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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푸어타이당, 친군부 정당과 손잡고 연립정부 구성
◦ 푸어타이당, 친군부 정당과 손잡아
- 태국의 스레타 타위신(Srettha Thavisin) 신임 총리가 8월 22일 의회 투표를 거쳐 총리로 선출되었다. 세타 총리는 투표 이후 왕실에 의해 제30대 총리로 임명되어 내각을 구성 중이며, 재무장관 또한 겸직할 전망이다. 세타 총리는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한 푸어타이당(Pheu Thai Party) 소속으로, 푸어타이당은 선거 이후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던 쁘라윳 짠오차(Prayut Chan-o-cha) 전 태국 총리가 주도하는 연합태국국가당(UNTP, United Thai Nation Party) 등과 연합해 정부를 구성한 바 있다. 쁘라윳 전 총리는 2014년 5월 군사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다. 해당 연립정부에는 친(親)군부 성향의 정당인 루엄타이쌍찻(RTSC, Ruam Thai Sang Chart)당 등 11개 정당이 참여했다.
- 한편 2008년 이후 14년간 망명 상태에 놓여있던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 전 태국 총리는 자신의 지지세력인 푸어타이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태국으로 귀국했다. 탁신 전 총리는 귀국하자마자 수감되었으나, 정치적 거래를 통해 단기간만 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탁신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Paetongtarn Chinawatra)은 외무부 장관으로 내정되었다. BBC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었던 탁신 전 총리가 쿠데타를 주도했던 세력과 손을 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광경이 태국 정치의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스레타 신임 총리, 산적한 현안 속 내각 구성 착수
- 연립정부는 경제 활성화, 최저임금 인상, 강제 징병제 폐지 등을 내건 푸어타이당의 비전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의료용 대마초의 법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연립정부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는 동시에 왕실모독죄 조항은 그대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스레타 신임 총리는 산적한 현안으로 인해 내각 출범은 9월 말 전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연립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국민들의 디지털 지갑에 1만 바트를 이체해 소규모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지역 소비를 촉진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이다.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의 거의 2배까지 인상하는 안 또한 제시된 바 있다. 한편 새 정부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내부적으로는 집권 연립정부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국가 경제정책을 조율하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전진당, 총선 1위 차지하고도 연립정부서 제외돼... 논란 지속될 전망
◦ 총선 1위 등극한 전진당, 연정에서 제외돼
- 한편 2023년 5월 치러진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전진당(Move Forward Party)은 연립정부 구성에서 배제되었다. 정치 비평가들은 이에 대해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나, 푸어타이당 측 관계자들은 화해를 이뤄 정치적 안정을 되찾기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진당은 총선 승리 후 피타 림짜른랏(Pita Limjaroenrat) 전진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으나, 피타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헌법재판소 청원이 받아들여지고 직무 정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총리 당선이 무산되었다. 피타 대표와 전진당은 혐의를 부인해온 바 있다. 이후 전진당은 민주 정부 구성을 목표로 푸어타이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나, 푸어타이당이 연립정부에 친군부 정당까지 포함하려 하자 “선거에서 표시된 국민의 의사를 왜곡한다”고 비판하며 지지를 철회했다. 차이타왓 툴라톤(Chaitawat Tulathon) 전진당 비서실장은 선거가 상징적인 제스처에 불과했다며 비판 입장을 밝혔다.
- 전진당은 진보적 공약을 내세워 특히 태국의 청년층에게서 많은 지지를 얻은 바 있다. 피타 림짜른랏(Pita Limjaroenrat) 전진당 대표의 패배 원인 중 하나 또한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보수 성향 의원들로부터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한 점이 꼽힌다. 정치 비평가들은 태국에서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왕실모독죄가 정치적 무기로 남용되고 있다고 비판해온 바 있다.
◦ 푸어타이당의 연립정부 구성 과정 둘러싼 논란 지속될 전망
- 전문가들은 푸어타이당과 전진당의 결별이 스렛타 후보의 총리 임명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푸어타이당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코건(Mark S. Cogan) 일본 간사이가이다이 대학 평화 및 분쟁 연구 부교수는 푸어타이당이 단기적 계산에 매몰되어 있는 반면에 전진당은 좀 더 이상주의적 관점에서 진보 운동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스렛타 후보의 총리 임명이 확실시되자마자 태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NotMyPM” 해시태그가 유행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었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과 최다 득표를 차지한 전진당이 연립정부에서 배제되면서 태국의 민주화 대의가 전진당 측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푸어타이당은 동성결혼 법제화 및 경찰, 군대, 사법부 개혁 등 전진당과 초기 합의한 내용에 명시된 일부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1개 정당이 참여한 연립정부 구성에서 전진당이 배제되면서 전진당이 내세웠던 진보적 정책의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타임(Time)지는 푸어타이당은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열성적인 지지자들을 잃었다고 평가하는 한편, 향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타임지는 당의 선택에 실망한 푸어타이당 지지자들이 총선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으로 전락한 전진당에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Thailand's new PM Srettha to lead next government: 5 things to know, 2023.08.23.
Al Jazeera, Srettha Thavisin elected Thailand PM as Thaksin returns from exile, 2023.08.22.
BBC, Thaksin Shinawatra: Former Thailand PM jailed after return from exile, 2023.08.22.
Time, Thailand’s Populist Pheu Thai Party Finally Won the Prime Minister Vote—But at What Cost? 2023.08.22.
Voice of America, Thai Parliament Votes for Srettha as PM, but Pro-Democracy Parties Sidelined, 2023.08.22.
[관련 정보]
1. 태국 푸어타이당,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친군부 정당과 손잡아 (2023. 8. 22)
2. 태국 야당 푸어타이당이 지명한 후보가 새 총리로 당선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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