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아부지는 친일파 지주였다
남자는 물러받은 토지도 많았고
교육도 받아서 시골 국민학교 선생님을 했다
동네사람들은 교육도 못받은 소작농들이었다
남자는 모시적삼에 고기반찬만 먹고살았다
세상만사 꿀릴게 없었다
육이오가 터졌다
인민군이 몰려오고 친일지주들은 인민재판으로
죽창에 찔려죽었다
남자는 살기 위해서 대나무밭 토굴 안에 숨었다
아들 둘은 나이 차이가 나는데 큰아들은 공산분자였다 아부지가 죽을판이 되니 살수있는 방안으로
아부지에게 공산당원이 되어라고 했다
남자는 공산당에 입당했고 아들덕에 살았다
국군이 들어오면서 빨갱이들은 후퇴했다
아들은 아부지 저는 빨치산이 되어 산으로 들어갑니다 하고선 사라졌다
휴전이 되고 남자는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일상으로
학교로 돌아갔다
교장들이 대창에 많이 찔려죽어서 남자는 교감에서 바로 교장이 되었다 남자는 공산당이 싫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반공과 새마을사업을 진심으로
철저하게 교육시켰다
작은아들이 재수끝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고
마누라는 그뒷바라지도 할겸 서울에서 살았다
어느날 밤에 거짓말처럼 큰아들이 거지꼴로 찾아왔다 간첩으로 왔다고 했다
남자는 자수하여 광명찾자고 했다
아들은 자수하면 죽일거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북에
마누라와 아들 딸이 있다고 했다 자기가 자수하면 그들은 죽는다고 했다
며칠 굶고 허겁지겁 밥을 게걸스럽게 먹는 아들을 보니 기가 찼다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다
아들은 자기가 숨어있던 토굴에 이틀있다가 기약없이 떠났다 남자는 아들이 불쌍해서 울었다
어느날 남자는 연행되었다 중정에 끌려가서 고문당하고 안죽을만큼 맞았다 너 고정간첩이지?
일당들을 다불어라고 했다
남자는 자기는 빨갱이가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형무소 독방에 갇혔다
환경은 열악했다 콩밥은 개밥이고 반찬은 썩었고
모기 파리는 득시글댔고 뺑기통으로 만든 똥통에서 토악질 나는 냄새가 났고 쥐도 설쳤댔다
재판을 받으면서 자기가 끌려온 이유를 알았다
간첩이 하나 잡혔는데 고문하니 이북에서 남파되면
남자의 집을 잦아가서 거기에 은신해서 군사동향을 파악해서 보고하고 고정간첩을 포섭하라 했다고 한거였다
조사해보니
남자가 과거 공산당원이었던것도 알았고
아들이 간첩으로 왔다간것도 파악이 된거였다
남자는 아들이라서 죽을까봐 도저히 신고 못했다 했지만 안먹어줬다
둘째 아들도 순수동아리 멤버였는데 김일성이에게
500만원을 받아서 간첩 포섭과 반정부활동을 했다고 엮어서 같은 형무소에 수감시켰다
둘째 아들은 절대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씨알도 안먹혔다
재판 결과 남자는 사형을 받아서 바로 집행되었고
둘째아들은 금고7년형을 받았다
검사는 남자를 취조하면서 절대 고정간첩이 아니었다는걸 알았지만 남자를 감싸고돌면 시대가 검사노릇은 커녕 변호사노릇도 못한다는걸 알기에 확실한 고정간첩으로 몰아서 기소를 했었다
고졸 출신 전직 교도관이 쓴 소설인데
사실에 기인해서 쓴거 같았어요
내가 소설 속의 남자였더래도 그 환경이면
딱 그대로 하고 죽을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첫댓글 에고..어쩔 수 없는 죽음
우리 민족의 비극입니다 ㅠ
나는 저 시절에 태어났었음
살기 위해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헤딱헤딱 했을거 같아요^^
모렌도님 말씀 처럼 우리 민족의 비극입니다.
그와 유사한 경우가 한,둘이 아닐거라 생각 합니다.
주인집 아들이 지리산으로 들어가 빨치산을 할 때, 지게에 짐 지고
따라 들어 갔다가 빨치산이 되었던 머슴에게 무슨 사상이나 이념이 있었겠어요.
정말 다시는 일어나서 안 될 민족의 비극.. 힘을 키우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리산 대성골 공비토벌 본격적으로
하고나니 개울에 핏물이 하염없이 흘렀다합니다
그중 보급투쟁온 빨치산들에게 붙잡혀가서 못돌아온 지겟꾼들의 피도 섞여있었겠지요
근데 나는 철저하게 받은 반공교육 때문이 아니어도 참 공산주의자들 잔인하고 교활하다 싶습니다
실화인줄 알았는데 소설이군요
현실로도 비슷한 일은 많았을겁니다
조금다르지만 제 아버지는 국군으로 6.25에 참전하셔서 고향근처에 가보니
두동생은 인민군으로 나갔다 합니다. 그리고 76년초 유신이 극에 달했을때 제큰형은
스스로 목숨을 버렸고 79년 여름 제가 군생활할때 큰 아버지의 아들이 북한군으로
철책을 넘어 귀순했지요 비극은 지금도 이땅 어디선가 계속되리라 봅니다
https://youtu.be/HRGfHNrpzE4?si=cWXcAoVinn7TNjMQ
PLAY
형제들끼리 총부리를 겨룰뻔 했네요
처참합니다
유신하고 큰형하고 어떤 연관이 있었나요?
애석합니다
동생분하고도 연락 한번 해보세요
하기에 같은나라에 살아도 안 만나고 사는
형제간도 있어요
형은 운동권이 아닌데 친구들중에 운동권이
많았어요 현실에 절망해서 그런것 같고
동생은 일부러 한국과 연락을 차단한것같아요
오늘은 아내와 금강 미르섬 축제 갔다가
피곤하다고 그냥 왔습니다 ^^
휴일마다 장거리운전해서 진짜 대단한
체력이고 사랑입니다
버림 안받으려고 처절하게 노력하십니다
우리모두 본받아야 합니다 ㅋㅋ
무서운 세상이었습니다
끌려가면 죽지않음 반병신되어야 나온다는 중정
간첩이라는 죄인은 짐승보다 못한 처절한 대우를 받았죠
가족은 어떻습니까
국가기관은 물론 군에서 초급간부도 신원조회에 걸립니다
반공국가의 기관들은 무서운 존재였었죠
저도 어려서 그런거 많이 보고자라 기관이라고 하면 엄청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