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泰鍾 漫筆紀行〉 13
민학회 경남 사천시 고성군 일원 답사 2019(己亥) 7월 21일
2019년 7월 21일 8시 30분 광주민학회 사무실 앞에서 「 길 위에서 이충무공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승전도 하고, 조명연합군이 패배도 하였던 사천과 최초로 거북선을 투입하여 2차례 승전을 거두었던 당포와 당항포가 있는 고성군으로 광주민학회 답사에 동참하여 출발하였다. 어제까지 태풍으로 많은 비가 왔으나 민학회답사에는 오던 비도 그친다는 신념이 있기에 걱정은 하지 않았고 과연 하루 내 구름 낀 날씨에 서늘한 바람이 무더움을 식혀 주었다. 답사지에 대한 설명은 각종 자료의 설명이 자세하니 기록을 하지 않고, 한시에 나의 느낌을 담아본다.
차를 타고 가면서 차창으로 스쳐가는 산과 들판을 바라보며 충무공 이순신과 오늘 답사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車中(차중에서)
佳肴眞味嚼相通(좋은 안주 맛도 씹어 바야 맛을 아니)
忠武李公思益崇(충무공 이순신은 생각하며 존경한다)
民學志朋參踏査(민학회 벗들과 답사에 참여하여)
泗川唐項見聞功(사천시와 당항포로 견문여행 떠난다)
사천시에 도착하여 처음 찾은 곳이 사천 「항공우주박물관」이였다. 항공우주박물관은 6,25 한국전쟁과 국가 안보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을 갖게 하고 21세기 첨단 항공우주 산업의 기술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 사회 공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진 곳으로 사천공항 근처에 있다. 들어서자 비행기 활주로 같은 중앙 길을 따라 한쪽에 부활호, 대통령전용기, B29 등 각종 비행기, 한쪽에 헬리꼽터, 탱크, 포 등을 즐비하게 늘어놓았다, 설명문이 붙어 있었으나 읽어보지 못하고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사열하듯 둘러보고 나왔다. 이 병기들은 모두 실전에 사용했던 것들이니 모두가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나 침묵하고 단지 방문객들에게 위용만 자랑하고 있다.
訪 泗川市 航空宇宙博物館(사천시 항공우주박물관을 방문하여)
各種航機二列縱(각종 항공기 이 열 종대 늘어서서)
恰如查閱飭移蹤(사열한 것 같아 조심히 발을 옮겼네)
當時事實今何語(당시의 일들을 지금 어찌 말하랴)
雲天訪客倨偉容(구름 낀 날 방문객에 위용만 거만하네)
다음으로 벗나무로 터널을 이룬 도로를 달려 「선진리 왜성」으로 가면서 15여 년 전에 찾아본 성을 상상해 본다. 언덕에 폐허가 된 성터 앞에 일제시대에 왜인들이 자기들 전승지라고 공원으로 만들어 심었다는 벗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성으로 가는 길가에 조명군총이 길가에 있었고, 곁에 일본에서 가져 왔다는 귀무덤이 있었다.
선진리 왜성이라는 표석을 앞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돌계단을 올라가니 왜성의 석축이 복원되었고 벗나무는 크게 자라서 숲을 이루었다, 이 무성한 벗나무 밑에 봄철이면 관광객이 몰려든다니 한편에 세워놓은 「사천해전 승첩비」와 정상에 있는 「공군 전적기념비」가 민망하고, 충무공 영혼이 통곡할 일이다. 정유재란에 결전을 벌이다 희생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병사들의 무덤인 「조명군총」은 어마어마한 공원으로 조성되었고, 귀무덤인 「이총」도 한편에 조형물로 단장되어 있다.
踏 船津里 倭城과 朝明 軍塚
(선진리 왜성과 조명군총을 찾아보고)
憾情鎭靜又登城(감정을 진정하고 또 왜성에 오르니)
處處倭人似有聲(곳곳에 왜놈들 소리 들리는구나)
徐步底頭思往事(서서히 걸으며 고개 숙여 옛날을 생각하니)
朝明寃魄四方縈(조명연합군 원통한 혼백 떠도는 듯하다)
점심을 사천시 가매한식집에서 한정식으로 잘 먹고 삼천포 즉 사천시 대방동에 있는 「대방진굴항」을 찾았다. 편리함과 현대화에 밀려 많이 변했다. 굴항 밖에는 큰 새 항구가 들어서 입구를 막고, 굴항 주변으로 도로가 크게 나서 굴항은 협소하게 변했으나 울창한 주변의 수목과 매어진 3척의 배는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尋 大芳鎭 掘港(대방진 굴항을 찾아서)
鬱鬱蒼蒼樹影暉(울창한 주변 수목 물에 비쳐 아롱아롱)
小船三繫古時依(작은 배 세척 매여 옛날에 같도다)
周邊擴張增人慾(주변은 확장되어 사람 욕심 더하는데)
涵說幽幽新港圍(말 못 하고 유유히 새 항구에 포위되네)
고성군 당항포로 가는 길에 말로만 들었던 하이면 자린만로 618의 「상족암국립공원 공룡화석지」를 찾는다. 남해안 한려수도를 앞에 두고 퇴적암 층리를 이룬 절벽이 장관이다. 주차장에서 상족암까지 나무다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면의 넓은 암반에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등의 다양한 발자국화석이 무더기로 보인다. 더구나 상족암은 암자인 줄 알고 물어가며 찾아가니 산 같이 큰 바위가 밑에 구멍이 뚫어져 상다리 같은 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암석이었고, 주변의 경치와 검푸른 바다에서 계속 밀려와 상족암 밑에서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은 감동이다.
尋 固城 床足巖 恐龍化石地(고성 상족암 공룡화석지를 잦아)
固城海岸壯巖層(고성 해안 퇴적층리 장관이니)
感歎恐龍行蹟增(공룡 발자국이 감탄을 더 하도다.)
白碎波濤來萬歲(부서지는 파도가 만년을 밀려와)
暫掩暫顯世人徵(감췄다, 보였다, 세상 사람 부른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당항포 이충무공 유적지이다. 임진왜란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거북선을 앞세워 두 차례 출전하여 왜군을 전멸시킨 호국유적지를 기존 당항포 관광지와 공룡 발자국화석을 테마로 접목하여 조성된 「당항포 관광단지」에 포함해 놓아 이충무공유적지는 단지의 입구에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큰길을 두고 왼편으로 산언덕을 넘어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우뚝 서 있는 「전승기념탑」을 둘러보고, 「해전관」에 들어가니 협소하고 어두운 실내에 관람하기가 어렵다. 아래로 보이는 「거북선 체험관」으로 내려가니 수리 중이라고 자물쇠가 잠겨있고, 투구모양의 「디오라마관」을 올라가 보니 작동이 되지 않는다, 몇 회원들은 영정을 모시고 향사를 올리는 「숭충사」로 올라갔으나 맥이 빠진 나는 길가의 그늘에 앉아서 광광단지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공룡열차를 구경하며 계속 흘러나오는 아기공용 노래를 듣고 있었다. 충무공 기념물은 찾는 사람이 적어서 관리가 소홀하여 결국 겉모습만 보았으므로, 입장료를 환급받아서 돌아왔다.
訪 唐項浦 海戰地 (당항포 해전지를 방문하여)
忠武精神萬世崇(충무정신은 만세에 높여 우러르니)
遺痕處處設誇功(유적지 곳곳에 그 공을 자랑한다)
訪尋此地回歸事(이곳을 찾아왔다 되돌아온 일은)
疎忽人情逐物中(인정은 소홀하고 물질 쫓기 때문이네)
광주에 도착하니 오후 7시다. 오늘 걸음 수는 약 일만 천여 보 였으니 많이 돌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