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아침에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는
‘백로(白露)’입니다. 이 무렵이 되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 풀잎에 이슬이
맺히기에 '백로‘ 즉 ’흰 이슬'이라
하였습니다.
엊그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일부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동해로 빠져나갔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피해를 입은 지역의
어려운 처지를 다 같이 아파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할 겁니다.
파랗고 높다란 하늘,
싱그럽고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그 가을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음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음입니다.
(해)백로 [白露]
‘백로(白露)’란 이슬이 내리고 이슬 맺힌 것이 하얗게 보인다는
흰 이슬이라는 뜻입니다.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드는
절기로, 24절기 가운데 열다섯 번째입니다.
양력으로는 9월 7~8일경부터 9월 23일 전까지이며,
음력으로는 7, 8, 9월 절입니다. 올은 8, 9월절입니다.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크게 떨어지며,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 들녘의 농작물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힙니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선선하고 차가운 기운이
돌며, 특히 추석 무렵으로 고추는 더욱 붉은색을 띠기 시작
하는 등, 오곡백과가 여물어가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보통 가을장마가 걷히고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간혹 남쪽에서 오는 태풍과 해일로 인해 벼포기가 쓰러지거나
해안 지방에서는 해일로 인해 농작물이 해를 입기도 합니다.
엊그제 ‘힌나노’ 태풍으로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백로 다음에 오는 ‘중추(中秋)’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입니다.
백로 전에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를 ‘고려사(高麗史) 권 50 지(志) 4역(曆)
선명력(宣明歷) 상(上)‘에서는,
’백로‘의 15일간을 5일씩 3 분(分)하여 특징을 말하였는데,
“첫 5일간인 초후(初侯)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둘째 5일간인 차후(次侯)에는 제비가 돌아가며,
셋째 5일간인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초가을인 이때는 가끔 기온이 뚝 떨어지는 '조냉(早冷)' 현상
이 나타나 농작물의 자람과 결실을 방해해 수확의 감소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백로에 접어들면 밤하늘에선 순간적으로 빛이 번쩍일 때가
더러 있는데 농부들은 이를 두고 벼 이삭이 패고 익는 것이
낮 동안 부족해 밤에도 하늘이 보탠다고 하였으며 이 빛의
번쩍임이 잦을수록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운데 한낮에는 초가을의 노염(老炎)이
쌀농사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벼 이삭이 여물어 가는 등숙기
(登熟期, 양력 8월 중순~9월 말)의 고온 청명한 날씨는 벼농사
에 더없이 좋고, 일조량이 많을수록 수확량도 많아지게 됩니다.
흔히 칠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못 먹어도 팔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먹는다는 표현으로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
이라고 해서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는 크지 못한다고
했는데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서리가 내리면 찬 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들지요,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습니다.
농가에서는 백로에 벼 이삭을 유심히 살펴 그해 농사의 풍흉
(豐凶)을 가늠하기도 하며 또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도 유심히 관찰하여 풍흉을 점치곤 합니다.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기며, 비록 나락
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때의
햇살과 더위야말로 농작물엔 보약과 다름없는 것입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내리쬐는 하루 땡볕에 쌀 12만 섬이
증산된다고 했습니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간혹 7월 말에 들기도
하는 데 7월에 든 백로는 계절이 빨라 그러한 해에는 참외나
오이가 잘 된다고 합니다. 올 백로는 음력 팔월 열사흘입니다.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 리 천 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
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여겼습니다.
올핸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만했으면 합니다.
또 백로 무렵이면 고된 여름 농사를 다 짓고 추수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고,
부녀자들은 근친하러 가고 또 가까운 친척을 방문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 무렵을 전후해서는 기온도 적당하고
맑은 날이 이어지기 때문에 일조량이 많아 곡식이 여무는데
더없이 좋은 기후이지요,
따갑고 풍부한 일조량은 그간 여름 장마로 못 자란 벼나 과일
들도 늦더위에 알이 여물고 과일은 단맛을 더하게 됩니다.
이때의 더위로 한가위에는 맛있는 햅쌀과 햇과일을 먹게 되는
것입니다.
예부터 내려오는 이 시기의 대표적인 제철 과일로는 포도이
지요, 이른바 '포도 순절(葡萄旬節)’이라 하여 백로에서 추석
까지의 기간을 일컫습니다.
1741(영조 17)∼1793(정조 17).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의 ‘사계시(四季時)’란 시를 소개해 봅니다.
“하얀 이슬 산들바람 가을을 보내주자
발 밖의 물과 하늘 창망한 가을일레
앞산에 잎새 지고 매미 소리 멀어져
막대 끌고 나와 보니 곳마다 가을일레“
이 얼마나 낭만 어린 시인가요,
하얀 이슬과 산들바람이 가을을 보내주니,
여름에 쳐 놓고 아직 걷지 않은 대나무 발
밖으로 하늘이 맑고 높은 가을이라는군요.
매미 소리 멀어진다는 시인의 말이 실감 나게
여름 장마 내내 아침을 깨우던 매미 소리가
자취를 감추는 듯합니다.
한편 이 절기에는 더위가 남아
한낮엔 햇볕이 따갑지만, 밤낮으로는
제법 쌀쌀함을 느끼는 환절기입니다
일교차가 더욱 심한 환절기에
건강에 한층 더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參照文獻
①四時纂要
②韓國歲時風俗辭典
③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文化財管理局, 1969~1981)
④韓國民族文化大百科辭典9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⑤韓國 民俗의 世界5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1)
-2022.09.08.(木) 金福鉉 카톡 房-
[080904, 修訂 220906 ’雪峯]
(카톡 받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