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원출처:Mugic Tag
사이트에 문제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만일의 문제가 생길시 책임을 지겠습니다.
제게 기쁨을 안겨준 김히메양이 만들어주신 인물표입니다.
─────────────────────────────────────────────
31
몰랐던 비밀
─────────────────────────────────────────────
*팸카페: 우아한똥팸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린채 그렁그렁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이 사람은 바로…내 친구인 유인애였다.
"하늘아…"
내겐 고등학교 때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그렇지만 난 지극히 소심했던 것도 아니고, 성격이 나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
서 너무 무섭게 생겨 다가오지도 못 할 정도의 외모도 아니었었다. 이유 없이 친구도 없던 내게 다가와준 단 한 명의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지금 이 앞에서 울먹이며 날 바라보고 있는 '유인애'겠지.
"인애야…?"
상상도 못 했었다. 이 집에 누군가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 했었고, 더구나 다신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조차 하지 못한 그
녀가 지금 내 눈 앞에 있어 난 얼떨떨해하는 표정을 한 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도대체 이제까지 어디에 있었던거야…? 흑…"
울음을 터뜨리며 유인애 또한 천천히 다가와 내 어깨를 끌어 안았다. 그녀의 몸이 들썩일수록 내 어깨도 점점 젖어들어가 축축
해지는걸 느꼈고, 친구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슬쩍 닦고나서 흐느끼는 유인애의 머
리에 한 손을 얹어 조심스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나였다.
"들어가서…얘기하자, 인애야."
난 소파에 앉아 그녀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난 울지 말라며 한참동안 그녀의 등을 다독여 주었고, 간신히 울음
을 참으며 날 보고 보고 싶었다는 인사와 함께 미소를 지으며 또다시 내 어깨를 끌어 안는다.
예전에 우리는 일 주일에 한번 꼴로 자주 만날 정도로 친했었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일 년동안 연락이 끊겼으니
지금 유인애가 이렇게 우는건 당연한거지만 그녀와 달리 난 무심한걸까_
아까 흘린 눈물 한 방울 이후론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다. 그리고 난 대충 그녀에게 멋쩍은듯 웃어 보인게 다였다.
유인애는 날 보며 눈으로 반달모양을 지어 환하게 웃어보이고선 커피를 타주겠다며 몸을 일으키고는 부엌쪽으로 걸어간다.
생각해보면 사실 여긴 내 집인데도 불구하고 꼭 유인애가 이 집의 주인이 된 것처럼, 난 잠깐 이 집에 놀러온 손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지금 이를 봐서도 알 수 있는게 유인애는 이 집에 자주 들락날락 했었던 것이나 그게 아니라면 쭉 눌러 살았던게 분
명하다는 것.
"이 집에 오래 있었니?"
"응? 아니…잠깐씩 들러서 청소만 하고 그랬어."
"아…그래?"
열쇠는 어디서 난건지. 그녀의 대한 껄끄러운 기분이 들어도 그렇지 않은 척하며 집 안을 두리번 거렸고 예전과 얼마나 달라졌
는지 찾으려고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 거실을 돌아다녀 보았다.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는데 청소했더니 그 정도나마 된거야."
주위를 둘러보는 내게 뒤돌아 말을 건네더니 두 손엔 커피잔을 들고 걸어온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 커피 한 잔을 받고 안에서
퍼져 나오는 커피향을 느끼며 조금 들이키려던 순간, 지금 난 임신 중이라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은 먹을 수 없다는 걸 느끼곤
어쩔 수 없이 차가운 손을 녹이기만이라도 하려고 두 손으로 커피를 꽉 쥔 채 내려놓지 않았다.
앉아있던 소파에 다시 엉덩이를 붙인 다음, 유인애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맞은편에 앉아 날 가만히 쳐다본다. 난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하나씩 훑어보기 시작했다.
1년이나 지났지만서도 그녀의 귀여운 외모는 여전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늘씬한 몸매에 똘망똘망하고 큰 눈을 가진데다가 갈
색 진 찰랑거리는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어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그녀를 보자마자 하는 말이라곤 항상 일관적이였다.
'매력적이다.'
지나가는 여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그녀였지만, 나도 그녀만큼 남부러울 것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유인애보다 예쁘면
더 예뻤지 덜 하진 않았었으니까_ 우리는 서로에게 친한 친구였음에도 속으로는 남몰래 시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보다 더 아름다워진 그녀인 반면 오히려 나는 이제까지 고생만 한 것처럼 수척해지고 푸석해진 얼굴에 화장
기 없는 맨 얼굴을 하고 있어 지금 유인애 앞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어깨가 축 처진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거야? 뭘 했길래 연락이 끊기고…"
"아…, 그게…"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 한 줄 알어? 도대체 말 없이 어딜 간거였어?"
"………"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커피를 바라볼 뿐, 아무 대답도 해주질 않았다. 아니, 못했다. 마땅히 생각해놓은 변명거리가 있을 리가
없었고 그렇다해서 예전에 현석이 아버지께 썼던 '유학을 갔다왔다'라는 말은 통하지 않을 거란걸 잘 알고 있었다.
항상 연락하고 지내왔던 친구가 아무 말도 없이 유학을 갔다는건 앞 뒤가 맞질 않잖아.
"말…안 해줄거야?"
"그냥…, 그냥 여행."
대충 얼버무리는 내 말투에 조금 서운한 눈빛을 보이는 유인애.
"그럼…그 사람도…"
"어?"
"그 사람도 같이 간 거고? 잘 있는거지?"
"………"
그 사람. 아무래도 현석이를 지칭하는 것 같았다.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 지 한참을 머뭇거렸다. 고등학교 때 인애와 현석이는
무척이나 친했었기 때문에, 과연 인애는 내가 진실을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짓게될까_ 난 서서히 입을 뗐다.
"응…잘 있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거짓말.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그녀에게 이제까지 있던 일들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유인애와 나란히 앉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일일히 설명해주기도 귀찮았고 다신 못 볼 줄 알았던 친구를 만난
건 무척이나 기뻐해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어가고만 있어서.
내 대답에 유인애는 억지스런 웃음을 보이고는 손에 들린 커피를 입에 갖다 대어 천천히 들이키더니 나를 빤히 바라본다.
"네가 말없이 떠났어도…꼭 다시 돌아올거라 생각했어."
"………"
"아무 일 없이 잘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인애야…"
"정말…정말 다행이야…다시 돌아와서…"
"………"
유인애의 목소리가 점차 떨려오더니 내 쪽으로 향해있던 눈빛은 가만히 아래로 향한다. 그리고 그녀의 무릎 위로 눈물이 떨어
지는게 보인다.
이제까지 이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을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슬퍼지면서 어느새 내 눈에도 눈물이 가득했고
울지 말라며, 이제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해주며 다독이려 팔을 뻗고는 앉아있던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유인애는 흐느낌과 뒤섞인 말투로 잘 들리진 않았지만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 돌아온거…나 용서…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지…?"
"…뭐?"
"내가 잘못했다는 거 다 알아, 너 이렇게 다 버리고 떠날만큼 난 정말 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을만큼의 죄를 저질렀는데…난
정말 네 친구일 자격도 없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를 하지 못 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한쪽 눈썹을 치푸렸고, 유인애는 끝까지 내게 미안하다며
어깨를 들썩였다.
"무슨 말이야, 그건 또?"
"어…?"
생각하면 할수록 그녀의 말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가 떠난 이유는 은 권과 김 록에게 납치 되었을 뿐인데, 하지만 자기가 저지른 죄로 인해서 내가 떠난 거라는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인 유인애. 하지만 그녀는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차근차근설명하려고 했던 찰나.
나한테 지은 죄가 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죄라니, 친구일 자격이 없다는게 무슨 말이야?"
"………"
"나한테 지은 죄가 뭐냐구."
새파랗게 질려있던 유인애의 모습은 점차 누그러지더니 흐르던 눈물도 멈춰진다. 아까 그녀는 내가 떠난 이유가 자기 때문이
라는 오해를 하고있었지만, 내가 납치되기 전에 분명히 유인애와 나와 관련 된 무슨 일이 있었던게 틀림없다.
추측해보자면, 내 납치를 도왔던건 아닐까_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온다. 말이 되는 일이긴 하지만 유인애는 그런 일을 해보일만한 강심장이 못 된다는걸 잘 알고 있는
나이기 때문에, 이딴 되지도 않는 생각들을 집어 치운채로 한참동안 그 궁금증에 의문을 계속해서 품고 있었고 유인애는 내 질
문에 끝까지 대답을 해주지 않아 다시 물어 보았다.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냐구."
"…어?"
"말해 봐, 들어줄테니까."
"아냐, 됐어. 모르면 됐어…"
"말해."
조금 강압적으로 나와서 그런지 그녀는 몸을 움츠려 보인다. 뭐일까_ 내가 모르는 일이 도대체 뭔지 유인애가 머뭇거리면 머
뭇거릴 수록 내 궁금증은 쌓여만 갔다.
"말할 수 없어…난 정말…"
"마음에 담아두고 썩히는 것보다 내뱉는게 훨씬 낫아. 그러니깐 말해, 화내지 않을게."
"흑…흐읍…"
"인애야…"
"…흐윽…읍…"
"………"
도대체 뭐가 무서운건지 떨고 있는 유인애의 옆에 가서 앉아 천천히 보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이렇게 말하기를 두
려워하는 걸 보니 무척 큰 일인 것 같이 느껴져 나까지 두려워지며 그녀의 대답을 들으면 막상 후회할 것 같기도 했지만, 난 침
을 꿀꺽 삼킨채 말을 할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기만 했다.
"나…"
"………"
"그 때…너희 헤어진 날…"
"………"
"모텔에 같이 있었던 여자, 나였어…"
쓰다듬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린 채로 한참을 유인애의 슬퍼하는 눈을 바라보다 저 먼 허공으로 향해갔다. 인애가 현석이와 사
귀었다니. 그 때 납치됬던 날, 현석이가 여자와 모텔에 있다는 걸 알고선 그 곳으로 향했을 때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헤어
지자는 말을 건넸었다. 차라리 그 광경을 보지 않았다면, 그 곳으로 향하지만 않았다면…납치도, 현석이의 죽음도…모두 일어
나지 않았을 수 있었을텐데.
"과감했구나, 너…"
"그 남자가 너 때문에 힘들어 해보여서 그런거야, 딴 이유는 없었어. 정말로…"
"좋아했어?"
"………"
"현석이 좋아했냐구."
"………"
"………"
"…응…"
짝-!
그 때 나에게 주지 않았던 사랑을 그녀에게 줬다고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것도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였다니.
둘이 얼마나 날 가지고 놀았었을까_ 그런 짓을 하면서 날 비웃었을 거란 생각에 기분이 나빠졌지만 참기로 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고, 장현석 때문에 화가 나는 걸 괜히 유인애에게 풀어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정말…미워."
"알아, 미안해. 근데 난 정말 너한테 상처주고 싶진 않았어, 나도 현석씨를 좋아했지만…너한테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그 순
간에는 너가 미워서 그런거야…넌 현석씨를 가졌는데도 그 남자한테 조금이라도 잘 해주려 노력하질 않았잖아."
"………"
"미안해…미안해…그래도 과거는 과거일 뿐이잖아, 나 때문에 떠난 건 아니었어도…이제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
만 돌아왔으니까…이제 예전처럼 잘 지낼 수는 없는거야…?"
유인애는 아무 잘못도 없다. 그녀의 말대로 친구의 남자를 가로챈 건, 큰 죄이긴 하지만 죄라고 느끼는건 그 때 뿐이고 지금은
내겐 지나간 일일 뿐이다. 아무리 과거여도 믿었던 친구에게 남자를 뺏긴 기억은 영원히 남겠지….
한참동안 생각에 빠진 나는 용서해줄 수 없냐는 그녀의 물음에 난 한동안 대답 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 때 그 곳으로만 가지 않았으면, 지금 난 이렇게 됐을 리가 없겠지. 현석이도…"
"………"
"현석이도…그렇게 죽지 않았을거야."
공허한 기분이 든다. 사실 유인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던 이유는 귀찮아서가 아닌, 믿고 싶지 않아서였다. 내 입으로 말하
면 거짓같았던 현석이의 죽음이 진짜로 믿겨져 오는 것 같아서. 이제까지 현석이 없이 잘 지내다가 또다시 그의 늪으로 빠져 들
어갈 것만 같았다. 그 늪에 빠지면 또다시 슬픔에 잠겨 잊지 못하고 내 자신을 괴롭히는 그 시간으로….
그리고 그녀는 한참을 앉아있다 그제서야 내 말이 무슨 뜻인 줄 알았는지 흐느낌과 동시에 오열을 터뜨려낸다.
"어떻게…어떻게 그럴리가…윽…흐읍…"
"………"
"거짓말이지? 응…흐윽…제발 그렇다고 해줘…거짓말이라고…말해줘…"
사랑했나보다. 정말로 많이…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의 기분은 가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다는걸 잘 알기 때문
에 더이상 그녀에게 지독하게 쓴 소리를 내뱉고 싶진 않았다. 내가 말하는 쓴 소리란…이제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것.
"인애야…"
"………"
"나 다신 여기 안 올거야, 그러니까 너도 찾아오지 마. 기다리지도 말고."
"하늘아…흐윽…흡…"
"잊어, 현석이에 대한 것도 나에 대한 것도…물론 나도…그렇게 잘 살고 있으니까."
"흐으읍…윽…"
아무 말 없이 거실을 빠져나와 신발장 앞에 선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쓰러질 듯 울고 있는 유인애를 한번 쳐다 보았다. 말해주지
말 걸 그랬었나, 아무리 미워도 상처는 주지말걸. 저렇게 슬퍼하고 있는 그녀를 보니 차마 발이 떨어지질 않은 채로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그녀의 슬픔이 내게 와닿은 것이다. 가슴이 미어져 깊은 숨소리를 내쉬고는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려 했지만 내
입에서 나온 말이라곤…내 감정이 담긴…
"미안해…"
친구로서 마지막으로 한 말. 가지말라는 그녀의 부름에 멈칫하더니 결국 난 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 * *
1년 전 (납치 발생 4시간 전-)
호텔 안. 창문 밖으로는 현란한 네온싸인으로 인해 밝게 빛나는 불빛과 어느 젊은 남녀의 뒤엉킨 신음소리로 방 한 가득 메운다
늘씬하면서 한없이 갸냘프게 보이는 여자의 몸 위에 올라선 남자는 아까보다 더 빨라진 몸놀림으로 여자를 대했고, 지칠 줄 몰
라하는 남자와 달리 그녀는 마냥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며 억지스럽지 않은 신음을 토해낸다. 거기다 그 유혹적인 소리에 자
극이라도 받은 듯, 남자는 갑자기 여자의 가슴을 움켜 쥐고는 세게 비틀어대 갑작스런 아픔에 놀라 여자는 '아!'하는 소리와 함
께 세게 밀쳐냈지만, 신경도 쓰지 않은 채로 자기 할 일에 바빴다.
"그만…그만해. 현석씨, 오늘 정말 왜 이래."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남자는 짙은 숨소리를 내뱉더니, 숨가쁘게 움직이던 몸도 점점 느려져 가더니 멈춰진다. 그런 그를 한
없이 바라보며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으로 엉켜있는 머리카락을 떼주며 볼을 어루만지는 여자. 하지만 남자는 그런 여자의
마음을 알지 못 한다는 것처럼, 아니. 알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자신에게 갖다 댄 손을 치운 채 침대에 털썩하고 누워버린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차가운 행동에 개의치 않아하는 것처럼 대충 이불로 몸을 휘감은 다음 한 손으로 남자의 탄탄한 몸을 쓰다
듬었고 남자는 그녀의 손길을 무시하며 서랍장 위에 올려진 담배 한개피를 꺼내 입에 물어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사랑해…"
"………"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와버린 말에 놀랐지만 남자가 과연 자신에게 무슨 대답을 해줄지 얼굴을 유심히 바라 보았다.
하지만 남자는 무심하게도 방금 한 말을 못 들었다는 것처럼 표정변화 없이 코로 연기를 내뿜는다. 그 행동에 점점 서운한 감정
을 느끼며 몸을 창문 쪽으로 돌린 채 눕는 여자. 그리고 천천히 묻는다.
"넌 아니지?"
"………"
"하늘이…사랑하잖아."
남자는 대답이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에겐 그것이 더 확실한 대답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묵언은 부정이 아닌
긍정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나오려는 눈물을 머금고 잠을 청하려던 찰나, 남자의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 그녀는 감은 눈
을 다시 뜬다.
"이제 이걸로 끝이야."
"………"
"다신 만나지 말자고, 우리."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던 여자. 가느다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헤어지자는거야?"
"시작한 적도 없잖아."
"난 시작했어."
"그래, 시작했다면 적어도 끝은 내가 내야지."
"하…"
냉담한 그의 말에 여자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 해보였지만 남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듯이 한 손으로 눈
을 비벼댄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하늘이 사랑해?"
"어."
"대답이 좀 빠르네."
"사실이니까."
묵언이 곧 긍정이였지만서도 여자는 다시 한번 물었고, 그제서야 단번에 대답하는 남자에게 더없는 서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복수라도 하는 것마냥 다시 말을 잇는 여자.
"하늘이랑 헤어져."
"지금 네 모습이 얼마나 처량한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네."
"그래? 내 모습이 처량해보이니?"
"어, 무척이나."
아까와 달리 당당해진 목소리로 또다시 이렇게 말한다.
"헤어져야 할거야."
"뭘 믿고?"
"잘 알잖아?"
남자는 미간을 좁히며 여자를 노려 본다. 그러고는 손에 들린 담배꽁초를 잿더리에 지져 누워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대충
바지를 걸쳐 입는다. 이후에 여자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하고 있던 남자였지만,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한 것처럼 여자에게 다시
물었다.
"난 모르겠는데."
"…모르는게 아니라 모르고 싶은거겠지. 내가 그 일을 알고 있다는거 몰라?"
"입방정 떨지마, 너 지금 무슨 얘기를 하려는건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그건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잖아."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며? 그러니깐 나도 끝내려고. 너희 둘 사이 갈라 놓으려고."
"………"
"두 번 말하기 싫어, 둘이 헤어져."
"………"
"안 그럼 다 말해버릴거야."
"………"
여자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온하늘과 장현석이 헤어진다 하더라도 그 사이엔 자신이 낄 틈이 없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
도 이건 시험이라 생각했다. 과연 그 말을 꺼냈을 때 남자는 어떤 표정을 할 것이며, 과연 내 말을 들어줄건지. 그 때 그 일이 억
지스러운 내 말을 들어줄만큼 의미가 있는건지.
이후에 둘이 헤어진다면 장현석이 온하늘을 정말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도 증명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여자는 시험해보고 싶었다.
"온하늘이 그 여자를 죽였다고…"
MOMO
면목없이 돌아온 모모입니다.
일주일만에 돌아온거라..이번편은 좀 길게 나가요. 사실 장현석하고 유인애편은 32편에 나가려고 했었는데,
또 이렇게 끊어버리면 독자들의 궁금증을 폭팔시키기도 하며...부라부라부라부라.
죄송하다는 말은 너무 들어서 귀가 따갑죠? 말씀 안드려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반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허무하게 해드려서 미아내용ㅋㅋㅋㅋㅋ
사실 여러분이 30편 마지막에 "하늘아.."요랬던 애가 장현석이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더욱더 낚이는 기분이 들고
허무하실거에요.
하지만 전 독자분들이 그게 장현석이라고 생각할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왜냐구요? 현석이는 죽었으니까요!
아니, 유골까지 뿌렸는데 어떻게 다시 돌아와!!!!!!!!!!!!!!!!!!!!!!
아참.
유인애가 누구냐구요? 그렇담 1편을 다시 보시는것도 괜찮을듯 하네요.
1편에서 유인애가 온하늘한테 문자를 보냈었죠? 현석이가 호텔에 있다고. 사실 그 여자가 자기였으면서요.
어이없쭤? 나쁜여자에요 유인애는...
다음편은 제발 빨리 돌아오겠......노력할게요.
THANKS TO
후르르깍꿍님 / 뷰티여왕님 / 사탕하지용님 / 김금지님 / 난다정님 / onedays님 / 우리은형이♥님 / 좋아많이님 /
내핸드폰스카이님 / 하이모리님 / 보드타자a님 / 리안스니님 / 날봐소심님 / 태환이여보★님 / 새초롬한나님 /
귀 염님 / 온리자진이님 / 마우쓰님 / Do It님 / へㅓさㅏ님 / 빅뱅누나만믿어님 / 마음.님 / T브이봐요님 /
오오츠카아이님 / 휀부인 크리스님 / 꼬레용님 / 싸이코♬님 / 해맑은천사님 / 종이비행기♥님 / 제이G님 /
화월[華月]님 / 정은쨩님 / 그만해~님 / .노란바나나님 / 맬맬님 / 두시삼분님 / 뿌x벼리x냐님 / 디혀니님 /
꽃의눈물.님 / gggggg★님 / 배아픔님 / 간지아이템님 / 천한것들--님 / 예진이랍니다ㅋ...님 / 테스상님 /
웅난짱님 / 밤비노.님 / 달고낭님 / 매일종일소설님 / 나쫌앙큼해님 / 신의 손님 / 쵸콜릿죠아님 / 주녕이님 /
성제야놀자님 / 중앙진흥연구소님 / 휘령은님 / 몸빼바지님 / 프리티공주님 / 벼우리야오님 / 나는날개님 /
김양이님 / 쫌이쁜김희선님 / 정말미치겠어님 / su희는별ㅇi님 / rhmek님 / 홍정민zz님 / 준수한드라마님 /
낭만.B님 / 빨간나라rs님 / 깡수이님 / fantasy님 / 유아잉ㅇ님 / 진은유님 / 이쁜여자에요님 / 이스코님 / 김디님 /
퐁농님 / 살림차리자님 / rebeccachoi님 / 지구왕자님 / 슉크림님 / 반지#님 / 블랙엔님 / 양파링1028님 /
언제나..늘...님 / ㅋ,크님 / 야룸님 / 오리날다♡님 / 없는번호님 / 김히메님 / 콧구녕아님 / 민하늘메롱님 /
킴히동님 / 승준사랑님 / ㅃrㄷr코ㄲlㄹl님 / 물렁꾸륵이님 / Comic Lover님 / 쫑알ㅇ1아줌마님 / ll비니ll님 /
악덕꼬마★님 / 블루베리조아님 / 愛★님 / 그녀석이쁘네님 / 반딱거리다님 / 달콤한샴푸♡님 / Ol별이란말...님 /
利淳님 / just HJE님 / sweet _dream님 / Ggoom님 / 발븐뒤후림님 / 그렇게우린님 / 세이크 *님 / llllllllll님 /
빠밤님 / pinkyo님 / 뽀또가조아님 / 자체필터링님 / Wailing님 / 보리내음새님 / EFFICIENT님 / 않물어봤다요다님
/ 유유민님 / 몰라나두님 / ●니르님 / 뽀르륵님 / 충박님 / 묘요요님 / KF_레몬트리님 / 닭집엄마님 /
아기비누ㅋ님 / 양공걍공님 / v떵Ol님v / 인터넷소설닷컴님 / 야호♥님 / 몽몽몽몽님a님 / 윤호공식처님 /
luv_ji님 / -도도한그녀님 / 벼리유*님 / 리댕님 / 슈퍼펜치헤롱님 / *^^*아줌마*^^*님 / 미키율님 / 반달가슴곰님
/ 류바다님 / 나람쥐님 / 아잉 !님 / 슈비두바언니♪님 / 애겨맘마.님 / 짬쩝짤님 / 캄찌기님 / AY-i님 / 얘요님 /
카시오퍼l아님 / 은별ㄲㄲ님 / 진심이아니면님 / 뚜벅아노올자님 / 수줍은미키님 / 나이스르님 / ggamchigi님 /
요맘떼님 / S살인미소람쥐2님 / 무어라고님 / ★cherish님 / 내가본하늘님 / 퍼가요물결하트님 / 정ㅎ,G님 /
★킴미인님 / 슈주까꿍님 /
눈팅은 자제해주세요.
↓
누구를 죽엿을가여 ?
은권아 너는 나에게 평생비호감이당 하늘이는 점점비호감이구 그래두게속보게되는건 뭘까
이제야 읽었어요ㅠㅠ
언제나 들어도 이 BGM은 구슬프네요. 아 오늘 새로히 발견하게 된건데, 우아한똥팸? 아 이거 뭔가요!!!!!!!!!!!!!!!! 아이쿠야. 구경하러 가야겠네요! 아근데 저두 사실은........현석이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아주 불현듯 스쳐 지나긴했다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나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셨네요!!!! 우리 모모님 놀라셨겠어요! 아이구 그나저나 저 또오늘 나온 유인애님은 대관절 어찌 생기신 건가요? 하늘씨도 이쁜데 인애 님까지 이쁘시면 저같이 평범한 중생은 어찌 살라는거랍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래뵈도 저도 있을거 다있어요!!!!!!!! 눈..........두개, 코....하나.............입도 하나..........
거기다가, 온하늘이 그여자를 죽인거랍니까??? 아오.........대단한데요? 우리 모모님의 아이디어ㅋㅋㅋㅋㅋ 이 사실을 은권이가 알게되면 또 어떤 상황이 올까요.............겁나지만 제발이지 욕하거나 때리진 말아줘요................우리 하늘이는 임산부잖아요ㅠㅠ 난 너무 거친 권이가 겁난다구요...............제발 좀만 더 스무드 하게 좀만 더 소프트하게 해달란 말이야 권아ㅏㅏㅏㅏㅏ 아........그나저나 왜 제 주위에는 와일드한 놈도, 소프트한 놈도, 안보이는겁니까 대관절........... 차디찬 이 가을.......... 또 이렇게 보내야 하는거랍니까ㅠㅠ 아.......... 절로 타자치는 소리가 격해지네요..........ㅋㅋㅋㅋㅋㅋ
인애도 똑같은 고통을 느끼게해주세염..권이랑 하늘이 그냥 잘되게 해주세염
아,요새 너무 바빠서 보지를 못했어요.;ㅠ이제야 보게된것입니다. 하늘이의 친구입니까?갈수록 점점 재밌어져요~모모님 다음편도 화이팅!바빠서 이만,....;;ㅎㅎ
ㅇㄴ인물표에서없어진현석이...........아옹인애는누구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체그날그사건은또뭐길랭ㅠㅠㅠㅠㅠㅠㅠ
아어떻게...넘재밋어요...
ㅎㄱ 그럼 결국... 현석이는 온하늘 떄매 죽은거?
현석이가 온하늘땜에죽은거니깐.....음........현석이가불쌍하잖아!!!!!!!!!!!!!!!!!!
악 이건 무슨말.....ㅠㅠ어서다음편을 ///
담편이 궁금하네요,,,
헉 무슨 일이지ㅡㅡ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헐..................................제발영
에잇.....................늦게읽어버렷다ㅠ_ㅠ
으어 설마,,은권의 여자친구를 하늘이가 죽인거..?..하늘이는 죽였다는 소리에 놀라서 기억상실!!??ㅈㅅ..
.............인애는 나빴었군요 ㅠ! 그냥 권이랑 행복하게 지냈으면 <
오 궈니궈니가 안나왔넹ㅅ요ㅜ_ㅜ 보고싶음 궈니
헛....이건 또 뭥미ㅠ10편을 못봐서 이해가 안가요ㅜsnara92@hanmail.net로 보내줄수 있으세요?
재미있어요~!!!어서다음편을...ㅋㅋㅋㅋ
은권은 어디갓는지 안나오네 ..다 음편에 나오겟죠?ㅎㅎ
아 반전이네여 ㅋㅋㅋㅋㅋㅋㅋ저도 현석인줄알앗다는..죽은애가 돌아와ㅋㅋㅋㅋㅋㅋㅋ암튼 인애나빠요 ㅠ.ㅠ
첨읽엇어횽 잼네여ㅋㅋ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