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1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1-5.10.12-14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12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13 그가 양을 찾게 되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14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클라라 자매님, 축일 축하합니다♡♡♡
앗시시, 참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길쭉하게 생긴 이 산위의 중세도시 한 쪽 끝에는 작은 형제 수도회의 모원인 성 프란치스코 바실리카가 있고, 다른 한 쪽 끝에는 클라라 관상수도회의 모원인 성녀 키아라(클라라의 이태리어 원명) 바실리카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두 바실리카(대성당)가 온 도시를 꼭 품고 있는 형상입니다. 프란치스코와 키아라 두 성인들의 청빈과 겸손을 닮은 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중세 도시의 삶을 그려볼 수 있게 합니다. 페루지아에 살 때는 매주말에, 로마에 살 때는 거의 매달 찾았던 앗시시, 그 어느 한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도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선, 그 자체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청빈과 겸손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의 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키아라 성녀의 관상 수도생활에서 퍼져 나오는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선입니다. 작은 교회인 이 수도자들의 기도가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를 풍기는 세상을 멸망이 아니라 맑고 향기로운 세상,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로 이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두 번째로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대하여 예고하신 다음, 당신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이루실 하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늘 나라는 어린이들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들, 작은 이들, 길 잃은 이들, 곧 가난하고 못난 이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양양 부소치리 산 중턱에 아름다운 수도원이 있습니다. 봉쇄구역 안에는 수도자들이 살고 있으나 밖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이곳은 어쩌면 예쁜 꽃들로 잘 꾸며진 교도소처럼 보입니다. 이 수도원이 진짜 아름다운 것은 바로 봉쇄구역 안에 살고있는 어린이같은 수도자들 때문입니다.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믿음과 사랑의 수도자들 때문입니다. 봉쇄구역 안에 살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자유롭고 평화롭게, 행복하고 기쁘게 살고있는 수도자들 때문입니다. 수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하늘 나라를 자신들의 삶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천상 하느님 나라를 미리 맛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수도원이 세워진 이래 지금까지 매 주말에는 이 수도자들과 미사를 드립니다. 그때마다 하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를 체험합니다. 진정 아름답고 자유로운 삶이 무엇인지를 체험합니다. 긴 세월 나의 쉽지않은 수도자로서 선교사로서의 삶에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 미사에 초대받은 이들도 하나같이 나와 똑같은 체험을 합니다.
오늘은 이 수도회의 창설자 앗시시의 성녀 클라라 축일입니다.
'클라라 성녀는 1194년 이탈리아 아시시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복음적 생활에 감명을 받은 그녀는 수도 생활에 대한 열망으로 클라라 수도회를 세웠습니다. 수도 생활에 대한 집안의 반대도 심했으나, 오히려 동생 아녜스마저 언니의 뒤를 따라 수도자가 되었습니다. 클라라 성녀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철저하게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계속하였습니다. 1253년 선종한 그녀를 2년 뒤 알렉산데르 4세 교황이 시성하였습니다'(매일미사 2026년 8월).
오늘 창설자 대축일을 지내는 클라라 수도원 식구들 축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클라라 자매님 축일 축하드립니다.
풍요로움과 아름다움.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
진리요 선이요 아름다움이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 나라의 본래의 모습입니다.
때가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님을 이 세상의 구원자로 보내시어 사람들을 구원에로 이끄셨습니다. 닫혔던 하느님 나라를 다시 여시고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의 혼인잔치에 초대하십니다.
깨어진 창조질서를 복구하십니다. 훼손된 사람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주십니다.
이것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사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 사명을 완수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보내시어 교회를 이 땅에 세우셨다.
교회는 땅끝까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이 복음을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파견되었습니다. 이것이 교회의 복음화 사명입니다.
앗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무너져가는 이 교회를 일으켜 세우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의 동료 성녀 클라라는 봉쇄 관상 수도생활을 통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앗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과 클라라 성녀를 이 세상에 보내시어 무너져가는 교회를 다시 아름답게 일으켜 세워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