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게에 갑자기 두 개나 글을 올리게 돼서 제 자신이 당황스럽습니다만, 그 일을 겪은 후로 혼자 멍하니 있을 때면 생각나서 한 번 적어 봅니다.
사흘 전 저녁과 밤의 경계에, 집 앞 제가 다니는 헬스장 안에서, 바벨 로우를 하려던 참에 여자 탈의/샤워실을 막 나온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를 봤습니다.
바벨 등이 실내에서 가장 그쪽에 가까이 있어서 저 혼자 봤다고 확신하지만 어쨌든,
그 하늘색 원피스 밑단이 팬티 엉덩이 쪽에 말려 올라가서 팬티가 일부러도 아니고 그냥 보면 보이는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왕창 보이는 것도 아니고 동전 정도의 너비로 저것이 팬티인 듯 정도로요.
그 여성은 친구도 옆에 있었는데 둘이 얼굴보며 재잘대느라 친구가 눈치를 계속 못 챈 상태에서 나란히 나가더군요.
그리고 그녀들은 교환학생으로 추정되는 중국인들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은 둘 이상 모이면 '나는 중국인이다' 경연을 할 정도로 표시가 나잖아요.
여자에게 이런 말 하기가 그렇기도 하고, 중국인이란 언어 소통의 장벽도 있기도 해서 망설이다가 거리가 좀 멀어졌습니다.
(물론 이 동네 중국 교환학생들은 알바도 할 정도로 어지간히 한국말 할 줄은 아는 걸로 압니다만, 그래도 ㅡ.ㅡ;)
그러다가 맘 먹고 알려주려 따라가다가 내리막 계단 앞에 서서 보니 (각도의 차이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이 잘 안 느껴지기도 했고
아무리 내리막이라지만 계단은 계단이다보니 발이 멈춰 버리더군요.
게다가 때는 캄캄한 밤이고 그 지역은 인적이 그리 없는 주택가라 괜찮을 성 싶었습니다.
그래도 돌아와 다시 운동을 하며 생각해 보니 알려줬어야 했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분실물을 발견시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는 '그 분실물을 있던 그 자리에 가만히 놔둔다' 이거죠.
모든 사람들이 선의를 갖고 있다면 정말 저것이 최상의 선택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어딘가에 신고해서 맡기는 것이 최선일 것이구요.
그래서 결국 저를 포함 모두가 모른 척 한다면 그 여자에겐 최상의 상황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라는 엔딩일 테니까요.
어차피 그녀가 집에 도착하기까지 길에서 그녀의 등쪽을 볼 사람은 많아 봐야 한두 명인 동네였구요.
그런데 저기 제가 겪은 상황에서 두 가지 변수를 바꿔 말 잘 통하는 한국 여자에 훤한 대낮이라면, 또는 인적이 제법 있는 시가지 쪽의 상황이라면,
말해 주지 않는 것이 나쁜 일이겠죠, 아무래도?
몇 달 전 겨울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마트에서 물건 사서 쫄래쫄래 (오르막 길을 통해) 집으로 걸어가던 중 몇 미터 위에 젊은 여자 한 명이 서 있었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죠.
그 장소는 마을 버스 정류지이기도 해서 마을 버스 기다리는 듯 보였었습니다.
그런데,
신발 끈을 정리하려는지 그녀의 몸은 90 도로 꺾이고 엉덩이 쪽이 저를 향해 있던 탓에,
팬티가 완전 적나라하게 보였습니다.
아마 10 대 후반 20 대 초반의 저였다면, 그날 야설을 썼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적절하게도(?) 제가 좋아하는 컨셉인 스타킹 착용 상태였구요. ㅡ.ㅡ
연애도 해보고 여자의 이런 저런 모습 볼 건 다 본 나이임에도 그날 하루종일 그 장면이 머리속에 떠오를 정도였지요.
삼십대 후반 나이 먹는 동안 길에서 여자 팬티를 본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참 공교롭게도 제가 당황하며 지나친 지 1~2 초 후에 그 여자가 제가 가는 길을 따라 옵니다.
그곳에서 제 집까지의 거리는 대략 30 미터.
가는 동안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팬티 보였었다고 말해 줘야 하나?' '치마 입고 신발 정리할 땐 조심하세요라고 말해줘야 하나?' 등등...
그러나 결국 전 꾸역꾸역 집에 도착했고 그녀도 때마침 제 집 근처 연립 건물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여하튼 저 때의 일과 요전 일이 동시에 생각나며 많이 혼동스럽더라구요.
뭐가 최선의 행동인지. ㅎㅎ
첫댓글 우선 부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저도 언젠가 꼭한번...ㅡㅜ
말투에 따라 틀릴듯 ㅎㅎ
첫번째는 몰라도 두번째는 진짜 오버에요... 성희롱이될 수도있구요
공감합니다ㅎ 저같으면 첫번째도 말 못해드릴것 같습니다
만약 제 바지 지퍼가 열려있는데 여자분이 말해 준다면 많이 무안할것 같아요
하도 험한 세상이니 적대감을 가지지 않을만큼의 거리감을 두면서 '저기... 다른게 아니라 화장 한번 고치고 오시는게 어떨까요?' 라고 얘기하면 적당히 알것같아요.
그정도 말하면 알아 들으려나요? 저기 첫 번째는 만약 했다면 바디 랭귀지 밖에 없었을 것이라 진짜 웃기긴 했을 거에요.
우리 남정네들이 걱정한답시고 직설적으로 얘기해주는거에 그분들은 정말 정색하더라고요. 나름 신경쓴다고 돌려얘기해줘도 싸다구 맞을수 있더라고요 ㅜ
전 솔직히 첫번째든 두번째든 말하지 않는게 맞다고 보는데요. . 정말 말해주고 싶다면 주위사람에게(여자) 말해주는게 맞지않나 싶네요
아마 주위에 사람이 있었다면 저는 가차없이 쌩깠을 듯 합니다. ㅎㅎ 저의 경우엔 마침 사람도 없었구요.
그냥 천조각일뿐.. 다 부질없는것........
에휴
막 동생같아서 하는말이다 하면서 돌려서말하면되지 않을까요?
제목을 단도직입적으로 적어서 그렇지 아마 에둘러 말하려 애를 썼겠죠. 근데 당황한 건 저도 마찬가지라 실제 그 상황에서 말이 제대로 전달될까 그것도 의문이 들긴 하네요.
그 헬스장이 어디인가요? 3개월 끊고 싶네요
그 여성분이 그 이후 돌아다닐 때 지장이 있을 것 같으면 말해주고 아니면 그냥 혼자 보고 끝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굳이 말 안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네 저도 그 말씀대로 생각하는 쪽입니다. 근데 실제로 그 여자가 제 뒤를 계속 따라오니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날 수밖에 없더라구요. ㅡ.ㅡ;
시신경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22222
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ㅋㅋ
ㅋㅋㅋㅋㅋ
저도 이거 정말 궁금하네요 얼마전에 짧은 치마바지 입은 여성분 뒤에서 계단 올라가는데 다리 사이가 훤히 보이더라구요.. 말하면 뺨 맞을까봐 넘어가긴 했는데 좀 찜찜하더라구요
중량판 삽니다
팬티 보인다는 직접적인 말 말고.. 그냥 옷이 말려 올라갔어요, 해도 고마워할겁니다.
저도 워터파크에서 풀리기 직전인 비키니 끈을 보고 부끄러워서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엄청 고민하다가 말해줬는데 정말 고마워 하시더라구요.
혹시 엄청 고민하시다가 더 이상 안풀릴것 같으니까 말씀하신거 아닌가요?^^
@둠키 천쟄ㅋㅋㅋㅋㅋㅋ
@둠키 에이 가망없다 ㅋㅋㅋ
뺨일듯해요..
음. 제가 비슷한경험이 있는데요ㅋ 그렇게 짧진않은 원피스였어요. 근데 제가 일하는곳 특성상 2층 계단을 오를일이 있는데, 남자동료가 너 그거입고 2층가면 안되겠다 하는데; 신경써주는건 알겠는데 뭐라고 답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올라가는거 보고있었나 싶고;
위에 두 상황 다 너무 부끄러울거에요 그런말들으면ㅎㅎ 두번째상황에선, 당연히 말 안하는게맞다고 생각하구요ㅎ 처음껀.. 그냥 옷에뭐묻은것같다고 말하심이어떨지..
오~ 여성분이시다~ ㄷㄷㄷ
아... 뭔가 이해가 안 간다 싶었는데 작성자분이 여성분이셨군요. 네, 두 번째 상황은 이미 상황 종료된 거라 말 안 하는 게 당연했겠죠? 또 그런 일 있음 그 사람 성격인거고. ㅎㅎ
처음껀 팬티가 보인다 안 보인다를 떠나서 살짝 퍼지는 옷이라 한 구석이 말리니까 완전 우스꽝스럽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중국인이라 실제로 메시지를 전달했었다면 어쩔 수 없이 손짓발짓 동원을 해야했을 거에요.
놔두는게 낫죠 뭐
오해 살만한 행동은 안 하는것이 좋아서..
전 회사에서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퇴근시간 거의 다되서 여직원이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치마랑 함께 말려 올라가서 팬티가 보이더라구요.
저도 첨엔 망설이다가 그 여직원이 퇴근한다고 인사하고 가길래 냉큼 따라가서 미스 리? 치마 말려올라갔어요~ 라고 알려줬어요. ^^
그 여직원은 부끄러운듯 고맙다고하고 갔구요.
저는 연예인들 떼거리 토크쇼에서 분량 뽑을라 만든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제법 현실성있는 매커니즘인가 봐요. ㅡ.ㅡ;
이래서 비스게가 좋아요 어디서 듣지 못하는 고민거리
일단 답은...그냥 납두는게 좋고 진짜 관심있는분이면 쪽지 건내주는게 그나마 변태소리 듣지않을까요?
저는 조용히 말해줍니다. 허리 수술허고 병실에누워 강제 고자삶을 살고 있을때 어느때와같이 간호사분이 와서 주사놓고 이것저것 확인하는데 지퍼가 열려있어서 다 보이더군요.... 짐까지 살면서 야동이나 인터넷으로만보면 그런팬티를 직접눈으로 볼줄은 몰랐지만 ㅎ 그날이 아마도 금요일이라 일끝나고 애인만나려고 그렇게 입었나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말해줬습니다. 지퍼 열려서 다보입니다....문제는 제가 있던 병실이 6번째 병실이었는데 그전에 5x6명의 남자들은 구경만하고 말을 안해준거 같더군요....
친한애들만 말해주는 편이에요 모르는 사람한테는 괜히 무슨 일 생길수도 잇는 사항이라... 툭 치면서 옷이나 똑바로 입고 다녀 이러는 편입니다 굳이 단어를 꼭 집어서 말할 필요는 없자나요
그냥 무심한듯 지나치면서 팬티 보이는데요 라고 말하고 가던 길 그냥 지나치면 여자들이 카리스마에 뻑이 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쿨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판타지네요드래곤라자인줄
이런 건 다른 여성을 통해서 말을 전하는 편입니다.
두번째 상황에선 어떤 뉘앙스로 전달하든 자칫하면 성희롱으로 몰릴 수도 있습니다. 그냥 신경 쓰지 않는 편이 낫지요.
조심스레 말해주는게 당연히 맞지않나싶었는데 ㅡ.ㅡ 의외네요 으아 역시 여자는 잘모르겠다
아는 여자면 말해줘야겠죠?
민망해하긴 할텐데
안말해주는것도 문제고
2번쨰는 아무래도 말해주시는게 아닌거 같고..(아는분이면 살포시..모르는척하면서 치마가 이쁜데 신발끈같은거 묶꺼나 계단 올라갈떄 조심해야겠다~ 란식으로 돌려서 말하면 이해 하실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