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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 2009년 10월 25일(일) 10:00~16:00
2.장 소 :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종합운동장~의암호 주변 돌고 골인!
3.거 리 : 42.195km
4. 5km LAP : [1st (5km)] 33'11 / 33'11 [2nd (10km)] 32'45 / 65'56(1시간 05분 56초) [3rd (15km)] 32'16 / 98'12(1시간 38분 12초) [4th (20km)] 33'45 / 131'57(2시간 11분 57초) [ HALF C/P=>2시간 23분 48초 / 5분여간 휴식-쵸코파이+게토레이+화장실 ]
[5th (25km)] 39'40 / 171'37(2시간 51분 37초) [6th (30km)] 38'03 / 209'40(3시간 29분 40초) [7th (35km)] 36'45 / 246'25(4시간 06분 25초) [8th (40km)] 43'20 / 289'45(4시간 49분 45초) [GOAL (42.195km)] 22'58 / 312'43(5시간 12분 43초) (전반 Half 2:23:48 / 후반 Half 2:48:55 / 약 25분7초의 차이가 있었다.)
5. 복 장 : 상의 - 런클 8주년 반팔 기념티 위에 런클 싱글렛 겹쳐서 착용 하의 - 런클 검정색 삼각팬티 + 런클 노랑색 모자 + 인진지 발가락 양말
6.신 발 : 나이키 줌 스트럭쳐 트라이액스 +12 (송파구 fleetrunner에서 전문가의 과학적인 검사???를 거쳐 구매함)
7. 날 씨 : 구름이 하늘을 가려주었고, 나중에 해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됨
8.후 기 : 결론적으로 즐거운 "춘마여행"이었다. (스크롤의 압박 때문에 먼저 결론을 썼습니다. ㅋㅋㅋㅋ)
(#0) 출발지점
[새로운 출발 및 골인지점인 "송암스포츠타운"내 종합운동장 전경]
작년까지는 터미널 근처에 있던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출발을 하였으나, 올해부터는 의암호 주변에 위치한, 새로 깨끗하게 신축되어진 "송암스포츠타운"이 그 출발지점이 되었다.
올해 신축된 새 시설이라서 그런지 말끔하다. 마치 아파트로 치자면 새집의 벽지내음이 아직까지 나는 것 같았다..... 다소 자리가 잡히지 않은 느낌도 있고....
올해부터는 운동장 혼잡과 안전을 위해서 배번호가 없는 사람은 경기장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강화되었다. 스탠드에서만 응원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이 조치로 인하여 나중에 골인지점이 비교적 잘 통제되었지만, 예년과 같은 감동적인 장면-가족들이나 응원단들의 뜨거운 포옹과 땀방울과 함성이 귓가에 직접 부딪치던 응원들...-을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 아침에 신도림역에서 내가 속한 런너스클럽 단체버스 탑승하여 시원하게 새로 뚫린 춘천행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서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대회 장소에 도착했다. 역시 달림이들과 가족 그리고 응원단들로 엄청나다.
단체버스에서 내려서 근처 상인에게서 "파워젤" 3개를 5,000원에 구입했다.
런클 안목달 일행과 옷을 갈아입고, 종합운동장 안으로 들어갔다. 매년 그렇듯이 중반 이후에 쥐도 나고 힘들어서 걸을 것 같아서, 추위에 대비하여 반팔티에 싱글렛을 입었다.
Arm-Band에 MP3와 이어폰을 감아찼다. 썬글라스도 착용했다. 이 두가지는 후반에 "쪽팔림 방지용"으로는 그만이다. ㅋㅋㅋ
복장을 갖추고, 짐을 맡기고 경기장안으로 들어갔다.
런클현수막을 중심으로 몇몇 런클회원들이 모여서 스트레칭을 한다. 나도 따라서 스트레칭을 했다. 화이팅도 하고, 몇몇사람과 사진도 찍고.... 그 유명하신 "맘만오빠"님께서 저를 알아봐 주시고 힘~을 불어 넣어주신다.
[런클 회원들과 함께 - 실다이 녀석 어디에 있을까요???]
기록미보유자-최근 2년이내 기록이 없는사람-로 분류되어 "L"그룹으로 간다. 상마클 가브런님도 만나고, "L"그룹 공식페매하시는 불독님도 만났다. 런클 찍사를 불러와서 사진도 찍었다. 샹하이황님께서도 오셨다는데, 찾아가서 인사를 못드렸다. 서로 격려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상마클의 자랑이자 고수이신 "가브런"님과 언제나 마냥 즐거운 철없는 꼴찌달림이 "실다이" 녀석]
[좌로부터 가브러님+불독님(L그룹 5시간 공식페매)+실다이]
(#1) 출발~5km 코미디언 배동성씨의 유창하고, 활기있는 멘트와 함께 대회는 시작되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마라톤 사회자로써는 배동성이 최고다~
10시가 지나자 엘리트선수들 출발이다. 대부분 까무잡잡하다. 케냐선수 몇사람 초빙했나보다.
배번호 그룹별(A~N그룹)로 출발하기에 "L"그룹인 나는 40여분 뒤어 출발한다' 무더기로 달리게 된다. 그래서 빨리 뛸래야 뛸 수 없는 상황이다. 차라리 다행이다. ㅋㅋㅋ
춘천종합운동장이 헐리고, 의암호 주변에 새로이 신설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출발하기에 작년과 비교할 때 초반 5km까지의 코스는 처음 접하는 생소한 코스이다. 조금 달리다가 유턴도 한다...ㅎㅎㅎ 우리 "L"그룹 페매이신 불독님을 살짝 앞질러서 달려본다.
굴다리를 지나면서 너나 없이 함성을 지른다. 나는 그냥 침묵한다. 왜냐하면 힘 빠질까봐서....ㅋㅋㅋ
[카메라만 보이면 머리 위로 하트 그리는 습관이 있어서...]
오늘 나의 작은 소망은... (1)중간에 쥐가 나지 않고, 부상없이 무사히 완주할 수 있기를... (2)기왕이면 5시간이내에 완주하여, 내년 동아마라톤 출전자격을 획득할 수 있기를...
6분~7분 사이로 달려보기로 굳게 마음 먹고 달린다. 조금 더 달리다보니 우측에 의암호가 나타난다. 이어서 첫번째 급수대가 나타나면서 5km지점임을 알려준다. 급수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바로 앞에 다리(신연교라고 했던가???)가 보인다. LAP TIME(5km구간 / 누계) : 33분 11초 / 33분 11초
(#2) 5km~10km 아직까지는 전혀 물을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급수대를 건너 뛰었다. 다리를 건너자 좌측에는 삼악산이 우측에는 의암호가 나를 반겨준다.
삼악산의 단풍이 기대했던 것 보다는 그다지....ㅋ 다음주가 지나야 절정을 이룰 듯 하다. 그래도 아름다운 춘천의 풍경이다.
불독님을 앞지르다 보니, 마땅한 나의 페매가 없다. 조금 달리다 보니, 꾸준히 이븐페이스로 달리시는 달림이를 발견하고 바로 뒤로 바짝 붙어서 달린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달림이 체격이신 분이다. 아주 천천히 고른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신다.
몸이 서서히 풀려가면서, 마음과 날씨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찾아간다. 더 치고 나가고 싶었으나, 결국 후반에 나의 결과를 알기에 꾸욱 참아본다. 아직까지 주변에 사람이 많다.
꾸준히 앞에있는 아저씨를, 상쾌한 마음으로 쫒아간다. 10키로 급수대에 도착하자 앞서 가시던 아저씨가 급수대로 가신다. 나는 그대로 질주를 계속하였다. 벌써 목이 마르신가 보다....나는 괜찮은데.....ㅋ LAP TIME(5km구간 / 누계) : 32분 45초 / 65분 56초
(#3) 10km~15km 또 다시 적당한 페매를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까처럼 나와 비슷한 속도의 꾸준한 달림이가 눈에 띄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I'그룹 5시간 페매의 커다란 주황색 풍선이 저 멀리 눈에 띄인다. 엥???? 현재 나는 6~7분대로 뛰고 있는데, L->K->J그룹까지 지나쳤다는 건가??? 이해할 수 없다. .............. 15km 지점을 앞두고 비교적 짧은, 그러나 상당한 오르막이 눈에 떡하니 나타났다. 순간 앞쪽과 좌우 달림이들을 찢어진 눈으로 바라보면서 음흉한 웃음을 짓는 배불뚝이 실다이....ㅋ 나는 자칭 "언덕전문가"이다.(그러나, 후반 39km 지나면서 이 말을 후회하게 된다....ㅋㅋㅋ) 머리를 약간 숙이고, 바로 앞만 바라보면서 오던 속도 그대로 뛰쳐나갔다. 아..이 쾌감.... 벌써부터 지쳐서 걷거나 천천히 오르막을 오르는 다른 달림이들을 보면서 쾌감을 느껴본다. '역시 나는 언덕 체질이야'
고개를 넘어 조금 가다보니 15키로를 만나다. 급수대와 함께.... 처음으로 물컵 하나를 잡아서 가볍게 마셨다.
아직까지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LAP TIME(5km구간 / 누계) : 32분 16초 / 98분 12초
(#4) 15km~20km 15km 급수대에서 첫 급수를 마치고, 이전처럼 꾸준히 밀고 나갔다.
저 발치에서 젊은 남녀가 함께 달린다. 여자친구-부인일지도 모르겠지만-가 힘들어 하면, 남자친구가 다독여 주며 달린다. 가끔 손도 잡고 달린다. ..................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내가 울 아내와 언제 처음 손을 잡아 봤더라???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지??) 얼마전엔가 내차를 운전하면서 함께 어디를 다녀온적이 있었다. 내가 운전을 하고, 아내는 우측 조수석에 앉았다. 신호대기중에 갑자기 아내의 손을 내가 잡았다. 아내가 잠깐 멈칫하더니,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아내 : 갑자기 왜?(손을 잡으시나요?) 실다이 : 아니..그냥...(긁적긁적..) 아내 : (다시 미소 짓는다..) 실다이 : 여보! 내가 당신 손 잡으면, 지금도 짜릿한가요? 아내 : (피식 웃으면서)아니! 당신은? 실다이 : 어..어..어..나두 짜릿하지는 않지. 우리가 함께 산지가 지금 몇년인데....(에구 멋없어라..쩝)
지금으로 부터 20여년전 아내를 처음 알게되어, 사귄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배웅하기 위해서 동대문에서 함께 버스를 탔다. 맨 뒷쪽의 긴 의자 한쪽 구석에 함께 앉았다. 연애 초기에 이미 나는 울 아내에게 푸욱 빠져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서로 순진하여 아직까지 손한번 잡아본적이 없었다. 한적한 일요일 도심버스 안에서 나는 용기를 내어서 아내에게 말을 던졌다.
실다이 : 저..저..저기요..은정씨... 아내 : (다소 놀라면서) 네? 실다이 : (속으로 숨을 한번 깊게 들여 마신후에 용기를 내어) 저..저..손한번 잡아보면 안될까요?(에구 이런 바보..) 아내 : (미소와 함께 그냥 웃기만 한다.).... 실다이 : (순간 당황하며..그러나 여자의 무응답과 미소는 긍정을 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왼손으로 아내의 오른손을 살짝 잡는다.) (꼭 잡은 아내의 손을 나의 가슴에 살짝대면서) (나도 모르게) "아! 너무 좋다..."(에구 이런 바보...ㅋ)
지금 생각하면 정말 조선시대에나 있을법한 이야기지만, 나중에 아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은, 당시에 순진한(차라리 바보에 가까운..) 나의 행동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하기야, 서로 워낙 쑥맥이였으니...ㅋㅋㅋ
달리기 하다가 영양가 없는 생각으로 빠져 버렸네? ................................ 암튼 참 좋을 때다... 저 발치에서 열심히 달리는 두 선남선녀의 즐거운 완주를 기원해본다.
요새 울 아내가 열심히 요가와 헬스장 출입을 하고 있다. 내가 몇번 함께 달리자고 했더니, 열심히 운동해서 내년에는 10km 함께 달려보겠다고 한다.
에구.. 정신차리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20키로 지점에 도착한다. LAP 타임 버튼을 누른 후에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작년에는 바로 이 지점에서 포기하고 회수차를 탓건만... 올해는 다행히 "쥐"도 오르지 않고, 크게 지치지 않았다. LAP TIME(5km구간 / 누계) : 33분 45초 / 131분 57초
(#5) 20km~25km 쉬면서, 잠시 화장실도 들르고, 음식도 보충해 본다. 쵸코파이 2개와 이온음료 한컵을 먹었다. 약 5분정도 휴식을 취한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주황색 페매풍선을 달고오신 불독님도 도착하셨다. 잠깐 쉬실 모양이다.
다시 출발하려고 했는데, 너무 오래 쉬어서 인지 첫걸음 떼기가 꽤나 힘들다. 의지적으로 달렸다. 서서히 속도가 나면서 달려왔던대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춘천댐까지 아주 완만한 경사의, 그러나 꽤 지루한 오르막길이 계속되었다. 열심히 달렸다.
[여전히 즐거움에 썩은 미소와 함께 "V"질을 하는 실다이]
춘천댐 부근을 건너면서 의암호 맞은편 길에 들어선다. 25km 지점에 도착한다. 5분여 동안 휴식시간을 빼면 아직은 7분이내로 달리고 있는 것이 맞는것 같다. 에구, 다행이다.....=^.^= LAP TIME(5km구간 / 누계) : 39분 40초 / 171분 37초
(#6) 25km~30km 25km 급수대에서 "스포츠(파워)젤"을 2개 받아서, 그중 한개를 물과 함께 마신후에 다시 출발하였다.
달리다 보니, 조심씩 힘이 부침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장거리 LSD와 근력 훈련 부족을 깨닫게 하는 구간이었다.
"쥐"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의식을 하면서, 최대한 "쥐"가 숨어 있을 법한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주법을 선택하면서 달려본다.
km당 7분을 넘어간 구간이 되었다.
어렵게 어렵게 그리고 어렵게 30키로 지점에 도달한다.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 구간이었다.) LAP TIME(5km구간 / 누계) : 38분 03초 / 209분 40초
(#7) 30km~35km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동호회-특히 목동마라톤-의 응원과 가끔씩 보이는 마을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려서 달려본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다소간 지루한 오르막길과 나름 언덕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이내 넓은 도로와 함께 평지가 계속된다.
힘이 들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널직하고 평평한 도로는 반갑기는 했지만, 이게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계속 달리다 보니, 너무 지겹고, 이것이 의욕상실까지도 오게하는 것 같닸다. 역시 오르고 내리는 길이 달리기에는 최적임을 깨닫는다.
어느 순간부터 불독님을 발견하고, 오른쪽에 바짝붙어서 달리고 있는 실다이...=^.^= 불독님께 말을 걸어보았다.
실다이 : 불독님~ 그런데 상해에서 저를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불독님 : 네, 봤죠! 실다이 : (문뜩 생각이 난다)아하~ 민항체육공원에서 함께 아침운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불독님 : 괜찮나요? 실다이 : 25km에서부터 죽겠습니다. 불독님 : (살짝 웃으시면서)힘드실테니, 더이상 말씀하지 마시고, 잘 달리세요! 실다이 : (고갯짓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마음을 고쳐잡고, 이내 앞질러 나간다.)
조금 달리다보니 오른쪽 다리 종아리 앞부분이 상당히 불편해짐을 느낀다. 잠시 멈춰서 전봇대를 붙잡고 스트레칭을 한 후에 다시 출발한다.
우회전 하라는 표지판을 보면서 소양2교를 향했다. 다시 다리에서 피곤함을 호소한다. 소양2교 2/3를 건넌 후에 천천히 걷는 모드로 바꿔본다.
[소양2교에서 카메라를 보고 습관적으로 하트를 그려본다]
잠시후에 불독님의 5시간 페매풍선이 나를 지나쳐 가신다. 뒷따라서 한무리의 달림이들이 5시간이내 완주를 위하여 불독님을 따라서 다리를 건너간다.
그냥 보내드렸다.
걷는듯 뛰는듯, 겨우 겨우 35키로 지점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아직까지는 5시간 이내 완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7분으로만 계속 달리수 있다면.... LAP TIME(5km구간 / 누계) : 36분 45초 / 246분 25초
(#8) 35km~40km 야...이제 7km정도 남았다. 힘을 내자..실다이~~~ 그러나 이미 지쳐버린 실다이...쩝...=^.^=
내가 다시는 풀코스 뛰나 봐라.....(ㅋㅋㅋ)
아니, 1,860고지 황산을 목,금요일 2일동안 등반하고, 토요일날 비행기타고 서울도착해서, 곧바로 다음날 풀코스를 뛰다니... 실다이 네가 무슨 선수니? 아니 달리기에 환장한거니????
37km 지점에서 낯익은 분들과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런너스클럽 회원들이다. 오만상을 찡그리며 거의 경보수준으로 달리고 있는 나에게 힘~을 외쳐준다. 갈색의 진한 액체가 들어있는 컵을 나에게 마시라고하면서 쥐어준다. 런클의 "비법수"라고 한다. 쭈욱 마셨다. 별 반응이 없다. 효과가 즉빵인 "비법수"는 없을까???? 뭔가 특별하고 획기적인 대안이 없다면, 나는 여기서 무너질것만 같았다.
엄청난 몸무게를 버티면서 30여키로를 넘게 달려온 양쪽 무릎이 아프다고 계속 외친다.
39km를 지나면서 나는 그냥 멈춰섰다. 더이상 뛰다가는 죽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포기하기는 싫고...계속 걸었다.
이미 완주하고 걸어나오시는 많은 분들이 보인다. 그중에서 나의 유니폼을 보고서, 많은 런클분들이 "런클 힘~"을 외쳐주신다.
나는 썩은 미소로만 응대할 뿐 여전히 걸었다.
런클 회장님이신 백갈매기님께서도 나를 발견하신다. "실다이! 너 지금 걷고있는거니?" 나는 여전히 말할 기운도 없다. 그냥 씨익 웃으면서 지나쳐간다.
아주 완만한 언덕이 나왔지만, 초반 14키로지점의 가파른 언덕보다도 더 힘들고 길어 보였다.
암튼 40키로 지점을 통과한다. LAP TIME(5km구간 / 누계) : 43분 20초 / 289분 45초
(#9) 40km~Goal 급수대에서도 물을 먹고, 중간에 아주머니께서 커다란 "다라이"에다 호스를 대고서 지쳐있는 달림이에게 물을 공급해주고 있다.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받아 마셨다. 고마우신 춘천 아지메...감사합니다....
언덕이 또 나타나서, 이내 걸었다. 바로 눈앞에 출발지점이었던 운동장이 보인다.
[지친 몸으로 운동장을 향하는 실다이]
마음을 가다듬고, 지친다리에게 주문을 외워본다. 제발 1km정도만 달려보자. 운동장에 외곽이 끝나는 지점에서 런클의 단결님께서 나를 보고 반가와하신다. 사진기를 들이대신다. 멈춰서서 한장 찍었다.
그리고 곧바로 운동장 안으로 들어섰다. 한발짝 한발짝 밟히는 운동장 트랙이 그렇게 푹신할 수가 없다.
[골인지점 사진사를 보고 Show 하고있는 실다이]
운동장 트랙의 4/5정도를 더 돌아서 골인하였다.
어쨌튼 장하다 실다이~ 수고했다 실다이~ 비록 5시간을 넘겼지만 수고한 나의 신발, 무릎, 그리고 나자신에게 감사드리고,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아울러, 3시간40분대의 호기록으로 완주한 가브런님과 성실하고 멋지게 5시간 페매를 완수하신 불독님께도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샹하이황님~ 다음번에는 꼭 찾아가서 인사드리겠습니다...힘~ =^.^=
[역주하는 상마클의 고수 가브런님]
[즐겁게 페매하시는 상마클의 자랑 불독님]
나는 벌써 내년 가을의 전설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있다. 나는 춘마가 가장 좋다.
길고도 긴 마라톤여정을 끝내는 순간, 춘천의 가을은 훨씬 더 깊어진 느낌이다. 삼악산 나뭇잎에도, 의암호 호숫면에도, 그리고 실다이의 마음에도 저만큼 깊숙히 가을이 익어간다.
[기필코 완주하다!!!!!!!]
LAP TIME(2.195km구간 / 누계) : 22분 58초 / 312분 43초 =>결국 5시간 12분 43초의 공식기록이 핸드폰으로 전송되어진다.
[Epilogue]
이번 춘마를 통하여 느낀점.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근력을 키워야겠다. 장거리 LSD를 많이 해야겠다. 그래야 몸이 거리를 기억하고, 페이스 조절이 될 듯... 장기적으로 몸무게를 왕창 빼야겠다.
새로산 "나이키 줌 스트럭쳐 트라이액스 +12"는 나의 과회내전과 피로를 잡아준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다음에 한국에 가면 바로 그 전문점에서 연습용 런닝화를 미즈노로 하나 더 구매할 계획이다.
춘마에서 5시간이내 완주가 안되어서 내년 3월 동마대회 출전자격을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웠으나, 생각해보니 상해마라톤이 남아있네...아이쿠 이렇게 좋을 수가.. 상해때는 반드시, 아니 여유롭게 5시간 안에 들어올 자신이 있다...ㅋㅋㅋㅋ 안되면 할 수 없고...ㅋㅋㅋ
풀코스 완주후 다음날까지 다리-특히 무릎 연골부위-가 너무 아팠으나, 화요일부터는 감쪽같이 괜찮아졌다. 나는 마라톤 체질인가 보다...ㅋㅋㅋㅋ(단순한 실다이...=^.^=) 다만, 현재 아랫입술에 물집이 잡혔으며, 토요일 비행기 옆자리에 있던 남자분에게 감기가 옮아 옴. 열은 안나는데, 아직도 가끔 기침이 나오는데..괜히 걱정됩니다.
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갈때는 빠르고 편하게 갔는데, 돌아올때는 왜 이리 막히던지....쩝 언덕을 좋아하지만, 워낙 하수인지라 후반 39키로 부터 짧게 나타나는 2번의 오르막길은 나에게 정말 "쥐약"이었다. 위 2가지를 춘마조직위원회에서는 고려해 보심이 좋겠다.
자랑스럽게 상마클 운동복을 입고서 5시간 안에 완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서, 풀코스보다도 더 긴, 느림보 거북이+배불뚝이 실다이의 하소연을 겸한 힘든 "풀뜯기 후기"를 마칩니다.!!!! 상마클 힘~ 실다이 힘~
"함께 뛰는 마라톤, 즐거운 인생" "즐겁지 않으면, 그것은 **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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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실다이님! 잘 완주하셨군요^^ 목표달성 안됐다고 실망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하셔서 마라톤을 오래도록 즐기셔야지요... 상하이황님! 가브런님! 잘 완주하셨지요? 모두들 골인후 결국 또 다시 뵙지 못하고 그냥 헤어져서 섭섭하군요... 또 다른 대회에 함께 참가하게 될 때 준비잘해서 다시 만나뵙기를 바랍니다...상하이마라톤 힘!!!
큰풍선 어디서 구입했나요?항주 2시간15분페메이신 꽌슈사랑님에게도 하나 있으면 좋겠네요!ㅎㅎ
저도 비제이님과 같은 생각했는데... ㅋㅋㅋ 불독님도 멋지세요~~ 정말 같은 팀이라는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한편의 드라마 입니다. 빠른 사람이나 느린사람이나 모두가 동일한 고통과 인내를 요구합니다. 모두가 승리자 입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실다이님 화이팅~!!!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복근근력,장거리 연습만 병행하면 실다이님 속도라면 4시간30분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한달남은 상마를 대비해서 복근운동과허리운동을 매일 하시길 추천합니다.그리고 하트포즈만 줄이더라도 5분정도 당길수 있었을텐데....생각합니다.ㅋㅋ이번 일요일 34키로 lsd나오세요.천사마트5시30분.완주축하드립니다.
역시..그 긴시간을 끝까지..대단합니다요...
런클 회원분들은 거의가 페메이시네요... 풍선 하나씩은 기본으로 달고 계시네요....^^ 실다이님께서도 체중감량만 조금 된다면,,,, 뭐랄까? 로베님과 함께 실력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을려고 살속에 꽁꽁 숨겨 놓으신듯한 느낌..^^ 최적의 환경에서 즐달 하셨다니 너무너무 부럽고 축하드립니다.. ^^ 실다이님 힘!
정말 잘 읽엇습니다...완주 추카 드립니다. 저라면 포기햇을것 같아요...풀코스에서 대해 점점 더 겁을 먹고 잇습니다...
웃는 얼굴이 넘 멋진 실다이님! 어쩜 사진마다 여유로운 웃음으로 가득하시네요!*_* 저의 첫풀 상마때 큰풍선 하나 들어주시렵니까? -꾸뻑-
너무 멋지세요~~ 사진을 보니까 제가 꼭 그 속에 있는 것 같은 열기가 느껴집니다. 부상없이 완주를 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시간대 마다 상태를 묘사하신 글을 읽으면서 마치 제가 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마 제가 이번 상마때 같은 고통과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도움 많이 됐습니다. ^^ 그리고 실다이님... 사진빨 잘 받으시네요~ 쿄쿄쿄~~
미소와포즈가 멋지신 실다이님 완주 축하 드려요. 느림이나 빠름이나 피차 일반 중국인들은 이걸 ""차부뚜어선생""이라 하죠.
무척 여유가 있네요...별생각(?)을 다하면서...달릴 수 있는 정신적인 여유가 있으니...생각이 넘 많아도 피곤하던데...앞으로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빨리 끝내고..뭘 먹을까...뭘 마실까..단순한 생각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