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도 식당에서...
님사랑 ; 아줌마... 생선타요...
충청도 아줌마 ; 냅둬유.. 뜨거우믄 지가 뒤집어지겄주..
이 말 ..
영어 번역 맛깔나게.. 제대로 하면 노벨상탄다...
내가 장담한다...
조선일보 펌글,,,

향토시인 이명재씨는 “숨어 있는 방언은 문화창달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충청도 방언을 집대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재 시인 제공
'시상이 이 버덤 좋은 것이 오딨간? 옛말이두 있잖어.먼디 사춘버더 이 이 더 가차운 거라구',
'떡본 짐이 지사 지낸다구, 친구 만난 질이 손 점 빌려서니 밀린 일 다 을러방쳤유',
'애덜 대학을 갈칠라니께 지둥뿌리기가 남어나질 않여.'
이 구수하고 맛깔난 문장들은 '예산말 사전'(신원)에 담겨 있다.
충청말, 그중에서도 본류로 불리는 예산·홍성 방언을 집대성한 '예산말 사전 1·2'권은 충남 예산 토박이 이명재(51) 시인이 6년 작업 끝에 본 결실이다.
어휘만 8000여개. 어휘마다 일상에서 여전히 활용하는 문장들을 예문으로 실었다. "차령산맥을 기준으로 충청도 말이 갈라집니다. '아버지 돌 굴러가유~'처럼 느리고 능청스러운 충청도 말이 예산, 서산, 당진, 태안 쪽 방언이지요."
사전 작업은, 충청도 방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소외돼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경상도, 전라도 말에 비해 연구가 가장 안 돼 있어요.
서울, 경기와 가깝다 보니 '중부방언'으로 두루뭉술 묶여서 그 가치를 크게 두지 않은 거죠. 제주말 사전 덕에 제주 방언이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되는 걸 보면서 사투리 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그는 충청도 사람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는 충청말의 특징은 '비유'가 많은 것이라고 했다.
"서울 사람이 '바쁘니 좀 비켜라' 하면 충청도 사람은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시지 왜 인저 오셨어유?' 합니다. 잔칫집에 먹을 게 별로 없으면 '허연 멀국에 헤엄치겠더구먼' 하고, 누가 세상을 떠났으면 '어젯밤 그 양반이 숟가락을 놓으셨디야' 하고요. 대놓고 욕하지 않는 충청 사람들의 처세를 엿볼 수 있죠."
이씨는 대전에서 대학 다닐 때만 빼고 반평생을 예산에서만 살았다. "젊어서 지역문화예술운동 한다고 뛰어다녔는데 어른들이 도통 협조를 안 해줘요. 그때 결심했죠. 나는 후배들에게 꼭 필요한 어른이 돼야겠다. 그러다 덜컥 마흔이 넘은 겁니다.
문학 하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방언 정리를 해두고 싶었지요. 방언을 발굴하고 사전으로 만드는 작업은 힘만 들지 돈이 안 되니 대학에서도 인기가 없거든요. 구석진 곳에 방치된 언어 유산을 햇빛 보게 하는 일이 내 할 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명재 시인은 "지역말을 살리는 것은 한국 문화의 줏대를 세우는 일"이라고 믿는다. "지금의 표준어라는 게 한강 이북의 서울말입니다. 한자말 포함해봐야 30만개가 안 돼요. 우리말 국어대사전에 기록된 단어가 70만개인데 그중 60%가 방언입니다.
서울말의 자원이 워낙 적으니 방언 발굴이 중요한 겁니다.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말들을 죄다 찾아낸다면 우리말이 훨씬 폭넓어지고 깊어질 거라 확신합니다."
사전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권 정도 내면 충청도 말의 전반적인 윤곽이 잡힐 것 같아요. 앞으로 10년은 더 밤샘해야죠(웃음). 일반 책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인데, 다행히 예산군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씨는 시단에서 이정록의 시집 '어머니 학교'를 감수한 걸로도 유명하다. "옆동네(홍성) 살고, 나이도 비슷해서 벌써 20년지기 친구지요. 촌에 혼자 사시는 어머니 구술을 받아 시로 엮었는데 홍성 사투리를 제대로 쓴 것인지 살펴봐달라고 하데요."
20대 시인으로 등단했는데 정작 자기 시집은 내지 못했다. "시는 많이 써놨는데 이 사전 작업 때문에…. 후년쯤 첫 시집 발표하려고요. 구수한 예산말 듬뿍 담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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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책소개.
방언정담
한성우 지음|어크로스|304쪽|1만5000원
"쟤가 장종훈이지? 호무랑(홈런) 잘 치는 애." "이, 그려, 야구는 종훈이가 좀 혀. 하나 칠 겨."
1992년 가을, 베어스와 이글스 경기가 한창인 잠실. 대전이 연고지인 이글스 응원석에서 충청도 아저씨들이 느릿느릿 응원 아닌 응원을 보낸다. 9회 초 현재 0-2. 뒤지고 있는 이글스에 기적의 조짐이 보였다. 투 아웃 이후 터진 안타, 그리고 볼넷. 다음 타자는 홈런 타자 장종훈. 딱 한 방이면 된다. 힘차게 도는 방망이, 경쾌한 타격음, 쭉쭉 뻗어나가는 공. 그런데 너무 높다. 공은 아쉽게도 펜스 앞에서 잡혔다. "뭐~~~~~~~~~여."
충청도 특유의 화법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물병을 던진다거나, 욕설을 내뱉을 법도 한데 그저 한 마디 길게 뿜는다. 저자는 이를 '느린 화법'이 아니라 '접는 화법'이라고 했다. "분노에 가득 찬 말을 반으로 접고, 칭찬이라면 반의반을 접고, 사랑 표현이라면 또 반을 접는다. 감추어지는 분량이 많을수록 말은 느려진다."(157쪽)
서울 사람도 서울 사투리를 쓴다. 20대조 할아버지 때부터 서울에 눌러 살았다는 '서울 토박이' 할머니의 말. "사직동에서 태났에여. 옐일곱 살에 �집(시집)을 갔는데 밤낮 식모살이 모냥(모양)으로 일만 했져."
전라도에는 '육학년'은 없고 '유강년'만 있다. '법학' 대신 '버박'만 할 수 있다. 평안도에선 '급하게'가 아닌 '그바게' 먹어야 체한다. 모음은 특히 지역에 따라서 편차가 크다. 경상도 사람들이 '으'와 '어'를 구별하지 못하는 까닭은 6개의 모음(이·에·애·우·오·아)만 구별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상도에선 '은마아파트'가 '엄마아파트'가 되고 '성우'와 '승우'가 구별되지 않는다.
20년 동안 전국 각처를 떠돈 국어학자의 방언 기행. '사투리' 들려줄 사람을 찾아다니다 간첩으로 오해받고 약장수 취급받으며 길 위에서 건져 올린 '말'과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 삶의 정서와 역사, 사회의 면면이 켜켜이 쌓여 있는 '방언의 인문학'이 구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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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펌글
소설가
이문구 고향은 충남 보령이다. 20년 전 작가와 함께 서울역에서 장항선 완행열차를 타고 보령에 처음 가봤다. 기차에서 마주 앉은 작가가 곰삭은 사투리로 동료 문인들을 묘사하길래 귀담아들었다. "그 냥반은 술만 취하문 우는 거여"라고 눈물 많던 대전 출신 박용래 시인 이야기를 했다. "그 냥반이 왜정 때 두만강 눈보라를 보구 감동한 추억을 떠올리더니 '내 심정이 워땠겄네? 워땠갔어?'라며 풍풍 우는디…."
▶이문구가 고향을 무대로 삼은 소설 '관촌수필'엔 해학이 넘치는 충남 사투리가 가득하다. "미쓰 정, 거시기 말여, 부군수(副郡守) 들어왔나 즌화 좀 봐. 있으면 나 여기 있다구 허구." 시골 유지가 다방에서 거드름 빼며 하는 말투가 생생하다. "나 원 재수 으면 송사리헌티 × 물린다더니"라고 억울하게 재판에 회부된 농사꾼이 푸념한다. 이문구는 평소 못마땅한 사람을 가리킬 땐 "장마철에 물걸레 같구먼"이라고 에둘러 욕했다. 세상 돌아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건 경우가 아녀"라고 되뇌었다.
▶충청도에선 충남 방언의 본토를 차령산맥 남쪽 지역으로 잡는다고 한다. 예산·홍성·보령·서산·당진·태안을 가리킨다. 예산에 사는 향토 시인 이명재가 '예산말 사전'을 두 권째 냈다. 예산군 지원을 받아 6년 걸려 낸 충남 사투리 사전이다. 예산을 중심으로 주변 방언 8000여개를 골고루 담았다. 앞으로 10년 걸려 다섯 권까지 내 충남 방언을 집대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충남 사투리는 'ㅓ'를 'ㅡ'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선전'은 '슨즌'이다. '편견'을 충남 사람이 표준어처럼 발음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바른 것두 '픈근'이루 보믄 그르게 봬넌 겨"라고 한다. 이명재 시인은 "충남 방언엔 긍정과 부정이 반반씩 섞여 있다"고 했다. 눈을 마주 보며 "됐시유"라고 하면 긍정을 뜻한다. 고개를 돌린 채 "됐시유"라면 부정의 뜻이다. 충남 사람이 타지역 사람과 약속을 정할 때 대번에 "알았시유"라고 하면 80%가 거절을 뜻한다고 한다. 세 번 넘게 부탁해야 동의하는 "알았시유"가 나온다는 얘기다.
▶요즘 충청권 인구가 526만8108명으로 호남권 인구 525만979명보다 많아졌다.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들이 얼마 전 "국회의원 숫자가 호남 30명보다 적은 25명"이라며 의석수를 늘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덧 '충청도의 힘'이 커진다고들 한다. 은근한 충청도 방언이 여의도에서 크게 들리는 날 강퍅한 정치 문화를 부드럽게 바꿀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