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소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드라마 '복희 누나'를 본 것은 참 우연이었다.
아침 9시에 하는 드라마니까 참 보기 힘든 드라마....
처음 느낌은 이랬다.
"60년대 70년대 이야기를 다뤘으니 뭔가 교훈적이거나
고리타분한 어려운 옛시절을 늘어놓지 않았을까?
아니면, 문학적인 것을 앞세운 드라마이니, 지루하고 재미 없지 않을까?"
처음엔 그랬다. 촌스러운 옷을 입은, 화려하지 않은(유명하지 않은) 등장인물이 눈에 띄고
복희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 그래도 꿋꿋이 콩쥐처럼 착하게 살아가는 복희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작가가 누구지?
눈여겨 보니 '이금림' 이다.
이금림이라면 믿을 수 있다. 신뢰가 가는 작가니까.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니까.
작가를 알고 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복희 누나를 보려고 노력했다.
마침, 학습연구년제로 아침 시간이 널널해져서
제법 잘 챙겨 볼 수 있었다.
복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지나 성인 시절로 오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졌다.
서울로 간 복희는 어려움에 처한 봉제공장을 동료들과 함께 지켜가고
그 성공한 봉제공장을 직원들에게 넘겨주고
다시 망해가는 덕천 양조장으로 오는 복희...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해 대량생산으로 치닫고 있는 다른 공장들과 달리
수공업으로 전통약주의 명맥을 고수해 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를 자아낸다.
이런 모든 이야기는 전통의 공동체적 가치에 바탕을 두고 있어 더욱더 애착이 간다.
다양한 인물들 또한 흥미를 자아낸다.
덕천양조장의 사장 부부, 그 어머니, 그 가족들 한 명 한 명은 각각 독특한 개성으로
드라마의 양념 역할, 때로는 주인공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다.
오늘 보니
드라마는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못 보신 분들은...관심이 있다면...
다시보기로 보아도 시간 낭비는 아닐 듯 싶다.
역시 이금림!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가는 작가가 된다는 것...
베스트 셀러가 아니어도, 그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 아닐까...
나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참고자료>
첫댓글 ㅠㅠ
안 놓치고 보던 드라마인데 끝났어요.
그런데 끝이 좀 대강 마무리된 느낌이라 아쉬움이 크네요. 쌤은 어떠신지..?
끝이 좀 허무하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신선한 청량제 같은 드라마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