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칼럼니스트, <스타일북> 저자, <올리브쇼> MC, 고현정·김연아·김아중·김민희 전속 스타일리스트, 패션 라이센스 매거진 컨트리뷰팅 스타일리스트. 스타일에 관한 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그녀, 서은영 실장을 만났다.
Q 진주, 도트, 리본, 스트라이프, 블랙, 레드 립스틱, 플레어 스커트…. 실장님이 좋아하는 아이템들은 클래식하면서도 여성스러워요.
저희 어머니는 쿠사마 야웨이(일본의 설치 미술가)와 견줄 만큼 도트와 리본을 좋아하세요. 그 모든 감각을 그대로 물려받았죠. 정말 감사해요. 제게 클래식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알 수 있게 해주신 분이니까요. 진정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제대로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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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트와 리본을 좋아하는 어머니, 외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닌 진정한 아름다움을 실천했던 오드리 햅번은 서은영 실장의 멘토이자 영감의 대상이다.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을 알게 해준 이들이다.
Q 영감을 주는 대상은요?
오드리 헵번! 그녀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어요. 그녀가 세기를 넘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절대적 존재로 자리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아름다우면서도 철저하게 자신을 절제하면서 당당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마릴린 먼로처럼 너무 섹시하지 않고 엘리자베스 테일러처럼 탐욕스럽지도 않고. 특유의 당당함과 여유로움으로 마지막 생애 때는 전 세계 아이들을 도우러 다녔죠. 우리 모두가 그녀를 사랑하는 건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일 거예요. 그녀는 제 뮤즈이자 멘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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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사진, 뮤지엄, 갤러리, 여행… 패션 전문 프로그램 MC로, 톱 스타일리스트로, 스타일에 관한 저자, 패션 컨설턴트로 패션 업계에서 최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그녀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이다.
Q 두 달 전부터 올리브 TV 패션 프로그램 <올리브쇼> 시즌 3가 시작됐죠? 콘텐츠가 굉장하던데요. 한 회분을 보는데 한 권의 패션 매거진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스태프들도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더 적극적이에요. 좀 더 깊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려고 방송도 주 1회로 줄였어요.
Q <The Stylist>라는 스타일 다큐멘터리도 시작됐던데요?
제일모직 빈폴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했어요. 다섯 명의 스타일리스트가 빈폴의 다섯 가지 에센셜 아이템을 가지고 다양한 스타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이 프로젝트가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해요. 브랜드는 헤리티지를 얻고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많이 제공되고.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재능은 있지만 기회가 없었던 스태프들과도 일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새 책도 나올 예정이죠?
6년 동안 준비한 책이 이달이나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에요. <서은영의 아름답고 재미있는 명품 이야기>. 저는 된장녀라는 말이 싫어요.
또 있는 사람들의 소유물로 생각되는 것도 싫고요. 명품은 히스토리예요. 시간과 정성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것들. 그걸 알려주고 싶어요.
Q 너무 바쁘지 않나요?
예전엔 일을 하면서 짜증스럽기도 했어요. 연예인들과 작업하는 것도 힘들었고. 지난해 가을부터 매일 새벽미사를 나가면서 변화됐어요. 앞으로 제가 가야 할 방향도 정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재미있어요. 제 목표는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거예요. 제가 가진 재능을 최대한 활용해서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무엇보다 의식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웃음)
Q 실장님은 특히 ‘진주 마니아’로 유명하신데요?
제게는 커다란 사이즈의 ‘진주용 가방’이 두 개 있어요. 그 안에는 목걸이, 팔찌, 반지들이 들어 있어요. 그중 진품은 어머니가 졸업 선물로 주신 보석상의 진주목걸이와 귀고리 세트, 그리고 미키모토의 진주목걸이와 귀고리 세트밖에 없어요. 액세서라이즈의 모조진주, H&M, 톱숍 등의 것들이 들어 있죠.
Q 진주를 활용한 스타일링 팁을 알려주세요.
진품이 아닌 모조 진주를 진품처럼 착용하는 건 어울리지 않아요. 짧은 모조 진주목걸이의 경우 브로치 같은 것들을 달아서 유니크하게 연출하는 식이죠. 긴 줄을 한 줄 툭 늘어뜨려 연출하거나 굵기가 다른 진주를 여러 겹으로 착용하거나. 키가 작은 분들은 여러 겹을 하는 대신 두세 줄 얇은 것과 도톰한 것을 레이어링해서 착용하면 예뻐요. 그리고 진주목걸이는 금이나 은, 크리스털 목걸이처럼 소재가 다른 목걸이와 매치해도 예뻐요. 화이트 셔츠나 피케셔츠를 입을 때 캐주얼하게 입지 마시고 진주목걸이나 귀고리 같은 걸 착용해 보세요.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워 보일 거예요. 진주가 어울리지 않는 여성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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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와 니트, 블랙, 화이트셔츠… 클래식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하고 싶다면 에센셜 아이템으로 연출하라고 조언한다. 거기에 여유로우면서 당당한 애티튜드를 더하면 최고의 스타일링이 완성된다고.
Q 주부들을 위한 스타일리시한 원마일 룩을 제안한다면?
블랙 원피스는 꼭 하나 있어야 해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예쁜 걸로요. 낮에는 블랙 원피스에 발레 슈즈를 신고 화이트 셔츠를 걸쳐 평범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해 보세요. 블랙 원피스에 카디건을 입고 5cm 슬링백 슈즈를 신고 백을 들면 점심 약속에 어울리는 룩이 완성되죠. 파티나 모임이 있을 때는 진주목걸이나 크리스털 귀고리, 크리스털 장식의 슈즈, 거기에 빨간 립스틱만 발라주면 끝이에요. 그런데 잘 어울리는 원피스를 만나기가 너무 어려워요. 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만큼.(웃음) 많이 입어보면서 찾아내야죠. 가장 좋은 스타일링은 기본 에센셜 아이템을 가지고 매력적으로 연출할 때에요. 화이트 티셔츠나 피케셔츠, 니트 드레스, 재킷 등 기본 아이템을 믹스매치해서 스타일링하면 클래식 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어요.
Q <서은영이 사랑하는 101가지>를 보면 갭 티셔츠나 유니클로의 베이직 셔츠처럼 저렴한 아이템도 많더라고요.
SPA 브랜드는 30, 40대 여성들에게 아주 좋은 쇼핑 플레이스예요. 사이즈도 낙낙하고요. 유행하는 옷은 이곳에서 구입하면 좋아요. 그 시즌에 유행하는 아이템을 한두 개 골라서 자신의 아이템과 잘 매치하면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거죠. 스타일은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고 얼마나 조화롭게 연출하느냐의 문제거든요.
Q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요?
아이콘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인터뷰를 할 때 이런 말을 하더군요. “모방은 최고의 스승이다”라고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해요. 처음에 워너비를 정하면 자신이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생각하게 되죠. 그래야만 하고요. 그러면서 시도를 해야죠. 그러면 거기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과 맞지 않는 것들을 알게 되고 그 다음엔 응용력이 생겨요. 자신감이 생기면 처음의 워너비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것들을 만들어내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완성되죠.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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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느끼고 더불어 생활하면 행복해진다는 그녀. 런던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서 구입한 헬렌 미렌 포스터,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아이템들이 많은 패션 매장 ‘미애’ 역시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
Q 20대에는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해볼 수 있지만 30, 40대는 새로운 시도에 한계가 있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요. 40대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요. 단, 어려 보이려고 하면 근사한 스타일이 나올 수 없어요. 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죠. 살을 빼는 것도 노력 중 하나예요. 지독하게 다이어트를 하라는 소리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라는 거죠. 저는 매일 아침밥을 지어 먹고 나물도 일주일 치를 해놔요. 운동도 빼놓지 않고 하고요.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예뻐지고 싶어요. 그러려면 겉으로만 치장해서는 안 돼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말이죠.
Q 스타일리시해지기 위해서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네요?
그럼요. 나를 사랑하는 게 우선이죠. 억지로 애써서 그런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하니까, 내가 즐겁기 위해서 해야 해요. “내 몸아, 널 사랑해. 하지만 널 위해 좋은 음식을 줄 수 없고 바빠서 운동을 해줄 수도 없어” 하면 안 되겠죠. 이제는 숨을 돌리고 나를 봐줘야 해요. 그래야 남은 시간을 제대로 뛸 수 있으니까요.
첫댓글 요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