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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모두가 예상했지만, 막상 이런 결과가 나오니 역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새누리당 대선 경선이었습니다. 누구나 짐작했던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당선된 사실이 어떤 의미를 있는지 많은 정치기자, 전문가,정치평론가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새누리당 대선 경선이 박근혜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 이상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득표율만 나오지 투표율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정당의 대선 경선은 득표율에 못지않게 투표율도 중요합니다. 특히 새누리당 대선 경선은 본게임이 아닌 대통령 선거를 할 수 있는 관문일 뿐입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아무리 높은 득표율을 얻었어도, 막상 대선에서 득표율이 낮을 수 있는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득표율보다 더 중요한 투표율'
2002년 이회창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당선됐지만,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득표율이 49.5%밖에 안 됐던 이명박 후보는 압도적인 표차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 투표율과 득표율을 보면 알겠지만, 득표율과 상관없이 투표율이 높았던 2007년에 한나라당이 승리했습니다. 이것은 치열한 대선 경선이 오히려 본선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입니다.
▲ 새누리당 대선 경선 지역별 투표율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지역별 투표율입니다. 대선에서 지역별 투표율은 득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 당락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수도권 투표율에 따라 득표수가 달라지는 상황을 고려한 서울,인천,경기 투표율을 보겠습니다.
서울은 선거인단 4만1천817명 가운데 1만6천934명이 투표에 참여, 40.5%의 투표율로 17개 시ㆍ도 중 9위를 차지했고 인천(35.8%), 경기(35.1%)는 평균 투표율 41.2%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이런 투표율은 앞으로 대선에서 표의 향방이 결정되는 수도권 지역에서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이 어떻게 나올까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방송 3사의 노골적인 박근혜 홍보'
결국,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통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득표율이 아니라 투표율입니다. 그런데 어제 방송 3사는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SBS 8시뉴스,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SBS는 '박근혜 후보 확정, 84% 최고 득표율'이라는 자막을 통해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을 강조했습니다. MBC는 '대선 후보 확정 84% 압승'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뉴스 내내 '역대 최고의 득표율''압도적인 지지'라는 단어만 나오지,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했고, 투표율이 어땠는지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습니다.
▲KBS 뉴스 취재현장 화면
KBS 정치부 기자와 앵커가 나눈 대화를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정치부 기자가 맞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아니 앵커조차 질문을 아예 '예상했던 대로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됐네요? 득표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네요?'라고 합니다. 그러자 앵커가 '2002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때 이회창 후보가 68% 높은 득표율을 보였는데, 이를 넘어선 역대 최고의 득표율이었습니다.'라고 답변합니다.
알다시피 이회창 대세론의 재연을 새누리당은 우려하고 있기에 2002년 대선 경선과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같은 성공 사례로 놓고 보는 것은 무리한 발상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대선 경선은 그저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위한 관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득표율만 있는 인터넷'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박근혜 득표율'이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왔습니다. 그에 따른 포털 사이트의 화면은 어땠을까요?
▲Daum과 네이버의 '새누리당 대선 경선 ' 특집 페이지 화면 갈무리
Daum과 네이버 모두 이번 새누리당 대선 경선 자료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투표율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만 나와 있습니다.
'조선,동아일보의 박근혜 찬양'
득표율만 나오면 그나마 다행인데, 조선과 동아일보의 오늘 (8월 21) 신문의 1면 기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나 된 듯. 아니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참으로 애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 8월21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
동아일보는 '박근혜 84% 역대 최고 득표율'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불안의 시대엔 안정된 지도자 필요'라는 대제목을 1면에 실었습니다. 중간에 딱 한 마디, 역대 최저 투표율이라는 문장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박근혜 리더십 평가라는 도표까지 삽입하여 박근혜를 '지도자'로 띄워 주고 있습니다.
▲ 8월21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조선일보는 노골적으로 '대통령의 딸, 대통령 후보'라는 문구를 넣어서 대통령을 자꾸 강조해버립니다. 마치 박근혜=대통령이라는 인식을 독자들에게 심어주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도 동아일보와 마찬가지로 '위기,불안의 시대 준비된 지도자가 필요'라는 소제목을 삽입해 대한민국의 위기를 이끌 지도자는 박근혜뿐이라는 등식을 자꾸 강조합니다.
우리는 이런 조선과 동아일보의 모습을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신문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습니다.
▲1967년 2월2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
박정희는 1967년 2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대통령 후보에 지명됩니다. 이 당시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 '전진의 대열 앞장설 터 후손에 자랑스런 유산 물려주자'라는 박정희 후보의 수락연설 문구를 그대로 올립니다.
1967년 박정희는 공화당 대의원 2천7백96명 중 2천6백93명이 모인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고, 2012년 박근혜는 선거인단 20만449명 중 겨우 8만2천624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84%의 득표로 대통령 후보로 당선됐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들의 대통령 후보 과정을 본다면 무언가 이상해 보입니다. 그런데 방송과 언론은 대부분 '압도적인 지지'와 '만장일치','준비된 지도자'를 강조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그들만의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012년 12월 19일은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