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울 정도로 원인도 다양한 `어지럼증`
지난해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친밀도가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클래식 음악만큼이나 대중들의 관심을 받은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어지럼증'이다. 극중 여주인공이 어지럼증을 주 증상으로 하는 '메니에르증후군'을 앓는 바람에, 관련 질환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병의원에 쏟아지기도 했다.
어지럼증은 성인에서 두통만큼이나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절반 이상이 호소할 정도로 무척 흔한 증상이다.
어지럼증의 종류에는 높은 곳에 있을 때나 멀미를 할 때,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할 때처럼 정상적인 생리적 어지럼증과,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병적 어지럼증이 있다.
◆ 어지럼증의 원인 중 하나 '이석증'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평형기능 장애, 빈혈,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내분비 질환, 심인성 원인, 약물 부작용 등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실제 어지럼증은 상당수 머리가 아닌 내이(內耳)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의 돌가루가 제 위치를 벗어나는 이석증이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귓속의 세반고리관과 전정은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고 있다. 내부에는 조그마한 돌가루(이석)가 쌓인 층이 있는데, 이곳의 돌가루가 떨어져 나와 귀를 돌아다니면 평형기능의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석증이 있을 경우 움직일 때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움직이지 않으면 5분 이내에 가라앉는다. 또한 눕거나 일어날 때, 누워서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 돌릴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듯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지럼증이 발생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편두통성 어지럼증, 일상생활 불가능할 정도의 고통
갑작스럽게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기능의 일부 또는 전체가 없어지는 '전정신경염' 증상이 생겨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염증에 걸리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어지럼증이 수일에서 수주간 지속되는데,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데도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주위가 빙빙 돌고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 계속된다. 또 자꾸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편두통성 어지럼증도 있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심하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에 차멀미를 잘 하는 편이며, 가족 중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로를 피하고 초콜릿, 치즈, 커피, 햄, 소시지 등의 섭취를 삼가하고, 아침식사를 먹는 것이 좋다.
이외에 스트레스나, 긴장성 두통, 과호흡, 피로, 수면 부족, 배고픔 등은 대뇌의 기능을 떨어뜨려서 어지럼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컴퓨터의 연산장치에 무리가 와서 화면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 어지럼증의 예방과 대처
갑자기 어지러울 경우의 응급처치는 우선 머리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간혹 빈혈이나 영양부족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먹은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심하게 토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허기가 져 굳이 먹어야 한다면 꿀물과 같이 액체로 된 음식이 덜 메스껍다.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오히려 구역질을 일으킬 수 있어 좋지 않다.
또한 중년 이후에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하면 평소에 전정기관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의 기능이 저하되면 나머지 한쪽의 전정기관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전정기관의 능력을 강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시야를 안정시키는 능력을 강하게 하고, 흔들리는 버스나 지하철은 자세균형을 발달시킨다.
◆어지럼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7가지
1. 지나친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는 가능한 쌓이지 않게 해소법을 마련한다.
2. 지나친 다이어트, 폭음·폭식 등 불규칙한 식사습관을 피한다.
3. 밤낮이 바뀐 생활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면부족과 과로에서 벗어난다.
4.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 않는다.
5. 지나친 비만도 대사 장애로 인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체중조절에 힘쓴다.
6. 커피, 콜라, 사이다 등 청량음료나 염분이 많이 든 음식을 삼가한다.
7. 평소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내과질환(고혈압, 당뇨병, 갑상선 질환, 빈혈)에 대한 관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