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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에 앞서서 우리 애기는
겨우 4살 반 정도 살다가 종양으로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간 천사야
이름은 두부였고 생후 한달부터 나랑 동생이 사랑으로 물고빨고 한시도 품에서 떨어트려놓지 않았던 애기야
아래로는 내가 타카페에 썼던 아이 상태를 그대로 복붙해 붙일거고
혼자 주절주절 미친듯 썼던거라 말투가 좀 차이나는건 이해해줘
나는 서울대병원 응급으로 갔어 내가 갔을때는 구응급실?이 공사중이라서 야간진료는 아예 안받고 있었음 무조건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였던거같아
예약하고 가면 서울대동물병원은 한달에서 두달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급해서 응급으로 갔어
병원비 참고하라고 영수증도 그대로 넣었어 사실 애기 아프면 병원비가 제일 크잖아
내가 알기로 서울대병원 응급은 예약없이 가면 기본진료비에 30% 추가되는걸로 기억해
구구절절하니까 양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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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믹스
남(중성화 o)
14키로그램
14. 05. 06 출생
실외배변/자율급식
사람 음식은 절대 주지 않으며 간식은 윔지스/후코이단/수제 우유껌이 전부. 간혹 당근이나 배추 조금
사료는 인스팅트 헬시웨이트
복용하던 영양제는 사이노퀸
매달 심장사상충+겨울 제외한 모든 시기에 외부기생충+접종 모두 꼬박꼬박 함
2018. 9. 10 (월) - 약한 식욕부진 증상, 대변도 보지 않음
본래 자율적으로 식사를 하던 아이라 가끔 하루 건너뛰는 날도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함
2018. 9. 11 (화) - 여전히 식사 하지 않음, 대변도 보지 않음
간식에 대한 식욕은 있음
원래 몹시 활발한데 거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음
화요일 오후부터 아이 호흡이 이상해짐
입을 벌리지는 않지만 코에서 쌕쌕 소리가 나고 호흡이 빨라짐
측정해보지 않아서 분당 횟수는 알수 없음
기관지가 좋지 못한 아이이기 때문에 또 그거겠거니 하고 가습기 틀어줌
수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넘은 시각부터 아이가 숨이 너무 심하게 가빠오기 시작함. 입을 벌리고 헐떡이지는 않지만 가슴이 빠르게 들썩거림
근처 24시 병원으로 가서 진료 받음
의사가 백페인이 있다며 스테로이드 주사 한대 놔주고 3일치 진통제 처방해줌
이때까지는 디스크라고 생각함
주사때문인지 이날은 잘 잤음
2018. 9. 12 (수) - 식욕 여전히 없고 변은 아주 조금 봄
진통제를 요거트에 섞어 먹였는데 처음엔 차도가 조금 있음. 헐떡이는게 조금 덜해지고 약 먹인지 4시간쯤 지나면 다시 헥헥거림
이때까지만 해도 디스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디스크 전문병원을 찾기 시작함. 토요일에 인천 ㅎㅇ한방병원에 데려가기로 함
2018. 9. 13 (목) - 식욕 없음. 차도 없음
진통제 듣지 않음. 간식에 대한 식탐은 조금 있음
24시 병원에 전화했으나 상태를 두고 보자 함
2018. 9. 14 (금) - 식욕 없음. 거의 움직이지 않고 숨이 몹시 거칠고 조금만 움직여도 끙끙 소리를 냄
간식조차 거부함
금요일 밤 11시 다시 24시 병원으로 감. 혈액검사, 엑스레이, 복부초음파 촬영 후 간수치가 높다며 간염 판정
탈수가 심해서 수액을 맞고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함
굶은지 오래되어서 사료를 강급해야 한다고 함
호흡이 거칠기 때문에 ICU 산소방 안에 넣고 수액 맞추고 입원
2018. 9. 15 (토) - 입원 상태
아침 10시 반 가량 병원 방문
아이가 산소방 문을 열면 달아나려고 하고, 덩치가 크고 몸부림이 심해서 아침분 사료와 약을 먹이지 못했다고 함
직접 강급하고 산책했는데 아주 약간의 대변 봄
혹시 몰라 심장사상충 키트로 검사했는데 음성 나옴
한시간정도 함께 있다가 집에 돌아옴
저녁 7시 반 가량 다시 방문, 사료와 약 먹였는지 물어봤지만 저항이 심하고 입질을 해서 실패했다고 함
직접 사료 강급하고 산책함
약은 자기 전에 먹여야 한다고 해서 10시쯤 다시 병원 방문, 약 강급하고 산책
의사가 수액만 맞아도 기운을 차린 것 같다고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함
2018. 9. 16 (일) - 퇴원
아침 10시 반 가량 병원 방문
사료, 약 강급하고 산책시킴
오후에 퇴원시키기로 하고 돌아왔다가 오후 2시쯤 병원 방문
일주일분 약(간장약+항생제)과 로얄캐닌 헤파틱 처방받고 퇴원
아이가 병원을 나서서 차에 타는 순간부터 헐떡거리기 시작함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되길래 병원에 전화했더니 흥분상태면 그럴수 있다고 함
몇시간 두고 보다가 오후에 자면서도 헐떡임이 지속되고 이전보다 훨씬 심해진 것 같아 병원에 전화함
검사 결과 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호흡 수가 이상하다고 말하니 (분당 60회) 오늘이나 내일 다시 내원해달라고 함
아이 데리고 저녁에 병원에 가니 상태를 보고 호흡 곤란까진 아니라며 헐떡이는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고 함
일단 집에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별안간 혈변을 봄
설사에 마지막에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변이었음
기겁해서 병원에 전화하니 바로 내원하라길래 부랴부랴 다시 병원으로 감
의사가 확인하더니 그런 혈변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지사제 주사 한대 놔주고 약에 섞어 먹이라고 소화제를 지어줌...
병원에서 컨트롤이 힘들고 보호자도 힘드니 입원치료는 권하지 않는다고 함
그대로 집에 돌아와 사료와 약 강급하고 밤새 아이 모습을 지켜봤는데 호흡이 자는 와중에도 분당 80회까지 오름
2018. 9. 17 (월)
아침 9시 되자마자 ㅅㅇㄷ 병원 원무과에 전화해 물어봄
예약은 10월 2일까지 기다려야 하고 응급진료는 9시부터 6시까지 받는다고 하기에 12시쯤 가겠다고 하고 끊음
아침 사료와 약 강급하고 산책 나가니 평범하고 피도 없는 변을 봄
11시 30분 ㅅㅇㄷ 병원 도착
접수하고 그쪽에서 요청하는 자료 전달하고 바로 검사 들어감
- 상태
1차: 간수치가 높고 우심방 및 폐에 문제 있음. 가벼운 장염 있음.
2차: 복수가 너무 차서 일단 복수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만약에 그냥 누출액이면 심장이 문제일 경우가 크고 피라면 종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함. 개복 필요.
3처: 복수는 전부 피고(혈복), 몸 안에서 출혈이 일어나고 있음. 원인 파악을 못함. 교통사고 혹은 외상때문이라고 하는데 아이는 멀쩡했고 구토같은 반응도 전혀 없었음. 특이하게 먹인 음식도 없었음. 이런 경우 몸에 알수 없는 강한 충격이 있었거나 혹은 미국에서만 사례가 있는 희귀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함.
심장사상충 재검사 했는데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함
아이는 과호흡 상태로 들어가서 산소방에 들어가야 함
배에서 뽑아낸 복수로 종양 세포 검사 보냄
이하는 상담 받은 내용
아이가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었으며, 아직까지는 혈검 수치가 비교적 심각하지는 않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뚝 떨어질거라고 함. 자가호흡이 힘든 상태고 출혈때문에 개복도 할수 없음 (종양이라고 확정지을수 없음). 일단은 지혈제를 쓰고 오늘 밤 수치를 보며 수혈을 해야 한다고 함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복수 검사 결과 종양 세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함
일단은 숨을 못쉬기 때문에 산소방에 무조건 입원해야 하며, 산책 엄금. 오줌줄(카테터) 꽂고, 만약 사료 강급이 어려울 경우 코로 유동식 급여 한다고 함........
입원 전 입원 동의서와 심폐소생술 결정 서류 작성...
이때부터 눈물이 멈추지 않음
오늘 밤이 고비라는 식으로 이야기 함.. 일단 수치를 보고 만약 출혈이 잡히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교수님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주셔서 제발 부탁드린다고 미친듯 빌었음
초진비는 응급 할증 30% 포함해 138만원 가량
입원비는 1일 기준 40만원 내외...
입원시키고 집에 오는데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음
우리 아이 떠나면 어쩌지
세상이 그저 다 원망스럽고 너무 괴로움...............
하느님 제발 우리 아기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빌게요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는 애에요 애기는 아무것도 몰라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기력이 넘쳤는데
제가 뭔가 잘못했다면 저에게 벌을 주세요
제발 데려가지 마세요 정말 저까지 죽을 것 같아요
저녁 10시 전후 병원에서 연락이 옴
아이 상태가 좋아지고 (호흡) 스스로 밥도 먹고 산책으로 대소변도 봤다고 함. 내일 퇴원 이야기 함
2018. 9. 18 (화)
1시 가량 병원 방문
산소방에서 나와도 될 정도로 호흡 회복. 혈검 수치가 생각했던 것보다 별로 떨어지지 않아서 지혈제가 듣는것 같다고 함
오늘 퇴원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들음
불안해서 하루 더 입원시키겠다고 하고 돌아옴
한시간 정도 뒤 병원에서 전화가 옴
이전 입원했던 병원과 똑같은 말을 함
아이가 내내 쌩쌩하더니 보호자를 보고 흥분하고 나서 보호자가 돌아가자 다시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혀 색이 변함
급히 혈검 결과 수치가 더 떨어짐. 출혈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
지혈제 투입
종양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CT 권유함
비용은 CT 80에 검사비 40 정도 수혈이 들어가면 팩당 30정도
진행함
오후 5시쯤 마취 및 씨티 촬영 시작
7시 반 가량 얼추 결과가 나옴
악성 종양이고 이미 몸 전체에 다 퍼져 있는 상태
수술해도 손쓸수가 없음
시한부 판정 받음. 길어야 삼개월.
난 어떻게 해야 하니.
내 새끼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 생각하면서도 숨 못쉬는 얼굴 보면 내 스스로가 혐오스럽고 끔찍하다.
내 욕심때문에.......
CT 검사비 및 기타 진료, 입원, 치료비
교수님은 지금 치료를 계속해도 호스피스일 뿐이지 호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망이 없는 건가요? 살릴 가능성이 아예 없나요? 울면서 물었는데 눈을 피하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빈혈수치가 30까지 떨어져 아이를 다시 산소방에 밀어넣고 돌아섰다.
우리 애기가 운다. 끙끙거리면서.
한면만 보면 안될까요 안에서 지금 뭐 하시는거에요 울면서 애원해서 겨우 안에 들어갔는데 산소방 안에서 난생 처음으로 하울링을 하는 우리 애기가 있다
두부야 많이 힘들지
누나가 너무 미안해....
2018. 9. 19 (수)
회사고 뭐고 그냥 못 가겠다고 하고 나가지 않았음
오전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혈검 결과 어제와 빈혈 수치가 거의 동일하다고 함. 30.5 라고 했나
출혈이 멎은 듯 하다며 아이 상태도 좋으니 오늘 퇴원하시라고
한시 반쯤 가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음
오전 10시 반 가량 산소발생기 대여 업체에 전화해서 방문요청을 함
12시 30분 가량 도착해서는 사용법 알려주고 10분도 안 되어서 나갔음
금액은 현금계좌이체로 월 12만원, 무슨 포토 리뷰를 쓰면 산소방 금액을 3만원 깎아준다는데 우리 애가 들어갈 크기의 방은 아니라 그냥 안 쓰겠다고 돌려보냈음
한시 반 병원에 도착하니 아이가 엄청나게 기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나왔다
좋아서 꼬리를 치고 웃고 뛰고....
출혈이 멎은 것 같다고 하셨지만 확실치는 않음
혈관을 압박해서 출혈을 막으려고 배에 솜 끼운 붕대를 둘둘 말아 놨는데, 복수때문에 말아둔 부분 위가 불룩 나왔음
교수님이 지켜보는 앞에서 충분히 산책하고, 배변하고, 인사를 나누고
아이 이번 주에 보내겠다는 말에 교수님이 머뭇거리심
너무 건강하고 예쁜데, 이렇게 기력이 넘치고 멀쩡한데....
조금만 더 지켜보는게 어떻겠냐고
금요일까지 버티면 또 추석 연휴를 넘기는 걸 목표로 해보고, 그리고 나면 또 한주, 또 한주....
자꾸만 아쉽다고 안타깝다고 말씀하셔서 생각해보겠다고 함
수납은 이하와 같음
집에 돌아오는 길 차에 올랐는데 아이가 생각보다 정말 멀쩡했다
차에 탔는데도 헉헉거리지 않고
물론 호흡은 조금 빨랐지만 심하지 않았다
기력이 넘치고 맘마도 먹고 싶어함
희망을 가졌으나 집에 도착하니 다시 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짐
숨이 너무 가쁘고 (분당 70회 내외) 끙끙 앓는 소리를 냄
아니구나
그냥 너는 병원에 갖혀 있다가 누나를 봐서 좋아서
그래서 기운차게 씩씩하게 굴었던 거구나
여전히 배는 아프고 심장도 폐도 장도. 전부 엉망이고 숨조차 쉽게 쉬지 못하는구나
희망을 괜히 가졌다
아이 그냥 더 아파하기 전에 보내기로 마음 먹었었는데 아쉽다 겉으로는 저렇게 건강한데 하는 말에 또 금방 갈대처럼 흔들렸다
입을 벌리고 개구호흡을 하는 와중에도, 정말 곧 죽어도 산소 나오는 호스는 싫다고 함
설명서에 있는대로 네모진 페트병 윗부분을 잘라 연결했는데 기겁을 하고 싫단다
이리저리 고개를 팩팩 돌리는데 짜증 한번 못 내고 마냥 달래며 따라붙음
결국 실패하고 얼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통을 놔두는 걸로 만족
에어로플로스5 를 대여했는데 소음이 엄청 크고 열도 많이 난다
에어컨을 틀어서 온도 26도로 맞추고 살살 틀었음
우리 애기 계속 자다 깨다 하며 끙끙거린다
산소발생기가 효과가 있는건가? 전혀 모르겠다....
내새끼 많이 아프지
괜찮아 누나가 여기 있잖아
새벽 내내 지옥같은 시간이었음
아이는 숨을 못 쉬고 괴로워하고 동생과 나는 그 옆에 붙어서 제발 이거 한번만 마셔보라고 산소 나오는 입구를 입 옆에 붙여놓고... 울고 울고
제발 아침까지만 버텨달라고 울면서 빌었다
2018. 9. 20 (목)
우리 애기 올해 생일상 못 챙겨줬는데. 맛있는 케이크 해주려고 재료도 다 사다놨는데 도저히 안될 것 같았다
결국 아침에 9시도 되기 전 아이 데리고 병원으로 출발했음
도착해 상태를 살펴보니 또 호흡이 안정된 우리 애기
혈검 결과 빈혈 수치가 38로 올랐다고, 전날 30 전후였던걸 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교수님은 아쉽다고, 안타깝다고 하시고
미국 유명 종양 전문의라는 교수님의 지인이 함께 우리 아이 보시고
고통이 거의 없는 것 같으니 일주일만 아이 살려보자고
그렇게 얘기해서 미친듯 흔들리던 순간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숨을 힘줘서 들이마시듯 배가 쏙 들어가고 그 순간 얼굴이 일그러짐. 절대로 땅바닥에 함부로 앉지도 눕지도 않는 깔끔쟁이인데 병원 바닥에 철퍽 누워서 배에 힘을 주며 계속 얼굴을 구긴다
교수님이 확인하더니 뭔가 이상하다고 하신다
잇몸이 너무 창백하다고. 출혈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고
복통도 상당한 것 같다고...
보호자님 말씀대로 보내주자고
우리 애기 누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건 여전하네
세시간 정도 아이 끌어안고 바닥에 앉아 있었다
가기 직전까지 배라도 안 아프게 해 달라고 부탁드리니 말기 암이나 분쇄골절같은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강력한 진통제를 한대 놔주셨다
진정제 효과도 동반되어서 아이가 푹 가라앉음
밤새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아픔이 사라져 그런지 가져온 담요 위에 누워서 잘 잔다
끌어안고 뽀뽀하고 발바닥에 입 맞추고 한참을 울고 울고 하며 보냈다
밤에는 시간이 왜 그렇게 안갔는지, 또 병원에서는 시간이 왜 그렇게 미친듯 가는지
교수님이 그래도 직접 보내주고 싶다고 하셔서
일 보고 급하게 돌아오신 교수님과 동생과 나와 아이, 단 넷이서 준비를 했다
우리 아이는 소풍을 떠났다
아무런 고통도 없이
편안히 잠들었다
애기야
누나가 이미 몇번이고 말했지만 누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
더 살고 싶었을수도 있는데, 아파도 그랬을수도 있는데
누나가 맘대로 결정하고 내새끼 잠재웠지
그런데 두부야 누나는 두부가 아픈걸 보면 정말이지 죽고 싶어
누나 원망하려면 원망해 누나는 괜찮아
아픈거 힘든거 누나가 다 할테니까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렇게 안좋은거 누나한테 다 털어버리고
저기 하늘 가서 행복하게 살아
가끔은 누나 생각도 해줘 누나 꿈에도 좀 나와줘
누나가 너무너무 사랑해
*****
여기까지가 내가 타카페에 썼던 글이야
타카페는 네ㅇ1버 아반강고 (아픈 반려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힐링카페) 였고 아픈 애완동물들 주인들이 모이는 카페라서 관련 정보가 많아
위의 진료영수증은 서울대병원에서 입원치료한 내역만 포함된거고, 그 전에 동네 24시 동물병원에서 입원+치료한 내역은 영수증을 따로 모아두지 않았어
기억에 다 해서 50만원 내외였던거같아
마지막 날 애기 보내주고 나서는 서울대병원에서 최종수납 175,200원 나왔는데 따로 영수증을 찍어둔건 없어
애기 진통제며 뭐며 해서 저렇게 나왔어 (이건 응급비용 아니고 일반비용이야)
고통은 없을거라고 교수님께서 계속 말씀하셨고...
애 끌어안고 보내러 들어가는데 거기부터는 심장이 너무 뛰어서 사실 잘 기억이 안나
애가 무서워할것 같아서 눈 뜨고 있을때는 끝까지 얼굴 보고 안아주고 웃어줬는데... 잠드니까 어떻게 해야할줄을 모르겠더라
내가 과호흡 있는데 그때 약하게 와서 못버티고 넘어졌어
넘어져서 우느라고 기억이 잘 안나 끝까지 안아줬어야 했는데 그게 아직도 많이 후회가 돼
동생은 끝까지 애기 안고 있었는데 동생한테도 그래서 참 미안해
내가 언니인데 그런 모습 보여서...
모든 병원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서울대병원은 추모실이 따로 있더라
추모실이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애기 상자에 넣어서 건물 이동해서 추모실같은 곳에 두고 나랑 동생이랑 같이 만져보면서 엄청 울었어
장례식장에서 픽업서비스 신청해서 차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동안 거기서 마음도 좀 추스를겸 그랬는데
진정이 안되더라고 그냥
거기서 계속 울고 애기 만지고 그냥 계속 그랬던것 같아
몸이 따뜻하고 부드럽더라 떠난것 같지도 않고 그냥 너무편하게 잠들어있는것 같았어
밖에서 우리 담당 레지던트...같은 분이 계속 기다려주셨고 차까지 옮기는 것도 도와주셨어
애기 보내고 장례식장은 경기도 양주의 'the 고마워' 로 갔어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더포레스트랑 이곳중에 고민했는데 결국 여기로 결정했고
아침 9시에 전화해서 당일 픽업예약했어 (문의는 며칠전부터 했었어)
나랑 동생은 차도 없고, 운전해서 가기엔 거리도 멀었고 무엇보다 애 보내고 나서 챙겨서 거기까지 우리끼리 갈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그냥 왕복 픽업서비스 신청했어 13만원정도였던것같아
시간 지정하면 병원까지 데리러 와주고 애기 넣어서 이송할 나무 상자 같은것도 가지고 와주셔
큰 SUV같은 차량이 왔고 뒷좌석 뒤쪽의 트렁크같은 공간에 나무 상자 올려서 갔어
가는 와중에 대소변이 흘러나오거나 할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깨끗하더라
보통 애기들 떠나고 나면 입이나 아래쪽으로 대소변이나 구토, 복수 등등 나올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었거든
우리 애는 마지막까지도 혈복때문에 배가 불룩했어 그래서 걱정 많이 했는데 깨끗했어
나무 상자에 넣어서 위에 애기 목욕수건으로 몸 덮어줬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도착하고 나서도 몸이 아직은 따뜻했어
1.5층으로 이루어진 곳이었고
1층이 추모실/외부에 화장터랑 스톤 만드는 곳 있었고 복층처럼 되어있는 위쪽이 상담실같은 곳이었어
실내는 깨끗하고 밝더라 직원분들도 다들 친절하고 정중하셨고
바깥쪽에는 뭐지... 납골당 같이 건물을 따로 빼서 작게 만들어놨는데 가격은 1년 단위로 책정된다고 써져 있었어 20만원 정도였던듯
납골당 이용하는 고객은 픽업서비스 안된다고 그러고 나도 애기 따로 떼어놓을 생각은 없어서 그건 고려하지 않았어
장례식장 들어가면 애 데리고 가서 염습하고 (염습하는 과정은 안보여주더라)
그동안 나는 위층에서 애기 어떻게 보낼지 결정했어 관이나 수의같은거 고르는거야 가격은 그때 거기서 설명해주더라
기본 코스 아니면 홈페이지에 가격 안나와있어 코스별로 가격은 다 다른데 진짜 엄청 뛰더라 깜짝 놀랐다 너무 비싸서
우리는 관만 했고 수의같은건 아예 안했어
애가 커서 사이즈도 없었고 관도 제일 큰거 했는데도 약간 작았어... 그냥 딱 들어맞는 크기였어
화장하고 그냥 가져가는 방법/스톤으로 만드는 방법 두개 있었는데 우리는 스톤으로 만들었고
거기에 예쁜 스톤함도 많았는데.... 마찬가지로 애 무게가 나가서 스톤이 안에 다 안들어갈거라고 하셔서
그냥 기본 스톤함으로 했어
준비되면 추모실에 안내해주고
전날 미리 보낸 사진 열장 정도 있었는데 앞에 스크린에 그거 뜨고
안에서 잠깐 시간 보낼수 있게 해줘
그런데 상담할때는 원하시는만큼 얼마든지 추모하시라고 했었는데 안에 15분정도 있으니까 노크하고 들어와서
뒷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좀.... 그랬어.......
한시간 두시간 채우려는건 아니었지만 애초에 그렇게 긴시간 기다릴수 없으면 얼마든지 시간 가지라는 말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추모 끝나고 화장터에 애 들어가는거까지 유리 너머로 보여줘
그냥 그거 보는데 속이 너무 아파서... 많이 힘들었어
화장할때 애기 옷이나 장난감 같이 태우고 싶었는데 그러면 안된대
특정한 재질의 섬유가 아니면 태우면서 그 성분들이 뼈에 달라붙어서 색도 이상해지고 안 좋다고 해서
가져갔던 애착담요랑... 장난감 그런거 아무것도 못 넣어주고 그냥 애만 보냈어
화장터 들어가면 유리 블라인드 내리고 밖에서 대기하라고 하시는데,
보통은 한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 애는 커서 두시간은 걸린다고 하시더라고
다른 사람들은 그 사이에 근처 식당 가서 식사하고 오는 것 같은데
우리는 차도 없고 배도 고프지 않아서 그냥 기다렸어 거기서
식당 물어보니까 직원분들이 알려주시고 만약 식사하실거면 식당까지 데려다주고 태우고 오겠다고 했는데 거절했어
기다리다가 화장 완료되고 나서 분골하는 것 보고
유골로 나온거 확인했어
그대로 바로 스톤 만드는 곳으로 가서 보고
나머지 시간은 또 대기했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는 유골이 적게 나와서 스톤 만드는데 2시간정도면 된다고 하셨던 것 같아
그래도 다른 애들보다는 오래 걸리는 편이야 두시간이면
약간 아쉬웠던건 따로 대기실같은게 없고 그냥 복도에 소파.. 같은 곳에서 몇시간동안 앉아 있었어
불편하거나 눈치주는건 전혀 없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없었어 우리 말고는 한가족 있었는데 일찍 돌아갔고
한참 있다가 이제 스톤 나온다고 불러서 거기서 주시는 선글라스 쓰고 보러갔어
스톤은 유골을 뜨겁게 녹여서 작은 물방울이나 원형 모양의 보석같은 돌로 만들어주는거야
스톤 다 나오는거 보고
식히는거 기다렸다가 스톤함에 담아주셔서 받고 결제하고
집까지 장례식장 차량 타고 돌아왔어
장례 가격은 왕복픽업비 포함 1,133,000원 나왔어
안락사를 진행한 이유는.....
이기적이지만 애기가 아파하는걸 볼 수가 없었어
나랑 동생 정말 애기 위해서 뭐든지 다했거든 나는 돈도 못 버는 그냥 사회초년생이고 동생은 학생이야
우리 애는 덩치도 크고 애견호텔은 커녕 펫시터들도 잘 안맡아주려고 했어 진도 믹스라서
순하고 사람 너무 좋아하고 한번도 입질이나 짖음같은것도 없던 천사였거든
분리불안같은것도 없고 집에서 대소변 실수 한번 안했어 무조건 실외배변하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하루에 산책 4번 5번 나갔어 우리 둘의 모든 생활이 다 애기한테 맞춰져 있었고
좋은거 먹인답시고 수제간식 해먹이고 건강검진하고 운동시키고......
애 키우는 4년남짓동안 제대로 된 여행도 안갔어 그래도 너무 행복했거든 내 새끼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수 있었으니까
장수하는 다른 개들처럼 20년 30년은 바라지도 않으니까 그냥 딱 여기서 10년만 더 살아줬으면 하고 바랐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닥쳐서 정말로 절망스러웠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밉고 왜 하필 내새끼가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건지 하늘을 원망하고 그냥 다 죽여버리고 싶어서 잠을 못잤어
그 10일동안 거의 5키로가 빠졌다면 믿어져? 아무것도 먹을수가 없었어ㅋㅋㅋㅋㅋ
처음에 서울대병원 말고 그냥 24시 병원 데려갔을때부터 느낌이 좀 이상했어
한번 퇴원시켰다가 다시 상태가 급 악화되는걸 보고는
동생 앞에서 내색은 안했지만 속으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 같아 그때부터..
우리 강아지뿐 아니라 지난 몇년간 가까운 사람들을 너무 많이 하늘로 떠나보냈거든
그래서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습관이 들었어ㅋㅋㅋㅋㅋ
수술을 생각 안했던건 아니야
그런데 교수님께서 아주 명확하게 얘기를 해주시더라고
종양이 문제가 아니라고... 간에서 출혈이 일어나고 있는게 문제라고
뱃속에 피가 꽉 차서 폐를 눌러서 숨을 못 쉬는데
지금 수술을 해서 출혈부위를 떼어낸다고 해도 똑같다고 돌아서서 다른 곳에서 또 출혈이 일어날수도 있다고
수술하고 돌아서서 바로 출혈이 시작될수도 있고... 결국 의미가 없다고
수술하면 살릴수 있나요 하고 물었더니 그래도 길어야 6개월이래 상태가 아주 좋을 경우를 가정했을 때
상태가 호전된다는거 완치 그런건 불가능하다고 가능성이 없대
난 그건 안될 것 같더라
애가 숨을 못 쉬는데 6개월동안 숨만 붙여놓고 아파하는거 붙잡고 넌 살수 있다 넌 살수 있다 하는게 다 무슨 소용이야
전부 내 욕심이지
갈피를 못 잡아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봤는데 보호자분의 선택이라고 하셨어
한국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안락사보다는 그냥 끝까지 지켜보는걸 선택하신다고
집에서 데리고 병간호 하면서 자연스럽게 보내는데 외국에서는 10명중에 7명은 그냥 보내준대
알아 이런거 다 변명인거 결국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소리지
그래도 그냥... 그런 이유를 들어서 애 보내기로 했어
동생도 그러더라고 애 아픈거 못보겠다고... 못하겠다고
그래서 보냈어
마지막까지 너무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국엔 교수님 앞에서 울었어 너무 힘들다고 제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결정 내렸는지 아시냐고
많이 도와주시고 나랑 동생 어린데 힘들어하는거 안쓰러웠는지 최대한 편의 봐주시고 그랬거든
계속 너무 안타깝다고 말씀하시고.... 조금만 더 살려보자고...
방법이 없는게 그렇게 말씀하시는게 정말 괴롭고 힘들었어 희망고문이잖아 그거.. 그래서 화를 냈던 것 같아
우리 애기가 병원을 엄청 무서워해 그런데도 거기 며칠 머무르면서 얼마나 예쁨 받았는지 우리 없이 다른 수의사분들이나 교수님 보고 좋다고 꼬리 흔들더라
실외배변 하는 애라서 걱정 많이 했는데 새벽같이 산책 해주시고 배변도 잘 처리해주시고....
한번 퇴원하고 다시 데려오면 이미 전에 입원했던 환자여도 응급으로 들어가고 똑같이 진료비 30% 할증 붙는대
그래서 우리한테 혹시 모를 상황에 급하게 올 경우에는 응급으로 들어가지 말고 미리 전화 주고 그냥 바로 오라고 해주셨어
마지막 보내는 날에도 교수님 회의 잡혀 있는데 급하게 끝내고 오셨더라고 직접 보내주고 싶다고
결국 그렇게 애기 보냈고 회사 며칠 쉬면서 그냥 며칠은 죽은 사람처럼 지냈던 것 같아
애 물건은 그냥 바로 정리했어 버리진 못하고 잘 모아서 냄새 맡고 만져보고 울고 하면서 상자에 다 정리해 넣었어
사진이랑 스톤함, 애기가 생전에 좋아했던 장난감들 한쪽에 모아서 거실에 뒀고
간식이나 영양제 새로 산 물건같은건 전부 그냥 나눔하고 처분했어
정리하면서 하늘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몰라 겨우 다섯살도 안 된 애가 뭘 잘못했다고
그렇게 큰 고통을 겪고 떠나야 했는지
왜 나는 이런 결정밖에 내리지 못했는지
사람이 그렇게 사랑하는 상대가 아프다는데 돈 걱정을 하는 것도 끔찍하고 그냥 모든게 다 싫었어
건강검진은 일반 피검사나 스케일링 엑스레이 등등만 하니까 종양은 잡히지 않았더라고
아주 오래전부터 몸속에 있었을거래.... 그 말을 듣는데 억장이 무너졌어
거의 한달은 미친 사람처럼 살았던 것 같아 그냥....
이제는 조금 괜찮아 아직도 사진을 보면 그냥 죽을 것처럼 아프고 눈물이 나는데 그래도 이제는 좀 괜찮아
렌트비나 펫택시(일반 택시는 애가 크다고 안태워줘...) 등등 기타 교통비 다 따져서 10일동안 총 530만원 정도 지출했어 (산소발생기 포함가 수정)
아마 자잘하게 더 나간게 있을것 같은데 따로 영수증같은걸 모아두진 않아서 모르겠다
글 쓰면서 눈물이 너무 나서 두서가 없었는데
나처럼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떠나보냈거나, 혹은 안락사를 고민하는 여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리고 애기 응급실 데려가려고 하는데 금액 정보 찾는 여시가 있을까봐서 글을 쓴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콧멍에는 더이상 강아지 관련된 글은 쓰지 않게 되겠지만 궁금한게 있다면 내가 도움 줄수 있는게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달아줘
여시들 힘내 그리고 강아지 고양이 다른 반려동물들 키우는 다른 여시들 전부
애기들이랑 영원히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 진심으로
두부야
누나 많이 원망해도 괜찮아
더 살고 싶었을지도 모르는데 누나가 마음대로 그냥 결정해버리고 그래서 정말 미안해
누나 많이 밉지 미워해도 돼
그냥 다 잊어버리고 하늘에서 행복하게 살아
거기는 사방이 꽃밭이라던데 우리 애기 거기서 좋아하는 달리기도 실컷 하고 친구들이랑 재밌고 놀고 있어
아픈건 기억하지 마
누나 여기서 두무 몫까지 좋은거 많이 보고 실컷 웃고 행복하게 살다가 금방 갈게
가면 마중 나와줘
사랑해
너무 눈물나... 아가 진짜 행복했을거야 여시같은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보호자와 함께했으니 진심으로 확신해 지금도 행복한 기억들로 여시 지켜주고있을거야
울 애도 많이 아파서 연어왔는데 ... 길거리에서 미친듯 울고 있다 ㅠㅠ
두부야~ 이제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뛰어놀고 있어~!! 여시도 너무 고생했고 두부도 여시 어떤지 맘 다 느꼈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