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이동재
사람 귀한 동네
군대에서 얻어맞아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윤 형
어려서부터 말 못하는 벙어리 심 형과
초저녁부터 마당에 벌려 놓은 술판
마른장마 잔뜩 흐린 하늘은 애써 터지지 않고
윤 형은 엊그제 산에서 캔 도라지 얘기만 반복하고
지난 주말 교회 갔다 용주골 색시집 갔던 심 형의 필담에도 지친다
윤 형은 취하면 또 영지버섯 얘기를 할 테고
심 형의 글씨는 획이 무뎌질 터
윤 형, 우리 동네 뒷산에 산삼은 없어?
심 형, 쉬운 말 두고 왜 자꾸 필담을 해, 말 좀 해!
지나가던 노인 회장도 덩달아 한마디 거들고
이 박사, 거 맨날 병신들하고 뭐해?
그나저나 내 장례식 땐 올 거니?
사람 귀한 동네
윤달, 하지 지나 맘껏 긴 여름날 저녁
끝내 과묵한 창만리
-덧붙임
“좋은 친구를 얻으려고 생각한다면
먼저 당신 자신이 좋은 행위를 해서
주위에게 감화를 미치는 일이다.”
『상응부경전』
어느 날 파세나디 왕이
기원정사에 오셔서 부처님 곁에서
가만히 명상하고 있다가,
문득 눈을 뜨고 이런 질문을 했다.
“세존이시여, 지금 저에게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세존이 설하시는
행복한 인간의 생활방식이란
결국 좋은 친구를 가지는 것,
나쁜 친구를 가지지 않는 것에
귀결되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부처님은 바로 답하셨다.
“왕이시여, 잘 아셨군요.
실은 일전에 아난도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난이, 승가의 좋은 친구,
좋은 동료는 불도수행의 절반에
해당하는 귀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라고 묻는 것입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 좋은 친구,
좋은 동료를 갖는 것은
불도수행의 전부라고 설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좋은 친구,
좋은 동료가 사물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른 행위를 하고, 바른 생활을 하고,
바른 것에 노력하고,
바른 기억[念]을 가지고,
마음을 바른 곳에 정착시키는 것을
견문하는 것으로 저절로 그 감화를
받고 걸어가야 할 길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설한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좋은 친구, 좋은 동료를
갖는 것에 대하는 중요함이
불도수행의 전부,라고 하는
표현으로 설해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욕망을 가지고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은
게으른 마음이 나오거나,
잘못된 생각에 빠지기 쉽다.
그런 경우 좋은 친구가 없는 사람은
그 위기에서 탈출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좋은 친구가 있으면,
서로 격려해주면서 위기에서
어려움 없이 탈출해서 바른
생활방식으로 돌아올 수가 있다.
“좋은 친구 좋은 동료가 가진다”
라고 하면, 우리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 친구로부터 받는 이익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자신이 주위 사람들에게 있어
좋은 친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부처님은 파세나디 왕에게 이렇게 가르치신 것이다.
“왕이시여, 당신이 좋은 친구를 얻으려고 생각한다면
당신 자신이 좋은 행위를 하고 주위에게 감화를 주는 것이 제일입니다.
결코 방일해서는 안 됩니다.
왕이 방일하지 않는다면
왕궁에 종사하는 대신들과
국민들까지 왕이 방일을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자신들도 방일을 해서는 안 된다, 라고, 자제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안전의 토대가 되고
국가의 安泰에 연결되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있어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위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됩니다.“라고.
겸호 법사는『도연초徒然草』117단에
“좋은 친구 셋 있다.
①은 무엇을 잘 주는 친구,
②는 의사.
③은 지혜 있는 친구”
라고 말하고 있다.
①은 동정심 있는 친구이고,
다음의 의사는, 병을 치료해주는 친구이지만,
특히, 미혹이나 고민 등의 병에 걸렸을 때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할 수 있어서 고마운 것이다.
③의 지혜 있는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득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똑바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들도 누구에게나 늘 동정심을 가지고
미혹이나 고민에 대하는 좋은 조언자가 되고,
그리고 진리를 아는 지혜를 가진 친구로 되고 싶다.
-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