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 者 樂 山
仁 : 어질 인 者 : 사람 자 / 놈 자 樂 : 좋아할 요 / 즐길 락 / 풍류(음악) 악 山 : 뫼 산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 어진이는 고요함을 즐김)
공자의 가르침의 핵심은 인(仁)과 예(禮)다. 인은 마음에 품어야 하는 따뜻한 심성이다. 공자 사상을 이어받은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선한 본성이다. 인(仁)은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이른바 성선설의 바탕이기도 하다. 예는 바른 몸가짐이다. 맹자의 사양지심(辭讓之心)은 겸손하여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이다. 부끄러움(수치)을 아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옳고 그름을 가리는 시비지심(是非之心)과 더불어 인간의 본성에 선한 씨앗이 있다는 사단지심(四端之心)의 핵심이다. 단(端)은 실마리이자 단서다. 정성으로 가꾸면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 씨앗이다. 어짊과 예의는 절로 자라고, 절로 갖춰지는 게 아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꾸준한 수양이 따라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智者樂水),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仁者樂山).” 논어 옹야(雍也)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요산요수(樂山樂水)는 이를 줄인 것이다. 흔히 즐겁다는 뜻으로 쓰이는 낙(樂)이 좋아한다는 의미로 쓰일 때는 ‘요’로 읽힌다. 앎이 많아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밝아서 마치 물이 흐르듯이 막힘이 없다는 뜻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와 의미가 통한다. 노자에게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서로 다투지 않는, 세상에서 으뜸가는 선(善의) 모태다.
인자요산은 어진 자는 몸가짐이 진중하고 심덕이 두터워 그 심성이 산과 같다는 의미다. 덕(德)은 가볍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안에 깊이 품는다. 그런 점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산은 어짊과 뜻이 닿아 있다. 공자는 “지자(智者)는 움직이고, 인자(仁者)는 고요하다”고 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물을 두루 살피고, 어진 사람은 세파에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내면에 어짊과 지혜를 듬뿍 담아 물도 좋아하고 산도 좋아하자. 내 안의 인의예지 씨앗을 움틔우고 꽃피워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맹자의 말씀이 옳음을 증명해보자.
물도 좋고 산도 참 좋다.
출처 : 논어(論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