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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사고향(低頭思故鄕)
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는 말이다.
低 : 숙일 저(亻/5)
頭 : 머리 두(頁/7)
思 : 생각 사(心/5)
故 : 연고 고(攵/5)
鄕 : 시골 향(阝/10)
출전 : 이백(李白) 시 정야사(靜夜思)
이 성어는 당(唐)나라 이백(李白)의 시 정야사(靜夜思)에 나온다.
이백(李白)은 이태백(李太白)으로 더 알려졌으며 시선(詩仙)이라 칭한다.
정야사(靜夜思= 고요한 밤의 고향 생각):이백(李白) 당(唐)
침상 앞으로 밝은 달빛이 비치니(床前明月光),
이것이 땅위에 내린 서리가 아닌가했네(疑是地上霜)
머리를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보다가(舉頭望明月)
머리 숙여 고향을 그리네(低頭思故鄉).
이백이 26세 때 양주객사(扬州旅舍)에서 지은 것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하 세계일보 [황종택의신온고지신] 저두사고향(低頭思故鄕)의 글.
고향이란 무엇인가.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거기에 묻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함께 갖는 곳이다. 미물인 여우도 죽을 때 제가 살았던 언덕을 향해 머리를 두고, 강남에서 온 새는 남쪽 나뭇가지에 집을 짓는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랴! 특히 자식을 기다리다 제대로 눈도 감지 못한 부모님을 생각하면 피눈물이 날 일이다.
향수에 젖게 하는 이태백의 시 ‘고요한 밤 고향생각(靜夜思)’을 읊조려 보자.
“마루 앞엔 밝은 달빛이 내려서고
땅 위엔 서리가 내렸는데
고개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고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床前明月光 疑是地上霜 擧頭望明月 低頭思故鄕)”
고향과 부모에 대한 사무침이 이러할진대, 오늘 70억 인류는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통한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들이 상봉 행사를 갖는 금강산호텔의 광경이다. 남측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과 상봉하는 1차(20~22일) 행사는 마쳤고, 북측 이산가족이 남측 가족과 만나는 2차(24~26일)는 오늘부터 사흘간 진행된다. 이산가족은 길게 70년, 짧게는 65년 만에 헤어진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한데 평생을 가슴속에 묻어온 남북한의 혈육이 만나는 귀한 시간이건만 너무나 짧다. ‘6차례 12시간 만남’을 뒤로하고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이산가족들의 애통함을 그 어떤 슬픔에 비견할 수 있겠는가. 이산가족들은 분단이 남긴 혈육 간 생이별이라는 통한을 안은 채 가슴 아픈 세월을 살았다.
조선 후기 효종·현종 때 문인 김수항은 작고한 모친에 대한 그리움을 저서 ‘문곡집(文谷集)’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어머니 한 번 이별한 후 십년이 지나(一別慈顔十載更)
목소리와 얼굴 되새겨 봐도 분명치 않네(音容追憶未分明)
거친 무덤 서리 이슬에 슬픔 더하니(荒原霜露增悽愴)
숲 까마귀 효도하는 소리에 눈물 다하네(淚盡林烏反哺聲).”
고향을 자유 왕래케 해 성묘라도 하게 해야 한다. 생존자 중 대다수가 80세 이상 고령자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시간이 얼마 없다. 인류사에 이 같은 비극이 또 있을까.
▶️ 低(숙일 저)는 ❶형성문자로 仾(저)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氐(저; 언덕이나 제방의 제일 밑바닥, 옛날엔 '저'라고만 써 낮다, 뿌리, 밑 따위의 뜻을 나타내었음)와 사람이(人) 몸을 구부리거나 낮춘 모양이라는 뜻을 합(合)하여 '낮다'를 뜻한다. 氏(씨)는 언덕 또는 제방(堤防), 氐(저)는 나중에 나무의 뿌리 밑은 楮(저), 물건의 밑은 底(저)라 나누어 쓰고, 低(저)는 키가 작은 사람을 나타냈다. 더 나중에는 사람에 한하지 않고 통틀어 낮다는 뜻을 低(저)라고 쓰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低자는 ‘낮다’나 ‘숙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低자는 人(사람 인)자와 氐(근본 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氐자는 땅속으로 뻗은 나무뿌리에 점을 찍은 것으로 ‘낮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렇게 ‘낮다’라는 뜻을 가진 氐자에 人자를 결합한 低자는 ‘(사람의) 신분이 낮다’라는 뜻이었다. 다만 지금의 低자는 사람의 신분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높다’의 반대말인 ‘낮다’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低(저)는 낮음의 뜻으로 ①(높이, 온도 등이) 낮다 ②(값이)싸다 ③(머리를)숙이다 ④약(弱)하다 ⑤구부리다 ⑥머무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물건값이 쌈을 저렴(低廉),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낮은 값이나 싼 값을 저가(低價), 품격이 낮고 속됨을 저속(低俗), 낮은 가락이나 활기가 없이 침체함 또는 능률이 오르지 아니함을 저조(低調), 물건의 품질이 나쁜 상태에 있는 것 또는 그 질을 저질(低質), 정도가 낮고 용렬함을 저열(低劣), 낮추어 덞을 저감(低減), 지대가 낮은 땅을 저지(低地), 고도가 낮음을 저공(低空), 온도가 낮은 열을 저열(低熱), 낮은 소리로 읊음을 저음(低吟), 낮은 압력 또는 낮은 전압을 저압(低壓), 어떤 성질의 정도가 낮거나 또는 작은 범위를 저역(低域), 지능이 아주 낮음을 저능(低能), 가장 낮음을 최저(最低), 높고 낮음을 고저(高低), 머리를 숙이고 몸을 움츠린다는 뜻으로 몹시 황송해 하는 모습을 이르는 말을 저두평신(低頭平身), 머리를 낮추고 마음을 아래로 향하게 한다는 뜻으로 머리를 숙여 복종함을 이르는 말을 저수하심(低首下心), 머리를 푹 숙이고 대답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저두부답(低頭不答), 엎드려 땅에 머리를 댄다는 뜻으로 공경하여 두려워하는 모습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평신저두(平身低頭), 눈은 높으나 손은 낮음이란 뜻으로 눈은 높으나 실력은 따라서 미치지 못한다는 말을 안고수저(眼高手低), 비가 올 듯한 검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다는 뜻으로 위험한 일이나 중대 사건 따위 좋지 않은 일이 곧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정세를 이르는 말을 암운저미(暗雲低迷), 조용하고 알맞게 술을 마시면서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즐긴다는 말을 천작저창(淺酌低唱), 감개무량해서 울려다 보았다 내려다 보았다 하면서 어정거린다는 말을 부앙저회(俯仰低徊) 등에 쓰인다.
▶️ 頭(머리 두)는 ❶형성문자로 头(머리 두)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豆(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豆(두)는 고기 따위를 담는 식기로서 둥근 그릇에 높은 발이 달려 있고, 頁(혈)은 얼굴이나 머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頭(두)는 豆(두)라고 하는 도구가 서 있듯이 사람의 머리가 몸위에 곧게 달려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일의 시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頭자는 ‘머리’나 ‘꼭대기’,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頭자는 豆(콩 두)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豆자는 ‘콩’이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제기 그릇을 그린 것이다. 전국시대 때의 頭자를 보면 豆자 위로 頁자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제기 그릇에 올린 것 같지만 이것은 사람의 머리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 豆자는 발음과 함께 사람의 신체 윗부분에 있는 머리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頭(두)는 (1)주로 마소나 양, 돼지 같은 네발 가진 짐승의 수효(數爻)를 세는 단위 (2)골치 등의 뜻으로 ①머리 ②꼭대기, 최상부(最上部) ③우두머리 ④처음, 시초(始初) ⑤첫째, 상위(上位) ⑥맨 앞, 선단(先端) ⑦근처(近處), 근방(近方) ⑧변두리 ⑨물건을 셀 때의 단위, 마리 ⑩사람을 세는 말 ⑪음식상을 세는 말 ⑫지혜(智慧), 재능(才能) ⑬어조사(語助辭)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두머리 추(酋), 머리 수(首), 으뜸 괴(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미(尾)이다. 용례로는 머리의 존칭을 두상(頭上), 머리가 되는 차례를 두서(頭序), 머리가 아픈 증세를 두통(頭痛),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실마리를 두서(頭緖),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을 두각(頭角), 머리와 낯을 두면(頭面), 머리 털을 두발(頭髮), 음절의 첫소리를 두음(頭音),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어떤 일에 오로지 파묻힘을 몰두(沒頭), 머리나 마음 속의 생각을 염두(念頭), 이야기의 말머리를 화두(話頭), 글이나 일의 첫머리를 벽두(劈頭),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이야기나 글의 첫머리를 모두(冒頭), 어떠한 곳에 몸소 나감을 출두(出頭),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시가지의 길거리를 가두(街頭),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가 벗어지고, 이가 빠져 사이가 벌어진다는 두동치활(頭童齒闊), 참형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따로따로 됨을 이르는 두족이처(頭足異處), 정신이 어찔하여 쓰러짐을 두중각경(頭重脚輕),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두한족열(頭寒足熱) 등에 쓰인다.
▶️ 思(생각 사, 수염이 많을 새)는 ❶회의문자로 田(전; 뇌)와 心(심; 마음)의 합자(合字)이다. 思(사)는 '생각하다'의 뜻이다. 옛날 사람은 머리나 가슴으로 사물을 생각한다고 여겼다. ❷회의문자로 思자는 '생각'이나 '심정', '정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思자는 田(밭 전)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소전에서는 囟(정수리 신)자가 들어간 恖(생각할 사)자가 '생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囟자는 사람의 '정수리'를 그린 것이다. 옛사람들은 사람의 정수리에는 기가 통하는 숨구멍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囟자는 그러한 모습으로 그려졌었다. 그러니 恖자는 머리(囟)와 마음(心)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깊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囟자가 田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思(사, 새)는 성(姓)의 하나로 ①생각, 심정(心情), 정서(情緖) ②의사(意思), 의지(意志), 사상(思想) ③뜻 ④마음 ⑤시호(諡號) ⑥성(姓)의 하나 ⑦어조사(語助辭) ⑧생각하다, 사색하다 ⑨그리워하다 ⑩슬퍼하다, 시름 겨워하다 그리고 ⓐ수염이 많다(새) ⓑ수염이 많은 모양(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侖)이다. 용례로는 돌이키어 생각함을 사고(思顧), 생각하고 궁리함을 사고(思考), 사유를 통하여 생겨나는 생각을 사상(思想), 정을 들이고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함을 사모(思慕), 마음으로 생각함을 사유(思惟), 여러 가지 일에 관한 깊은 생각과 근심을 사려(思慮), 생각하여 헤아림을 사료(思料), 생각하여 그리워함을 사련(思戀), 늘 생각하여 잊지 아니하고 마음속에 간직함을 사복(思服), 생각하고 바람을 사망(思望),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어 깊이 생각함을 사색(思索), 서로 엉킨 많은 생각이나 생각의 실마리를 사서(思緖), 정의의 길을 그려 생각함을 사의(思義), 한 시대의 사상의 일반적인 경향을 사조(思潮), 마음 먹은 생각을 의사(意思), 생각하는 바를 소사(所思),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을 묵사(默思), 고통스러운 생각을 고사(苦思),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심사(深思), 묘한 생각을 묘사(妙思), 객지에서 갖는 생각을 객사(客思), 지나간 뒤에 그 사람을 사모함을 거사(去思), 곰곰이 잘 생각함을 숙사(熟思), 생각이나 느낌이 많음을 다사(多思), 저녁 때의 슬픈 생각을 모사(暮思),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무사(思無邪), 어떠한 문제를 생각하여 해석이나 구명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을 사고방식(思考方式), 사모해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사모불망(思慕不忘), 여러 가지 일에 대한 생각과 사물을 제 분수대로 각각 나누어서 가름을 일컫는 말을 사려분별(思慮分別),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말고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한 때일수록 위험이 닥칠 때를 생각하여 미리 대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안거위사(安居危思),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리에 합당한 지를 생각하라는 말을 견리사의(見利思義),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생각을 너무 깊게 함 또는 애쓰면서 속을 태움을 일컫는 말을 노심초사(勞心焦思), 깊이 생각하고 깊이 고찰함 또는 신중을 기하여 곰곰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심사숙고(深思熟考),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보통의 이치로는 추측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 또는 눈앞의 즐거움에 겨워 근본을 잊게 될 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몹시 뒤섞이고 착잡하여 어수선하게 생각함 또는 그 생각을 일컫는 말을 호사난상(胡思亂想),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보통 사람으로서는 헤아리지 못할 생각이나 평범하지 않는 생각을 일컫는 말을 비이소사(匪夷所思), 낮에 생각하고 밤에 헤아린다는 뜻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깊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주사야탁(晝思夜度),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수사원(飮水思源), 일을 하면 좋은 생각을 지니고 안일한 생활을 하면 방탕해 진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노사일음(勞思逸淫) 등에 쓰인다.
▶️ 故(연고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 오래 되다)로 이루어졌다. 옛날로부터의 습관에 따라 일을 함을 나타낸다. 古(고)와 마찬가지로 오래 되었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故자는 ‘옛날’이나 ‘옛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故자는 古(옛 고)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전쟁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옛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攵자가 더해진 故자는 본래 어떠한 일의 ‘원인’이나 ‘이유’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게 된 ‘이유’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이라는 뜻이 확대되었기 때문에 古자나 故자가 큰 구분 없이 쓰일 때가 많다. 하지만 古자는 주로 ‘오래되다’를 뜻하지만 故자는 ‘옛날’이나 ‘옛일’을 뜻할 때가 많다. 그래서 故(고)는 (1)옛날의 (2)죽은 사람의 성명(姓名)이나 별호 위에 쓰이어 이미 옛 사람이 된,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 된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연고(緣故), 사유(事由) ②까닭, 이유(理由) ③도리(道理), 사리(事理) ④친숙한 벗, 잘 아는 교우 ⑤관례(慣例), 관습(慣習), 선례(先例) ⑥사건(事件), 고의(故意)로 한 일, 일부러 한 일 ⑦예, 이미 지나간 때 ⑧옛날, 옛일 ⑨원래(原來), 본래(本來) ⑩죽은 사람 ⑪나이 많은 사람 ⑫거짓, 꾸민 계획(計劃) ⑬끝 ⑭훈고(訓詁), 주해(註解) ⑮고로, 까닭에 ⑯그러므로 ⑰일부러 ⑱반드시 ⑲참으로, 확실히 ⑳처음부터, 옛날부터 ㉑옛, 예전의, 옛날의 ㉒일부러, 짐짓, 고의로 ㉓써 ㉔오래되다 ㉕죽다 ㉖시키다, 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예로부터 전해 오는 유서 깊은 일을 고사(故事), 오래도록 사귄 벗을 고우(故友),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옛 집을 고거(故居), 사고로 말미암아 잃음을 고실(故失), 일부러나 억지로 하려는 뜻을 고의(故意), 전에 살던 땅을 고지(故址), 옛날 모습을 고태(故態), 고토의 폐허를 고허(故墟), 인습에 젖은 늙은이를 고로(故老), 도둑이 훔쳐 낸 물건인 줄 알면서 사는 것을 고매(故買), 고의로 저지른 죄를 고범(故犯), 고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을 고살(故殺), 옛날부터 내려오는 습관을 고습(故習), 일부러 어김을 고위(故違), 일부러 시비를 걸어서 싸움을 고투(故鬪),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을 고향(故鄕), 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어떤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를 연고(緣故), 죽음의 높임말을 작고(作故), 사고가 있음을 유고(有故), 탈이 없이 잘 있음을 무고(無故), 옛 것을 익힘을 온고(溫故), 재변이나 사고를 변고(變故), 부모의 상사를 당함을 당고(當故), 병으로 말미암은 사고를 병고(病故), 아기를 낳는 일을 산고(産故), 옛날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어구를 고사성어(故事成語),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사물에 관한 유래나 역사라는 말을 고사내력(故事來歷), 일부러 말썽이 될 일을 일으킨다는 말을 고심사단(故尋事端), 미리 뜻을 가지고 마음을 쓴다는 말을 고의주의(故意注意), 사귄 지 오랜 친구의 자식이라는 말을 고인지자(故人之子),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말을 온고지신(溫故知新),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옛 친구라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를 이르는 말을 죽마고우(竹馬故友), 오래 살던 타향을 고향에 견주어 이르는 말을 병주고향(竝州故鄕), 사귀는 대상은 오래된 사이일수록 좋다는 말을 인막약고(人莫若故), 아무 사고가 없이 나올 자리에 나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무고부진(無故不進) 등에 쓰인다.
▶️ 鄕(시골 향)은 ❶회의문자로 郷(향), 鄊(향)은 통자(通字), 乡(향)은 간자(簡字), 鄉(향)은 동자(同字)이다. 지금의 자형(字形)은 마을(邑; 읍)과 마을이 서로 마주하여 길이 통(通)하다의 뜻, 마을, (白+匕)의 옛 모양은 음식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사람의 모습을 본뜬 것이며, 본디 식사(食事)를 한다는 뜻으로는 따로 饗(향)을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鄕자는 ‘시골’이나 ‘고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鄕자는 매우 복잡한 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鄕자를 보면 식기를 두고 양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을 초대해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심지어 음식을 건네주는 모습까지 표현되어 있었다. 鄕자는 이렇게 사람을 초대해 ‘잔치를 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후에 정감이 넘치는 마을이란 뜻이 파생되면서 ‘고향’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전에서는 鄕자에 食(밥 식)자를 더한 饗(잔치할 향)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鄕(향)은 (1)고대(古代) 중국이나 신라(新羅), 고려(高麗)의 부곡(部曲)의 하나 (2)중국의 주대(周代)에 있었던 행정(行政) 상(上)의 한 구역(區域). 곧 1만 2천 500호가 있는 땅을 이름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시골, 마을 ②고향(故鄕), 태어난 곳 ③곳, 장소(場所), 지구(地區) ④행정(行政) 구역(區域)의 이름 ⑤접대(接待) ⑥향음주례(鄕飮酒禮)의 준말 ⑦메아리, 울림, 음향(音響) ⑧추세(趨勢), 경향(傾向) ⑨만약(萬若) ⑩장차(將次), 막 ⑪지난번 ⑫대접하다 ⑬향하다 ⑭치우치다, 편애하다 ⑮누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을 촌(村)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서울 경(京)이다. 용례로는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나 시름을 향수(鄕愁), 고향이나 시골의 마을을 향리(鄕里), 태어난 곳 또는 시골을 향토(鄕土), 고향에서 온 소식이나 편지를 향신(鄕信), 시골에 사는 백성을 향민(鄕民), 같은 고향 사람을 향인(鄕人), 시골의 마을을 향촌(鄕村), 시골의 선비나 유지를 향사(鄕士), 자기가 났거나 사는 시골의 마을 또는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향당(鄕黨), 시골에서 온 손님을 향객(鄕客), 시골의 구석진 곳을 향곡(鄕曲), 고향의 관문 곧 고향의 지경을 향관(鄕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을 고향(故鄕), 제 고장이 아닌 다른 고장을 타향(他鄕),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귀향(歸鄕), 시조의 고향을 관향(貫鄕), 나그네로 가 있는 타향을 객향(客鄕), 고향이나 향리에 있음을 재향(在鄕), 같은 고향을 동향(同鄕), 고향을 떠나감을 출향(出鄕), 자기 집이 있는 고향을 가향(家鄕), 고향을 그리고 생각함을 망향(望鄕), 서울에서 시골로 거처를 옮기거나 이사함을 낙향(落鄕), 고향을 그리며 생각함을 사향(思鄕), 고향을 그리며 생각함을 회향(懷鄕), 자기가 사는 고장을 본향(本鄕), 사람이 상상해 낸 이상적이며 완전한 곳을 이상향(理想鄕), 고을의 선비들이 모여 읍양하는 절차를 지키어 술을 마시고 잔치하던 행사를 향음주례(鄕飮酒禮), 타향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나 여행 중의 몸을 이향이객(異鄕異客), 조국이나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지방을 만리타향(萬里他鄕), 어떤 고장에 가면 그곳의 풍속을 따르고 지킴을 입향순속(入鄕循俗), 비단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