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업을 선업으로 돌리는 게 수행
전 교육원장 암도 스님의 법회에는 늘 즐거운 웃음이 넘쳐난다.
스님 특유의 위트와 재치 넘치는 법문이
참석한 불자들의 긴장을 풀게 하고 법회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지난 4월19일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에서는
‘대웅보전 후불탱화 점안식 및 암도 스님 초청 설법이 있었다.
암도 스님은 ‘불자들의 행복한 삶’과 이를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열 가지 선업(善業)’을 주제로 법문했다. 이날의 법문 내용을 중계한다.
모든 사람은 행복하길 바라고 복을 짓고 누리기를 원합니다.
이는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축복을 주고 행복을 주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큰 행복은 부처님께서 주십니다.
그러면 부처님은 누구십니까. 중생들의 아픈 데를 부드럽게 잘 처리해 주니 부처님입니다.
보살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살도 시부모, 남편, 자식들을 보살피고 모든 중생을 두루 보살피니 보살이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처님 중 최고의 부처님은 누구일까요.
최고 부처님의 이야기는 속된 말로 ‘대빵경(?)’에 자세히 나옵니다.
다름이 아닌 “대방광불화엄경”에 나오는 비로자나 부처님입니다.
비로자나불은 각황(覺皇)이라고도 표현되는데 깨달음 중에서도 황제라는 뜻입니다.
한때 서울 종로의 조계사를 각황사로 했었고, 지금도 화엄사에 가면 각황전이 있습니다.
하느님 중에서도 가장 큰 하느님이 각황입니다.
이 말을 달리 하면 하느님이 하나라는 것은 잘못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삼천대천세계는 모두 구획정리가 되어있습니다.
도리천, 도솔천, 야마천, 타화천 등등. 따라서 각 하늘의 주인공도 다릅니다.
나라별로도 중국의 하느님은 옥황상제, 인도의 하느님은 인드라신,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여호와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이 하나라는 주장만큼 촌스러운 주장도 없습니다.
왜 하늘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우리는 땅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대우주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보통 태양계 정도가 우주라고 생각하지만, 은하계만 해도 100여 개가 넘습니다.
그런 거 보면 부처님은 과학 이전의 분인데도 어떻게 천문학을 하셨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불자들이 긍지를 가질 만도 합니다.
열 가지 선업(善業)을 쌓아 마음 편해져야 행복
우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업(業)을 짊어지고 살아오는데 업을 뒤집어야 합니다.
업이 잘못되면 업견(業見)이라 말하는데 견해가 정신세계를 좌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탱화 점안식 때 솔가지로 뿌린 물은 사람에게는 음료수이지만 귀신은 불로 보입니다.
물고기는 물을 인식하지 못하고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사람이 공기를 의식 못 하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천신은 물을 유리로 봅니다. 그래서 물 위를 걷기도 합니다.
달마대사나 예수정도 되면 물 위를 걸어 다닙니다. 왜 그럴까요.
업에 따라 생각 차이가 달라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업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업은 본래 까르마(Karma)인데 중국말로 갈마(羯磨) 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갈무리라 말합니다.
갈무리는 요새 말로 생명의 원동력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원초적 본능’인 겁니다.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업입니다.
농사지으면 농업, 장사하면 상업, 공부하면 학업, 가르치면 수업, 사무실 열면 개업,
공부를 마치면 졸업, 쉬면 휴업, 그만두면 폐업, 일-벌리면 사업, 크게 벌리면 기업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생사 업이 안 들어가면 말이 안 됩니다.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것을 본업이라고 합니다.
반드시 부모를 만나야 가능합니다. 다른 말로 유업이요 요새 말로 유전인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도 인연 따라 다릅니다.
인연이 나쁘면 악업이요 좋으면 선업(善業),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무기업이지요.
그래서 업보가 생깁니다.
먹는 것만 밝히면 아귀가 된다고 합니다.
또 놀기만 하고 성관계만 밝히면 요새 말로 ‘개 같은 ×’이 됩니다.
선업(善業)을 지어야 사람이 됩니다.
사람이면 사람 같은 일을 해야 합니다.
아수라를 만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천신이 되는 이도 있습니다.
선업(善業)을 많이 쌓으십시오. 선업(善業)은 윤회와도 연결됩니다.
윤회를 안 하려면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살아생전에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청정하게 하면 됩니다.
몸은 본래 타고나기를 악업을 짓게 되어있습니다. 누구나 살생본능이 있지요.
여러분은 살생을 안 하고 사는 것 같지만,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에는 많은 살아있는 것들이 있고,
마시는 물 한 모금에도 한량없이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태어나는 것도 몇억 분의 경쟁과 살생을 통해 태어난 겁니다.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가 따로 없습니다.
도적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해 보면 스릴(thrill) 있고 재미있는 것이 도적질이지요.
여기 도적질 안 해 본 사람 있나요?
결혼하면 여자들은 친정에서 뭐든지 가져가려 하고 남자는 호주 이름을 바꿉니다.
음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악구(惡口), 기어(綺語) 등
십악업(十惡業)을 짓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업장을 녹이고 싶으면 모든 악업을 참회해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일 수행하고 참회해야 합니다.
살생중죄 금일참회, 투도중죄 금일참회, 사음중죄 금일참회, 망어중죄 금일참회
기어중죄 금일참회, 양설중죄 금일참회, 악구중죄 금일참회, 탐애중죄 금일참회,
진에중죄 금일참회, 치암중죄 금일참회 등 참회하기를 쉬지 말아야 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를 지키고 본 능을 억제해야 합니다.
악업은 통제해서 뒤집어야 합니다. 이것이 대승불교 정신입니다.
소승불교는 뭐든지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대승은 다릅니다.
살생은 하되 안 하면서 인간 방생 등 자비 방생에 치중하는 것이며,
도적질도 선한 도적질은 하되 근면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야 합니다.
음행도 해서는 안 되지만 정식으로 결혼해서 허가받은 이와 정음은 가능합니다.
망어(妄語) 하지 말고 진어(眞語)하시며, 양설(兩舌)하지 말고 정어(正語) 하십시오.
그래야 정론이 통해서 우리 사회가 맑아질 것입니다.
악구(惡口)하지 말고 애어(愛語)로 바꾸십시오.
이빨을 깨물지 말고 입술로 부드럽게 말하십시오.
기어(綺語)하지 말고 실어(實語)를 하십시오.
부부간에는 이실직고해야 합니다.
탐욕 버리고 보시 많이 하십시오.
화내지 말고 자비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자비는 말로만 해서도 안 됩니다.
자비 보시는 늘 붙어 다니는 말인데 보시는 조건이 붙어서는 안 됩니다.
진리는 먼 구름 속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 현장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어리석은 것은 뒤집어 지혜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하면 안 됩니다.
‘십악업(十惡業)’을 ‘십선업(十善業)’으로 하는 것이 대승보살도이자 십선(十善) 운동입니다.
- 암도 스님 [불교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