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여 개 나라에 수십만 명의 직원들을 두고 세계 컴퓨터 시장을 휩쓸다시피 하고 있던 IBM
앞에 어느 날 한 젊은이가 나타났다.
그는 세 명의 직원과 함께 아주 작은 회사를 힘겹게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IBM을 꺾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IBM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당시 세계 최강 기업이던 IBM과 전쟁을 치르기 전에 IBM의 성공 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했던
것 같다. 그가 IBM을 쓰러뜨리기 위해 선택한 무기가 'Think Week'였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거나 새로운 사업 진출 또는 투자 등을 결정해야
할 일이 있을 때면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홀로 숲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작은 통나무집에 들어앉아
그 누구도 만나지 않은 채 2주 동안 오직 'Think'만 하는 "Think Week'를 보냈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Think Week'를 요구했고, 아예 회사의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전 임직원이
‘Think'를 하는 공룡 기업 IBM을 뛰어넘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들의 성공 전략, 즉 ‘Think'부터
뛰어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Think Week', 즉 IBM보다 더 많이 더 깊이,
더 넓게, 더 치열하게 'Think'하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빌 게이츠(Bill Gates)는 얼마 뒤
자신의 야심대로 IBM을 꺾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놀라운 성과들은 전부 'Think Week'를 통해 이루어졌다. …
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 때 경쟁 기업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의
새로운 'Think'를 두려워했다. ... 내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Think Tank'
회사인 bgC3를 설립한 것이었다. 우리 집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회사의 주 업무는 사회, 과학 기술 등의 문제에 광범위한 'Think'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에
나는 고요한 숲속 통나무집에서만 ‘Think Week'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Think Week'를 누린다.」
빌 게이츠가 'Think Week'를 통해 컴퓨터 기업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을 때 이를 비웃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볼 때 중요한 것은 'Think'나 'Think Week'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Think Different'였다.
‘Think Different'는 그로 하여금 컴퓨터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보게 했다. 지구상의 다른 모든
컴퓨터 기업은 컴퓨터를 사무기기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컴퓨터는 예술작품
이어야 했다. 그것도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될 정도여야 했다. 그렇다고 그가 제작한 예술작품의
경지에 오른 컴퓨터가 극소수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됐다. 그의 컴퓨터는 세상 모든
사람의 것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도구가 되어야 했다. 물론 이런 그의
관점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당시 컴퓨터 업계를 주름잡고 있던 인사들에게 철저하게 무시
당했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IBM의 'Think'와 마이크로소프트의 'Think Week'를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어버릴 'Think Different'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스티브 잡스(Steve Jobs)다.
- 이지성 저, ‘에이트 씽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