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2월의 어느 날 아침
그날도 무척 추운 백령도의 날씨었다
아침 8시쯤 취사병에 저에게 와서
우리 부대 뒷산 꼭대기에 있는 해병대 초소가 있는데
그곳에서 물좀 얻으러 왔는데 어떻게 할까요 하고
나에게 허락을 받으러 왔다
전 그때 물 전기 기름 차량을 담당하고 있어
한통의 물도 외부에 나가는 것은 나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겨울엔 펌프가 잘 얼어 물이 귀해서 아껴쓰는 형편이었다
"물이 얼마나 필요한데?"
"두깡이면 된다고 합니다 "
"응 지금 우리에게 물이 얼마나 있나?"
"약 두 드럼 정도 있습니다."
"그러면 두 깡 줘라"
그리고 나서 밖에 나가보니
해병대 옷 입은 수병 한명이 벌벌 떨면서 서 있었다.
제가 가까아 가니 절 보면서 "필승"하고 경례를 붙이기에
그 수병을 가만 보니 계급은 작대기 한개 이병이며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손등은 갈라져서 금방이라도 피가 나올 듯 했다
빨간 명찰을 보니 이름이 "김정한" 이어서
내 이름과 끝자만 달랐다
"감수병 자네 본이 어딘가?" 하고 내가 물으니
기합 바짝 들은 자세로 "본은 모릅니다"
"아니 너 어디 김씨냐 말이다 "
"네 김해김씨입니다"
"김수병 윗사람이 물을때는 김해김가라고 하는거야 알겠나?"
"네 잘 알겠습니다"
"아니 초소에서 이곳까지 올려면 30분이나 걸리고
그리고 물 두 깡을 가지고 올라 가려면 한시간 정도 걸릴텐데
이 추운날씨에 괜찮겠어?"
"네 괜찮습니다 "
"근데 아침은 먹었나?"
"아직 못 먹었습니다."
여지껏 밥을 못 먹었다니 얼마나 배기 고플까 하는 생각에
취사병 보고
"취사병 물통에 물 넣어 놓고 올라가서
라면 두개 끓이고 밥하고 김치하고 가지고 내려와"
그리고 위생하사에게 바셀린 연고 좀 가지고 내려 오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벌벌 떨고 있는 그 해병 수병을 데리고
발전실로 들어왔다
발전실은 밖이 아무리 추워도 60킬로와트 엔진에서 내 뿜는 열기에
실내 온도가 겨울이라도 23도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발전실에 그 해병 수병을 데리고 와서 의자에 앉혀놓고
"너 고향이 어디냐?" 라고 믈으니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면서 "울산입니다"
이러는게 아닌가 이곳에서 내 고향 울산 사람을 만나다니 ....
"울산 어디냐?"
"장생포입니다 "
"나도 울산이 고향이야
그러니 편하게 행동해 알았나?"
"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갓 입대한 수병이 장교앞에 기합이 들 수 밖에는....
좀 있으니 위생 하사가 바셀린을 들로 내려왔다
"김수병 손둥에 바셀린 좀 발라주고
약 있음 조금 두고 가거라 "
"이 약 그냥 가지고 가라고 하세요
위에 많이 있습니다.
"응 고맙다"
좀 있으니 취사병이 라면을 끓이고 밥도 가지고 왔다 .
"어서 먹어라 배 고프겠다 "
라면을 받아 들고는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 하고는
라면 두개 다 먹고 그 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해치우는게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거였다
왜 우냐고 물어보니
고맙고 감사해서 운다는 거였다
"자식~~사내 자식이 그만일에 울다니
근데 몇살이냐 ?"
"네 스물한살 입니다 "
"학교는 어디까지 나오고?"
"집이 가난해서 중학교 밖에 안 나왔습니다 "
"응 알았다 그리고 초소갈때 날씨도 춥고 힘드니
차로 보내줄테니 차 타고 가도록해라 알았지?
실은 나도 김해 김가야 우린 김수로왕의 피를 나누었으니
형제나 똑 같다
그리고 훗날 너가 백령도에 근무할때 해군기지 기관장이란 사람을
만났나는 것만 잊지말고 기억해 두거라
군 생활 열심히 해라
시간은 흐르게 마련이고 이 또한 지나가게 마련이다 알겠나?"
"네 필승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종이에 무한불성(無汗不成) 이란 글을 써 주며
"이 글이 뭐냐하면 무한불성인데 땀흘리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나중에 사회 나가서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을것이다 "
그리고 나서 운전병을 불러 초소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2005년도 여름밤 울산 시내에서
해군 돌고래 모임이 있어 모임을 끝나고
집에 올려고 택시를 탔는데 조금 가다가 택시 조수석 앞에
개인택시 자격증을 얼핏 보니 기사 이름이 김정한이 아닌가
그래서 기사 옆 모습을 보니 얼굴은 딴 모습이지만 아무래도
그 당시 백령도 해병 김정한인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기사님 혹시 해병대 출신 아닙니까?"
라고 말하니 "아니 어찌 아십니까 제 얼굴에 해병이라고 써져있습니까 하하"
"그러면 이병때 백령도 두무진 뒷산 초소에 근무했지요?"
"아니 절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그리고 또 한가지 해군부대에 추운 겨울 물 얻으러 와서
라면 먹은 기억은 납니까?"
이렇게 말하니 그 기사가 차를 길가에 세우더니
뒤를 돌아보면서 "아니 누구신데 저를 그렇게 잘 아십니까?"
그러자 내가 "김정한이 나 그때 기관장이야 날 알아 보겠나?"
"네..?~~~~아이고 " 하면서 차에내려 뒷문으로 와서 뒷문을 열고
"필승 하면서 차 안으로 들어와 나를 안고 그렇게 우는 것이었다
"반갑다 이렇게 만나다니 "
"기관장님 오늘 일 접겠습니다
여기서 저희집이 가까우니 잠깐 저희집에 가시죠 "
"뭘 집에 가나 나중에 보면 되지 "
"아님니다 이렇게 만났는데 잠깐만 저희집에 가서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
"그럼 잠깐만이다 알았지?"
그리고 바로 자기 집으로 차를 몰고 가서 안사람에게
나를 소개 하니 그 안사람이 " 애들 아빠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
하면서 금방 술상을 차려온다
둘이서 수없는 밀린 이야기 하면서 한잔 또 하고 헤어졌다
그 후로 명절때면 부부가 인사하러 우리집에 꼭 들리고
이곳에 이사하고 나서도 두번이나 다녀 갔다
정말 수 많은 택시중에 내가 그 택시를 탔는것이
그 김정한이를 만나려고 아마 신께서 연결해준 것 같았다
2023년 06월 26일
운성 김정래
첫댓글 비가 주룩주록 시원하게 내리는 아침입니다.
백령도 4탄도 감동입니다
같은 백령도라도 높은 초소에 근무하는 이등병이 고생하네요.
물도 없고 춥고 배고프고 마음이 아픕니다.
이름을 기억하고 따뜻하게 몸녹여주고
그 와중에도 무한불성이라는
글을 써주고 초소까지 차로 바래다 주게 했네요.
다시 울산의 택시에서 이름석자로 만난 사람
해병대는 엄청 전우애를 강조하던데
참 넓고도 좁은 세상입니다.
좋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교류하며 지내신다니 보기가 좋습니다.
필승!
별꽃님~
굿모닝입니다
일찍 다녀 가셨네요
이곳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글 올려 놓고 우산쓰고 오늘은 운동화 안신고
슬리퍼 신고 찰방찰방 걸으며 운동 다녀 왔답니다
내리는 비를 보며 걸으니 어찌 그리도 좋던지요
아무도 없는 시골길 제가 전세 낸듯 했네요
21살의 그 김정한이란 해병도
이제 60대 중반을 넘어선 노인이 되었군요
그 시절 그때가 참 좋았습니다
저도 그 당시는 26 이었거든요
오늘 종일 비 온다고 하네요
전 비 멍이나 때리면서 글 쓰고 음악하며 하루 보내려고 합니다
별꽃님도 오늘 비와 함께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고운 흔적 고맙습니다
해병 출신으로
글을 읽고 김정래님의
자상함에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아직까지
그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니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해병생활의 고난과 열악함이
오늘날 세계최강 해병대의
기초가 되었고 모군을 무진장
사랑하는 집단이 되었습니다
현역때는 너무 힘든 내무생활에
해병대가 너무너무 싫었는데
제대한지 50년이 흘러도
이제는 해병대를 너무 사랑해
지금도 동기들이 자주 만나
찐한 우정을 나누고 있으며
모군 방문 행사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우님~
해병 출신이군요
반갑습니다
해군해병이니 한 식구지요
저 역시 해군을 너무 사랑하여
지금도 해군모자 쓰고 해군 반바지 티 셔츠 입고 다닌답니다
어디서 근무 하셨는지요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
이곳에서 종종 만나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오늘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인님의 심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가슴 뭉클 해 지는 스토리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 하세요
복매님~
굿모닝~~
간만에 나들이 하셨네요
포항에도 비 오고 있겠지요
비 오는 바다가 보고 싶습니다
울산 살았음 벌써 차몰고 바다에 갔을텐데
청도라서 넘 머네요
저 대신 비오는 바다 실컷 보세요
아침 일찍 고맙습니다
이쁜 울 복매님~
오늘도 사랑 가득한 하루 되세요
배고픈 설음 내가 잘할지요...
김정한....라면에 밥먹을떄.....얼마나 고마웠을까...
저런건 죽어도 잊지 못하는거인디.....
김정래나.김정한이나 한끗 차이인데......하늘과 땅이었으니....
고맙고 감사하고 이거이 넘쳐서 울수 밖에....
암만....
성한씨...그장교가. 그사람이...하늘이요...천사인것을...보통사람이 아니랑께...ㅎ
장안님~
예전에 라면맛이 참 좋았지요
그 뜨거운 라면을 어찌나 잘 먹던지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 비 많이 오네요
새로운 한주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군생활동안 춥고 배고픈병사를
따뜻이 대해 주었네요
너무나 감동적인 에세이를
한편읽는것 같습니다
너무재밌어요
김정한님은
그때의 군 생활속에 김정래님의
모습에 큰힘을 얻어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생각나면서
큰 힘을 얻을것 같습니다~^^
지아님~
반갑습니다
다녀 가셨네요
참 오래된 이야기지요
그 당시 군인들이 춥고 배고픈 시절이었거든요
특히 쫄병들은 더 했지요
고운 흔적 고맙습니다
새로운 한주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동입니다.
장교와 사병의 정이 그렇기만 하면 아마도 강군이 될겁니다.
채명신장군이 그런 심리에서 사병무덤에 묻어달라고 했을겁니다.
김정한이 역사소설가이기도 한데.ㅎ
난석님~
그렇네요
김정한 소설가 ..ㅎ
고맙습니다
새로운 한주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백령도 4탄 역시
감동 스토리입니다~
배고픈 병사에게 밥을 먹이고
터진 손등에 바셀린을 발라 주는 자상한 장교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요?
그런데 나중에 택시에서
기사와 승객으로 다시 만나다니...
더구나
지금까지도 서로 왕래한다는 건
감동의 연속 입니다~~^^
두용님`
저도 그 당시에 제 눈을 의심했답니다
우째 이런일이 ~~~
인연은 과연 무섭더군요
고맙습니다
비 오는 오늘도 행복하세요
해병대 일등병이 울음을 머금었을때 나도 그만 같이 따라 울고 말았네요
장마가 시작 되였다네요 부디 건강한 나날 되시길 바램 드림니다 파이팅~!!!
신화여님~
흔적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시인김정래님~
베풀어 주신 고마움에 집에 가시어 대접까지
받고 오셨네요.
21살의 그 김정한이란 해병도
이제 60대 중반을 넘어선는데도 그얼굴 기억을
하셨습니다.
훈훈한 정감의 이야기에 숙연해지는 마음입니다.
즐겁고 기쁜 하루 되세요.
샛별사랑님~
참으로 소설같은 이야기지요
늙어도 그 얼굴은 조금 남아 있더군요
사람은 살다보면 어디에서든지 만나지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읽으며 끝 부분에서 눈시울이 뜨겁드군요
고마운분 뜻하지 않게 만났으니 감격 이지요
군장교시절 따스한 마음을
이렇게 받으셨네요 필승 입니다 ㅎ
안단테님~
고맙습니다
저도 그 생각만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남을 도우 줄 알고 착하게 살아야지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인연이란 그렇더군요 만날 수 있는 인연은 만나게 된다는 것을
베푸신 정이 그렇게 돌아오는 것 같아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게 없는 것 같아요
한국의 삼대 패밀러 중에 가장 강한 해병 전우회
그 힘이 느껴지게 만드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건강에 조심하시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희정님~
그러게 말입니다
만날줄 정말 몰랐는데
만나니 너무 반갑더군요
고맙습니다
월요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군생활에서 인연도 그런 인연이 있을까요.
티브이 드라마를 보는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연찮게도 종인으로 만났으니...
재미있는 글 잘일고 갑니다.
망중한님~
그렇지요
저도 놀랐답니다
근 60년 만에 만났으니까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만날 사람은 아무리 오래 떨어져 있어도 바다를 건너서라도 만나드라구예
''32년만에 태평양 건너 미국서 삼식이 군대 동기 만나드라구예
신문기사 보구 댜사관 연락해서 본인은 사업상 못 오고. 대신 딸이 자동차로 이틀 걸려서 옆지기 삼식이 만나려 오드군예
만날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만납니더
인연. 따라서예
하늘과호수길님~
다녀 가셨네요
미국서 만나다니 대단합니다 ㅎㅎ
만난다는것 참 아름다운 것이지요
그것도 군대 동기를요
고맙습니다
월요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나도 제대하고 몇번 군대에서 모시던 초급장교를 우연히 만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쪽에서 먼저 아는체를 하고 반가워해도 나는 별로 반갑지가 않습디다
왜냐하면 그 장교들에게서 갈굼을 많이 당했기 때문입니다
군대 장교들은 왜 그렇게나 사병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을까요?
충성 우하하하하하
태평성대님~
다 지난 시절이죠
군기도 겁났고 밤 죄면 과롭지요
그래도 군대는 군대고 사회는 사회니
사회에서 만나면 더 좋은 사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전 군 생활할때 부하들 꿀밤 한대도 안 준 사람입니다 ㅎ
시인김정래님
군생활 따뜻한 마음이 돋보입니다
차거운 사람보다
인정 많은사람이 좋아요
세월지나 택시에서
기사분으로 후배를 만나셨으니
드라마 같은 현실
언젠가는 다시만나리
소중한 인연이였기에
두분께 우정의 박수 보냅니다
좋은 인연에 감사합니다
청담골님`
오늘 잘 보내셨는지요
지금도 비 오고 있네요
정말 드라마 같은 현실이 이루어 지더군요
넘 좋았답니다
고맙습니다
고운 밤 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고스란히 보이네요
비록 라면 한그릇이지만 그 해병에게는 그 어느 진수성찬보다 나았을겁니다
추워서 떠는 그 해병을 위한 마음 정말 높이 살만 하네요
그 후에 또 만나기도 했었으니 아마 하늘이 도운것 같습니다
백령도 4탄 잘 읽고 갑니다
하얀나라님~
고맙습니다
오늘 잘 보내셨는지요
남은 오늘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