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도화선은 트럼프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WSJ
미국과 중국간 무역 대전은 중국의 위안화를 매개로 신호탄을 쏘아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새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시진핑 정부가 맞대응을 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양자간 총성없는 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 중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한 공약을 적시하며 이같이 내다봤다.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당선인의 이 공약은 미사여구(rhetoric)에 가까운 다른 공약들과 달리,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위안화를 타깃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보복 시나리오가 나오는 배경으로는 일명 ‘게티스버그( Gettysburg) 연설문’이 꼽혔다. 트럼프가 지난 10월 22일 게티스버그에서 한 이 연설은 당선인이 취임 후 첫 100일간 펼쳐 보일 ‘액션 플랜’을 적시하고 있다. 이 액션 플랜에는 그가 선거기간 중 미국인들을 상대로 약속한 대중 '환율조작국 지정'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중 양국 간 무역전쟁을 촉발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치가 중국 수입품을 겨냥한 징벌적 관세 부과로 이어지면, 중국도 팔짱을 낀 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아치울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중국은 지난 8월 말 현재 1조1900억 달러(약 1336조원)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보복에 나설 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기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후보 시절에 유권자들의 표심(標心)을 공략하기 위해 남발한 공약을 이행할 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복조치가 불러올 후폭풍이 매우 거세다는 점도 공약실행의 또 다른 걸림돌로 꼽혔다.
중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징벌적 관세부과에 맞서 취할 보복조치로는 미국 기업들의 현지 시장 접근 제한이 꼽혔다. 미국 기업들은 14억 인구가 중산층으로 이동중인 중국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국정부도 양국간 상호 투자 협정을 통해 기업들의 자유로운 중국시장 접근을 보장받으려고 공을 기울여왔다.
홍콩에 있는 중문대학의 로렌스 라우 경제학 교수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나는 보잉이 더 이상 중국에서 항공기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을 겨냥해 징벌적 관세 부과에 나서면 미국기업들이 가장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WSJ도 “새로운 대통령은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의 법적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이 회사(애플)는 전세계 공급망을 돌리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러한 조치는 양국이 지난 2010년 이후 진행해온 다양한 전략, 경제 대화에서 논의해온 이슈들을 꼬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 또한 현재로서는 설득력이 없다는 진단도 나왔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명예 소장은 “중국은 지난 2년 이상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을 상대로 환율조작국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고 정확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무차별적 보복 관세 부과에 나서기 보다 선별적인 보복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일본 애니’와 ‘한국 영화’
‘쿨 재팬(Cool Japan)’은 애니메이션에서 요리, 공예에 이르기까지 일본 문화의 글로벌 홍보를 뜻하는 단어이자 일본 정부의 문화 수출정책입니다. 일본 정부는 관련 비즈니스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 민관 합동으로 ‘쿨재팬기구’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2014년 말의 자본금은 406억 엔이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쿨 재팬’을 평가해보면 ‘포켓몬’, ‘도라에몽’ 같은 작품이 세계 각국에서 방영되고 각종 상을 휩쓰는가 하면 ‘포켓몬고’가 글로벌 붐을 일으키는 것을 볼 때 애니메이션을 선두로 내세운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2013년 기준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제적 효과는 일본 내 1조2090억 엔, 해외 2823억 엔으로 차이가 컸습니다. 캐릭터 비즈니스를 제외하고 일본의 TV 방송국이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도 국내 수익 1665억 엔의 10%에 불과해 해외에서 일본 콘텐츠가 제대로 먹혔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이런 지적은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보통 절반 이상의 흥행 수입을 일본,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올리고 ‘겨울왕국’처럼 작품에 따라서는 북미를 능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뼈아플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생각만큼 해외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 일본 특유의 문화나 감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애니메이션 작품은 블루레이, DVD 등을 하나로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본의 관련 업계는 해외시장까지 검토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쿨재팬기구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인터넷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재탄생한 ‘드래곤볼’이나 ‘마하 고고고’처럼 라이선스 수입을 통한 이익 창출이나 리메이크를 통한 고객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쿨재팬기구가 2014년 10월 반다이남코홀딩스 등이 설립한 일본 애니메이션 온라인 회사에 10억 엔을 출자, 신작 애니메이션의 온라인 배급이나 과거 작품의 다언어화, 관련 상품의 판매 등을 지원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극장 개봉이나 TV 방영의 기회가 적은 만큼 인터넷 배급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도 강점을 갖고 있는 영화를 중심으로 온라인 배급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만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 개발 등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성과를 확산시키는 전략도 필요해 보입니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