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술이 바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바이오·헬스케어로 세상을 바꿔 나가는 10개 기업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VC)이 육성하고 있는 벤처가 비즈니스를 공유하며 미래 변화상을 제시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지난 12월 22일 서울 강남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온·오프라인으로 '2020 데일리 디랩스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현재까지 바이오·헬스케어 40여 개 기업에 투자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투자기관으로 거듭났다. 특히 이승호 대표가 2018년 5월 취임하면서 투자 차별화도 극대화됐다. 그는 증권사에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며 바이오 기업을 현장에서 지켜봐 온 투자 전문가다.
이날 데모데이에선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갈 기업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향후 이 기업들에 대한 후속 투자와 비즈니스 협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래는 '2020 데일리 디랩스 데모데이'에서 발표한 10개 기업 정보.
◆ '처방 내역 모바일로 관리' 어니언스(Onions)
어니언스는 모바일 개인 의료 기록과 복약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명은 파프리카케어다. 어니언스는 2018년 4월 의료 서비스의 수요자인 환자들을 위해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홍승용 어니언스 대표는 "병의원을 다녀오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처방전의 내역들을 쉽게 기록할 수 있는 기본 기능만을 탑재해 2019년 6월 파프리카케어를 출시했다"며 "2020년 5월 복약관리라는 고도화 목표를 설정하고 파프리카케어 2.0을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혁신적인 신약도 환자가 제때 복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파프리카케어 2.0은 올바른 복약을 통한 유효한 증상 개선과 치료 효과 향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항암 전사' 젠셀메드 권희충(52회) 대표
젠셀메드는 면역증진 '항암헤르페스바이러스 신약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젠셀메드는 2019년 5월 차세대 면역증진 항암헤르페스바이러스(oHSV-1) 신약개발을 목표로 설립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창업한 1호 기업이기도 하다.
젠셀메드라는 이름에는 'Gene(유전자), Cell(세포), Medicine(치료제)'라는 의미를 담았다. 인류 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한다는 창립 이념을 넣은 것이다. 현재 이 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 TIPS 사업에 선정됐고 엔젤투자,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을 통해 면역증진 항암 HSV-1(헤르페스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권희충 대표는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암세포를 특이적 제거하는 능력을 강화시키고자 한다"며 "후보물질의 동물 실험(in vivo)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천연물 활용 신약개발' 엠테라파마
엠테라파마는 만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다중 타깃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업은 신약개발 전문가들을 모아 글로벌 바이오벤처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손미원 엠테라파마 대표는 국내에서 천연물을 활용한 신약 개발 분야에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손미원 엠테라파마 대표는 "여러 가지 병인을 갖는 만성 난치성 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중 타깃 천연물 기반 신약을 개발 중"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 등으로 신약개발 범위를 확대해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했다.
엠테라파마는 다중 타깃 기반 만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과 함께 MT101(파킨슨)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2021년 미국 임상 1/2a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 '암 전주기 모니터링' 싸이토딕스
싸이토딕스는 혈액 내 희귀 세포를 이용해 정밀, 동반 진단할 수 있는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암 극복을 위한 전주기 모니터링을 목표하고 있다.
선우요섭 싸이토딕스 대표는 순환종양세포(CTC·Circulating Tumor Cell)를 혈액에서 분리, 분석하는 기술에 주목했다. CTC 분리기술은 싸이토딕스를 포함해 전 세계 20여 곳에서 연구개발 중이다. CTC를 이용한 암 진단은 기존의 조직 병리 검사가 가지는 한계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CTC 분석을 통해 암의 정밀,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예후 분석과 전이 예측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암의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전주기에 걸친 모니터링이 가능한 것이다. 암 환자별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자 암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와 항암치료를 위한 신약개발 등에도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싸이토딕스는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 우수한 CTC 회수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 'CAR-T' 액트테라퓨틱스
액트테라퓨틱스는 암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다. 고형암을 타깃 하는 차세대 CAR-T세포 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특히 공석경 액트테라퓨틱스 대표는 CAR-T세포 치료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액트테라퓨틱스 관계자는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 후보물질의 우수한 동물 효력시험(in vivo)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초기 기업이지만 In-house data(in-vitro, in-vivo)의 연구결과로 POC 및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액트테라퓨틱스 연구진은 보유 네트워크를 활용해 앞으로 국내외 유명 연구진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 'AI 활용 신약 발굴' 팜캐드
팜캐드는 단백질 3차원 구조예측,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양자계산 등을 포함한 최첨단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발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3월 설립돼 현재 임직원이 45명까지 늘어났다. 이 중 박사급 인력이 14명이고 연구 인력만 27명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팜캐드는 2명의 대표 체제다. 권태형 대표가 기업 경영을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 공동 대표인 우상욱 대표는 부경대 물리학과 교수를 겸임하며 연세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에서 계산생물물리학과 응집물리학을 연구한 바 있다.
이 기업은 신약개발 단계를 다섯 분야로 구분했다. 단백질 3차원 구조예측,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양자계산, 독성 예측, 약물 생산 등이다. 팜캐드 관계자는 현재 자체 서버 200여 대를 기반으로 제약사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암과의 전쟁' 셀레메디, 아름테라퓨틱스
이날 데모데이에서 발표에 나선 셀레메디도 철단백질의 하나인 페리틴(Ferritin) 플랫폼 기반 차세대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업은 국내외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는 경영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름테라퓨틱스는 신규 키네이스(Kinase) 타깃 및 신호 전달 기반의 혁신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약개발 기업이다. 합성 치사(Synthetic Lethality) 작용기전 기반 유방암 치료제와 RAS 변이 대장암을 잡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합성 치사란 특정 돌연변이 세포에서 치사 현상이 나타나면 같은 종류의 세포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 미림진, 마스터메디텍 '주목'
미림진은 신규 내인성 면역인자 네트워크 타깃팅을 통해 난치성 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신규로 발굴한 내인성 면역 조절 인자를 활용한 패혈증(Sepsis)의 바이오마커 진단법과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데일리파트너스가 투자한 마스터메디텍도 단백질 구조 규명과 의약화학을 핵심기술로 하는 신약 발굴 전문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