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 (한국시간 27일 오전)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운 기록이 탄생했다. 한 선수가 한 경기에 두 팀 소속으로 뛰는 일이 벌어졌다. 잘못 읽은 것 아니다.
대니 잰슨(29)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타자이기도 했고, 그 순간 보스턴 레드삭스 포수로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두 팀은 지난 6월 26일 맞붙었는데 비 때문에 일시 중단됐다. 다음날 잰슨은 트레이드돼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었는데 26일 오후 6시 경기에 앞서 서스펜디드 됐다가 재개된 경기에 포수로 마스크를 쓰면서 블루제이스 타자로도 나서게 된 것이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난 그냥 얼굴을 푹 숙이고 경기할 것"이라면서 "한없이 멋진 일이다. 그러나 결국 난 볼 게임을 이기고 싶으며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시즌을 치르는 중, 특히 일시 중단된 게임 뒤에 트레이드되는 사례는 적지 않았으나 한 선수가 상대 팀 선수로도 뛰는 일은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잰슨은 두 달 전 경기가 중단됐을 때 블루제이스 타석에 들어선 선수였다. 2회 초 원 아웃 주자 1루 상황에 타석에 나선 그는 원 스트라이크일 때 비가 내려 일시 중단됐으므로 이 상태에서 재개됐는데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를 구장으로 쓰는 홈 팀의 주전 포수라 옛 소속팀은 그의 타석에 대타 달튼 바쇼를 내보냈다. 잰슨은 주자의 2루 도로를 허용했다.
알렉스 코라 레드삭스 감독은 잰슨이 주전 포수로 출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맞다. 그가 공을 받는다. 역사를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블루제이스가 4-1로 이겨 5연승을 내달렸고, 레드삭스는 4연패 늪에 빠졌다. 재개 경기가 끝난 뒤 잰슨은 MLB 닷컴 인터뷰를 통해 "낯설었다. 난 역사가 되는 이런 상황에 내 스스로를 상상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난 전에 그런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이라도 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두 팀은 오전 8시 10분 또 대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