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토) ... 새벽산행, 평창 백덕산
등산코스 : 문재터널 -> 헬기장 -> 삼거리 갈림길 -> 당재 -> 작은당재 -> 먹골 삼거리 -> 백덕산 정상 -> back -> 문재터널 원점회귀(12.5km, 5h)
< 백덕산 소개 >
강원도 치악산 동쪽편 횡성, 평창, 영월 등 3개군의 경계를 이루는 백덕산(1,350m)은 산줄기가 육중하고 골이 깊어 해발 1,000m의 고산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으며 정상은 바위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백덕산 북서쪽 산줄기 3km 지점에 위치한 사자산은 원래 산 밑의 법흥사가 신라 구라선문의 하나인 사자산파의 본산이었던 관계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백덕산은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이 극치를 이룬다. 능선 곳곳에 단애를 이룬 기암괴석과 송림이 어울려 있을 뿐만 아니라 법흥사를 거쳐 올라가는 주 계곡쪽에는 태고적 원시림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가을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또 그 사이를 따라 난 계곡길엔 크고 작은 폭포와 소, 담이 수없이 이어진다.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닿지 않은 산이라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한다.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아 온 산이 눈꽃으로 뒤덮인다. 백덕산 정상은 두개의 암봉이 우뚝 솟은 협소한 쌍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백덕산에는 5대 적멸보궁인 법흥사가 있다. 전국에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사찰이 많다. 그중 불상을 모시지 않고 법당만 있는 불전을 "적멸보궁"이라 부른다. 적멸보궁은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이라는 뜻이다.
< 바람과 눈꽃이 만든 설국 ... 백덕산 >
겨울이면 적설량이 많아
그나마 눈꽃 산행으로 유명한의 백덕산을 찾았다.
백덕산 북쪽의 문재터널에 도착했다.
문재터널 입구에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쉽게 코스를 파악할 수가 있었다.
산불감시 초소를 지나 약10분정도 오르면
백덕산 5.6km라고 적힌 거리 이정표를 만나고
이내 임도를 만난다.
산 기슭에는 흰눈이 수북히 쌓여 있어
겨울 설산만이 지닌 특유의 멋진 장면을 이루고 있다.
저멀리 해발 1,000미터 이상 넘어 보이는 능선에도
며칠 전 내린 흰눈이 쌓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산행 시작 후 땀에 등이 젖을 정도가 되었을 즈음
굴참나무가 빼곡한 숲을 이루고 있는
능선 길을 지나 해발 925미터 봉우리에 올라선다.
산죽과 침엽수가 우거진 숲을 가로질러
오솔길 처럼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빈 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 터널 숲길을 지나
해발 1,005m 높이에 만들어진 헬기장에 올라선다.
백덕산 오르는 중 그나마 사방이 탁트인 이곳에서는
남서쪽으로 원주 치악산이 조망되고,
1,500m가 넘는 계방산, 오대산, 방태산 등 산군들이
옅은 운무 속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눈 쌓인 능선을 계속 걸어서
백덕산과 사자산을 이어주는 삼거리 길목에 섰다.
갈림길 이정표가 눈속에 외롭게 서있다.
뚜벅뚜벅 눈길을 걸어 당재에 도착했다.
당재에는 나무로 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오랜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허물어진 이정표는 고목나무를 닮았다.
당재에서 잡목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능선 길을 걸어 올라서니
마치 바위가 떡을 쌓아 놓은 떡시루 처럼
옹기종기 높게 층을 이루고 있다.
백덕산에는 살아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나무들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주목나무 숲을 뒤로 하고
눈 덮힌 능선 길을 내려서니
봉우리를 올라서기 전 안부이다.
안부에서 능선 길을 이으며 올라서니
해발 1,145m 봉우리다.
멀리 남쪽으로 백덕산 정상이 보인다.
1,145봉에서 서쪽에 높게 서있는 사자산(1,181m)
남서쪽에는 소백산이 아름답게 보인다.
동쪽으로는 하늘 높이 솟아있는
백덕산 산그리메가 길게 파노라마를 이룬다.
눈 쌓인 능선 길을 지나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당재 삼거리 갈림길이다.
경사가 완만한 언덕길을 오르면 소나무가 멋진
전망대에 올라선다.
소나무 사이로 사자산이 조망되고
그 아래 남서쪽으로 구봉대산이 희미하게 보여진다.
다시 산죽 사이로 난 완만한 능선 길을 오르면
작은당재 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백덕산 정상까지는 왕복1km, 40분정도 걸린다.
정상을 향한 길에는
흰눈이 수북하게 쌓여 미끄럽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대체로 포근한 날씨의 산행이다.
정상은 사방이 확 트여서 조망이 일품이며
남쪽은 깎아지를 듯한 절벽이며
백덕산 정상을 두고 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잠시 조망을 즐긴 다음
48차 100대 명산 인증샷을 담고
아쉽긴 하지만 올라왔던 길 그대로 다시 내려간다.
겨울 백덕산 산행이
무척 추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밖으로 포근한 산행을 마치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 겨울 새벽, 설산을 찾아서 >
눈이 내린 새벽 숲은
어떤 숙연함을 떠올린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기다림과 외로움이 계절의 습성인 듯
오늘도 하얗게 밤을 지새우고
나는 산으로 들어가 나무와 바위들을 만나
침묵의 소리를 듣는다
고요의 산속에 여명이 밝아오면
나 이제 떠나리라,
하늘 아래 그 어디로든
자유를 찾아서 떠나리라
나의 의연한 생각은 가끔 쓸쓸하다.
산에 올라
바람이라도 한나절 만나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