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던 만화 베르세르크를 최근 다시 보기 시작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연재 30년을 넘긴 이 만화가 새롭게 한국과 일본에서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베르세르크를 그린 일본 만화가 미우라 겐타로가 지난달 6일 54세의 나이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 20일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한 출판사에 따르면 사인은 급성 대동맥 해리이다.갑작스런 부고였다.
미우라 씨는 대학 졸업 후인 1985년 만화 다시로 데뷔했고 1989년부터는 다크 판타지 만화 베르세르크를 지금까지 32년간 그려왔다.단행본은 40권까지 나왔고 5000만 부 넘게 팔렸다.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의 결말은 결국 아무도 보지 못했다.
베르세르크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다만 이 만화를 처음 봤을 때 엄청난 스케일과 과격한 묘사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무엇보다 주인공이 입은 갑옷의 짙고 둔탁한 음영까지, 그리고 배경의 잎맥 하나하나까지 세밀화처럼 그려져 있는 그림에 이런 걸 그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2년간 휴대전화 벨소리는 0건"
부고가 알려진 뒤 독자들이 애도의 뜻을 담아 SNS에 올리고 있는 댓글을 읽으면서 역시나 하는 생각이 간절해졌다.미우라씨는 인터뷰에 응하거나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오로지 완성된 만화만으로 말하는 베일에 싸인 작가였다.아니, 그보다는 작품 이외의 활동을 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나 할까.
일본 만화 잡지에는 작가가 권말 코멘트를 보낸다.베르세르크 잡지에 실린 권말 코멘트를 모으면 만화에 혼을 빼곡히 담아 두었던 미우라 씨의 삶이 엿보인다."생각해 보면 올해는 아직 이틀밖에 안 쉬었다"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도 안 됐다"는 등의 글을 쓰고 있었다.
자조적인 코멘트는 계속된다.
한 달 반 만에 휴가를 얻어 외출했다가 열사병에 걸렸다!!(1995년)
신년회를 위해 옷과 신발을 샀다(1996년)
「2년간 착신 제로. 휴대폰 해지하자.가난한 인간관계가 나를 책상으로 만드는 원동력(2002년).
30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만화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이비츠 인생이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으니 이대로 GO!(2006년)
휴재하는 동안에도 계속 군인을 그렸습니다.(2007년)
미우라 국장은 도움을 받지 않고 거의 모든 과정을 혼자 처리했다고 한다.완벽주의자였을 것이다.2015년부터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디테일병이 진행됐다고도 한다.디지털 그림은 한없이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크게 확대해서 그려넣고, 작은 점 하나까지 신경 쓰게 되었다.미우라 씨를 담당하는 편집자는 몇 번이나 「선생님, 그만두세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첫댓글 아 선생님! 좋은 선물 감사합니다.
한번이라도 뵙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