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이 애지중지하는 노트북이 또 고장났다.
나에게 상의를 해오기에 컴퓨터가게 주인에게
들었던 대로 "버리고 새것을 장만하는게 좋겠다"
제안했더니, 과다한 비용에 관계없이 10년 이상
경과한 구닥다리를 굳이 고쳐보고 싶다고 하므로,
레몬컴퓨터에 함께 가서 좋은 방도를 강구해보자며
자동차에 태워 컴퓨터가게에 갔다.
기판과 전원 및 액정 등이 총체적으로 가능을 다하였고
부품 보존기간이 경과하여 수리하자면 새것을 구매하는
가격보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교체하는 게 당연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듣고, 45만원에 1년전 출시된 중고노트북을
조작해보라는 제안을 받아들여 현장에서 잠시 사용해보더니
예상한 바와 다르게 느낌이 좋다며 교체하는 데 동의하였다.
45만원 중 15만원을 보조해주면서 새 노트북을 구입했는데
굳이 이전의 고장난 노트북을 보관하겠다 하기에 버리지 않고
도로 가져왔다.
몇 달 전 알량한 노트묵 수리시 25만원을 보조해주면서 헛돈을
들인 것처럼 안타깝던 일이 생각나서 새걸로 교체하는데 보조해
준 15만원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따위 전자기기에 애정을 담아내는 아들이 무척 안스럽다.
별 가치 없어보이는 것에 정을 들이며 소용없는 물건을 버리는
일에 주춤거리면서 하찮은 걸 굳이 보존하고 쌓아두려는 심리...
혹시 나에게도 그런 경향이 있는 건 아닐까?
소각용 일반쓰레기 두 봉지를 배출하면서 인간에게 진정 소중하고
필요한 건 무엇이며, 그 양은 얼마만큼일까를 곰곰 따져 보았다.
나 역시 어리석기 짝이 없다는 결론이지만 생긴대로 사는 수 밖에...
카톡메시지 알림을 차단했음에도 자꾸만 삑삑 울려대기에 보니
에서 실시간 요금안내서가 도착했다.
현재 하는 일에의 집중을 방해하는 폰이 되지 않도록 원하지 않는
기능일랑 애써 차단해 두도록 유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