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봄학기 되돌아보기 [5월 28일]
날씨: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나무는 초록초록하다. 해가 쨍쨍한데 바람이 시원해 덥지 않다. 점심시간에 병원에 가면서 본 풍경이 정말 예뻐서 내일 아침엔 아이들과 바깥에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봄학기가 끝날 때 쯤 봄학기를 되돌아보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고단하니까 내일 해야지, 오늘 저녁엔 일정이 있으니 내일 해야지 하며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봄방학이 되었고 방학 땐 쉬어야 되니까 포기하고 있다가 우리말글 연수를 하며 저마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짧게라도 적어본다. 안식년을 다녀온 뒤 조금 욕심을 부려서 6학년을 맡게 되었다. 해가 바뀌고 새로운 학년을 맡기 전엔 늘 두려움과 설렘을 함께 느끼는데 올해는 유독 두려움이 더 많이 느껴졌다. 안식년 가기 전까지 5년을 익숙하게 해왔던 일인데 1년을 쉬고 돌아왔다고 이렇게까지 무서울까. 어머니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했다가 복직을 할 때 이런 마음일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렸을 때 친구한테 소개팅 시켜달라고 졸라놓고는 막상 소개팅 당일에는 도망가고 싶은 그런 마음... 두려운 마음과는 별개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다행히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편안하게 흐른 봄학기였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멋진 청소년이 되어 있었고 부모님들도 교육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셨다. 봄방학을 이틀 앞두고 멀리 전주까지 가야했을 때는 봄학기를 시작할 때와 달리 걱정보다는 설렘이 더 컸다. 아이들이 큰 어려움 없이 즐겁게 전주에 다녀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부모님들은 아침을 싸주시고, 오가는 길, 차를 태워주시고 현지에서 안내를 해주시며 많은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편하고 즐겁게 전주에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전주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봄방학을 맞이했다. 여름학기를 시작하는 지금, 솔직히 말하자면 벌써부터 여름방학은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지만 곧 가게 될 하동 일놀이 자연속학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학기 마칠 때 여름학기를 되돌아보며 쓰는 글도 오늘 쓰는 내용과 비슷했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