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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생명주일(6일)을 맞았다. 생명주일은 임신하는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을 일관되게 존중하고 보호하는 사회가 되기를 염원하며 한국교회가 제정한 기념 주일이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올해 생명주일 담화 주제를 '응급(사후)피임약'으로 정하고 생명주일을 한 달이나 앞둔 시점에 미리 발표한 것은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려는 일부 움직임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다.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소비자가 필요로 할 때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응급피임약을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전문약에서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으로 전환해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했고,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보류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최근 정부가 일반약으로 전환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가 응급피임약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담화 제목처럼 응급피임약은 낙태약이기 때문이다. 피임약이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게 그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피임약과 응급피임약은 완전히 다르다. 응급피임약은 사전에 임신을 막는 일반피임약과 달리 이미 수정된 인간 생명체인 배아를 인위적으로 죽이는 것이므로 낙태약과 다름이 없다.
응급피임약이 처방 없이 남용되면 여성 건강에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다. 응급피임약은 피임 효과도 낮고, 피임에 실패했을 경우 대부분 낙태로 이어지기에 낙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굳이 교회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응급피임약이 지닌 부작용과 문제점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나다.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깨닫고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국민은 피임이 낙태를 예방하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강력한 피임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낙태율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올바른 성윤리가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낙태예방 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릇된 성문화라는 뿌리가 뽑히지 않는 한 아무리 가지를 잘라내도 가지는 다시금 솟아나기 마련이다.
생명을 존중하고 올바른 성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참된 행복은 생명의 길에 있다. 응급피임약은 생명의 길이 아니다. 생명과 성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생명주일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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