비슷한 글이 있습니다.
■ 국립제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대몽대몽GO’의 제주도 답사 마지막 코스는 국립제주박물관입니다. 이곳에는 삼별초와 항파두리성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있는데요. 자녀와 함께 여행한다면 꼭 둘러보세요.^^
삼별초와 항파두리성 유물
■ 대몽항쟁과 제주
고려는 1231년(고종 18)에 몽골군이 침입하자 개경에서 강화도로 도읍을 옮기고 몽골에 저항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신정권이 붕괴하면서 1270년(원종 11)에 고려 조정은 몽골에 굴복하고 개경으로 돌아왔지요. 고려 조정의 개경 환도와 몽골의 지배에 반기를 든 삼별초는 강화도에서 몽골에 대항하였는데요. 삼별초는 강화도에서 진도로 거점을 옮겼다가 전세가 기울자 다시 제주로 이동하여 항쟁을 이어갔습니다. 제주도 사람은 삼별초와 뜻을 같이하여 대몽항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고려 정부와 몽골 연합군에게 삼별초가 패하면서 대몽항쟁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동안 수차례 제주도를 여행했지만 고려 시대 대몽항쟁과 관련된 유적지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역사 답사를 통해 교사로서, 국민으로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몽항쟁의 역사를 품은 제주,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이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