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umathi Reddy
미소짓기는 건강에 득이 될 수 있다.
미소를 지음으로써 심장이 천천히 뛰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미소짓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도 이런 혜택을 얻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 연구는 미소짓는 행동이 인간의 행복감을 높여줄 수 있다는 연구에 뒤이은 것이다.
어떤 연구는 진심이 담긴 활짝 웃는 미소만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시사하는 반면 다른 연구는 예의상 짓는 인위적인 미소도 효과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찡그리는 것 역시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톡스의 사용처럼 찡그리는 것을 방지하면 우울감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찡그림에 관한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피부과전문의인 에릭 핀지는 “미소를 짓거나 덜 찡그리는 등 얼굴 표정 관리로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카일 고리앙(32)은 운동과 장거리 훈련을 위해 규칙적으로 달리는데, 잔뜩 찡그린 얼굴로 찍은 경주 사진을 본 후 달릴 때 의식적으로 미소지으려고 노력하게 됐다. “처음엔 말 그대로 억지 웃음이었지만 자꾸 하다보니 이젠 좀 자연스러워졌다.”
미소 덕분에 스트레스가 줄고 피곤함도 덜 느끼게 됐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육체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이기 때문에 미소를 짓다보면 “장거리 달리기가 훨씬 수월하게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자기 같은 여성 경주자들을 위한 온라인정보사이트 ‘솔티 러닝’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그녀는 “미소는 단순히 미소짓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미소에 화답한다.
지난 11월 심리과학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임무에 참가하고 난 후 미소를 지은 사람은 무표정한 상태로 있는 사람에 비해 심장박동수가 급격히 느려진다고 한다. 총 17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에게 세 가지 방식으로 입에 젓가락 한 쌍을 물고 있도록 주문했다. 첫번째는 무표정한 표정, 두번째는 예의를 차리는 정도의 미소, 세번째는 활짝 웃는 미소를 짓게 만드는 것이었다.
참가자 자신도 모르는 새 “환하게 미소 지을수록 심박수가 급격히 변하고 스트레스가 빠르게 해소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공동저자이자 UC얼바인 심리학과 조교수인 사라 프레스만은 설명했다. 환한 미소를 지은 참가자들은 인위적인 미소를 지은 이들에 비해 뛰어난 수행능력을 보였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크지 않으며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미소짓는 건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런 행위를 반복하면 미소짓는 것과 연관있는 근육활동이 뇌에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심박수와 스트레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레스만 교수는 현재 미소짓기가 코티졸 같은 특정 스트레스 호르몬과 ‘신뢰호르몬’으로 불리기도 하는 옥시토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이다. “심박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아냈으니 인체 내 다른 스트레스 수치에 미치는 영향도 규명할 수 있길 바란다.”
일부 전문가들은 진심어린 환한 미소만이 건강에 이롭다고 믿는다. 처음 이것을 묘사한 19세기 프랑스 신경학자의 이름을 따 뒤센(Duchenne)미소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런 미소는 입과 눈 주위 주요 근육을 자극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항공사 승무원들이 보여주는 것 같은 대외적이고 다소 인위적인 미소안 팬암(Pan Am)미소는 입 주위 근육만 활성화한다. 폴 에크만 UC 샌프란시스코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뒤센미소가 “긍정적인 감정” 뿐 아니라 자연발생적인 기쁨과 관련있는 “뇌 변화를 유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인간이 짓는 미소의 강도(intensity)를 보고 삶에 대한 만족도와 수명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불분명한 건 미소짓기가 전반적인 행복감을 반영하는지, 혹은 행복감에 기여하는지 여부다. 메리앤 라프랑스 예일대 심리학 교수는 양쪽 다 맞다고 믿는다.
“미소를 많이 짓는 사람일수록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이끌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행복감과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바디랭귀지 전문가 패티 우드에게는 기업 임원과 구직 인터뷰를 준비하는 사람, 누군가와 데이트 중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인 미소를 짓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발산할 수 있는지 상담하러 온다. 우드의 조언은 얼굴 전체를 사용해 미소지으라는 것이다. 광대뼈와 얼굴 근육 전체를 위쪽으로 당겨올리듯 하면서 눈에서는 진심어린 뒤센미소의 온기가 느껴지도록 한다.
우드는 고객들에게 “장을 보러 수퍼마켓에 갈 때마다 이런 미소를 연습해보고 그럴 때 ‘기분이 어떤지? 맘에 드는지? 내 미소에 만족하는지?’ 등을 자문해 보라고 주문한다. 우드의 3시간반 바디랭귀지 훈련프로그램은 1,200달러에서 시작한다.
이 외에도 연구에 보고된 미소로는 수치심, 사랑, 욕망, 혐오감, 슬픔 등이 담긴 미소가 있다. 연구진은 인간의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감정의 복잡성, 사회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이런 미소들을 지도화한다.
찡그림에 관한 연구에서 핀지 박사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 74명 중 절반을 대상으로 찡그림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의 찡그린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했다. 나머지 절반에겐 위약을 주사했다. 6주후 보톡스 주사를 맞은 환자의 27%가 증상 완화를 경험했다. 대조군의 7%보다 높은 수치다.
위스콘신대 ‘건강한 마음을 위한 센터’의 리처드 J. 데이빗슨 센터장은 추미근으로 알려진 눈썹 사이의 찡그림 근육을 자극하는 것과 두려움 같은 감정을 처리하는 뇌의 편도 활동과의 연관성을 연구 중이다. “두 가지가 관련있는 활동이라는 사실은 밝혀냈지만, 그것이 얼굴 표정의 변화가 곧 뇌 변화를 야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앞으로 훨씬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억지로 감정을 억압하는 자체가 좋지 않다고 경고한다. 대처 켈트너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는 얼굴 주름살을 숨기기 위해 보톡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기 주위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상황에 대응함에 있어서 기쁨을 덜 느낄 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과연 미소짓는 이들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UCLA 뇌지도센터의 연구실관리자인 마르코 라코보니는 미소짓는 사람을 보게 되면 뇌에 있는 소위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가 자극을 받아 마치 자신이 웃는 것과 같은 신경반응을 일으킨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