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그늘 -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소장품전(한국 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
2010.07.13 - 2010.10.03
국립현대미술관
참여작가타피에스. 몬타다스, 조앤 조나스, 리타 맥브라이드 등 세계적인 작가 53명
작품수 130여여점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MACBA)의 대표 소장품을 통해 동시대 스페인 현대미술과
그 미래를 알아보는 전시다. 언어라는 기호학적인 의미 저편에 예술로서 나누는 또다른 소통의 기호
언어를 뛰어넘어 보여지고 은유하는 모든 것들이 시대와 주제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난
페데리코구즈만의 복병이란 작품. 누구나 저 칠판위에 글을 쓸 수 있고 작품에
같이 참여할 수 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동네돌며 나무마다 오줌누며 영역표시하는 강아지처럼 구석에 흔적 남기고 왔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귀한 작품들이 몇 있다. 그중 하나
노벨문학상으로 유명한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16mm실험미술필름에서
전환된 비디오작품(1965)이다.
버버리에 중절모를 쓴 애꾸눈의 할아버지가 매우 위협적으로 금붕어를 까만천으로 뒤집어씌운다.
흔들의자에 앉아 누구의 성장기와 가족사진들을 잘 보다가 갑자기 4등분해서 찢어 바닥에 버린다.
그러다 갑자기 뒤돌아서 뭐라고 매우 노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중얼거린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종의 싸이코드라마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무식함과 호불호의 차이가 있겠지만 따분하다 싶을 정도로 난해했다.
그래도 외면않고 20분 러닝타임을 다 보게 되었다.
중앙홀에 설치된
리타 맥브라이드(Rita Mcbride)의 아레나(Arena)라는 작품
고전영화 "전함 포템킨"의 학살장면이 있었던 오데사 계단, 전에 경기도미술관에 전시되었던
함경아작가의 '오데사의계단'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전시의 상징적 작품이며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모듈러 엔지니어링을 도입하여 투우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실제로 거의 끝부분까지 올라가 보았는데 얼마나 아찔하고 무서운지,고소공포증있는 사람은 비추다.
전시 맨 말미에 가서 만날 수 있는 후안 무노스(Juan Munoz)의 '시각환상의 자연(The Nature of Visual llusion)'이란
작품은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페인이 나은 세계적 조각가, 스토리텔링에 강하고 매우 철학적인 작가 후안무노스,
사실 이 작품보러갔다. 연극적요소를 많이 사용하여 관람객들이 신비로움을 느끼는 작품들을 많이 제작하였으며
우연히 들른 골동품가게에서 영감받은 중국인의 얼굴상, 회색빛 깊은 미소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한다.
회색빛의 발은 땅속으로 꺼져있고 저 커튼도 실제가 아니라 그림으로 모두 가상이며 허상이다.
보는 이에게 각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의적 작품이다.
전시를 보고 앉은 야외 연못
과천현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
사실 웬만한 전시보다 감동적이다. 굵은 고목나무만큼 힘센 잉어들이 유유자적 노닐고
물가에 풀과 꽃이 비추며 파란 하늘이 그대로 가까이 있는 곳,
여기서 만큼은 모든 시름이 잊힌다.
무노스의 미소를 만나고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만나 행복했던 곳
p.s.
교통,주차장과 컬렉션등을 보완하면
더 좋은 미술관일 듯
풍광면에선 매우 훌륭한 미술관
첫댓글 이 글을 보니까 전에 번개 한 거 기억이 나네요. 강연회도 기억나고. 좋네요 ^^
강연회도 가보시고 좋으셨겠어요,다른건 모르겠고 후안무노스 작품 실제로 봤다는거 넘 좋았습니다
네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새 바빠서 전시회를 가지 못해서 무척 유감이네요. 거의 3개월 간 가지 못한 것 같네요 ㅠㅠ
실은 미술보다 저 연못의 사진에 더 눈이 갔습니다..그 곳에서 한창을 앉아서 생각의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네요..
시월이 가기 전에..감사해요,,가보고 싶은 곳들이 넘 많네요,,이 시월에 거기에 간송까지,,
간송은 꼭 놓치지 말고 가시길요, 저도 얼른 가봐야 할텐데
이글을 읽고 전시회 구경을 갔으면 좀더 좋았을 건데요................ㅎㅎㅎ
왠지 아쉽...............ㅠ.ㅠ
먼저 갔다는게 중요함, 부지런해 하튼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간신히 거의 끝무렵에 갔어요 좋은 전시는 미리미리 챙겨봐야 할듯해요 ^^
예전에 한번 전시리뷰가 기억해둔 그림이 다시 보고싶어 첨부터 다시 읽어봤습니다..
정말 감상깊었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감사해요..새삼스럽게 저도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 그러셨어요? 어떤 전시였는지요 이가을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좋은 전시 보시길요^^
박하님이 올리신 전시리뷰를 작년에것부터 읽었는데 인상깊었다는 말이 오타네요..
오늘 새벽 박하님이 올리신 전시리뷰를 처음부터 다 읽은 소감 올린 글인데..ㅋ
잠을 못자서..글도 잘못 표현을..
감사했다는 말 드려요..
자주 전시리뷰올려주세요..
새삼스레 정말 시간이 흘러도 좋은 전시리뷰라는 것을
이번에 또 느꼈네요..
기록이 이렇게 시간이 흘러도 감동을 준다는 사실도 ..
우와 정말 감사드려요 제가 뱉어놓고도 신경안쓰는 졸필에 넘 과분한 찬사세요.
감성이 워낙 풍부하고 멋지게 사시는 분이라 아마 좋은 눈을 가지셔서 그리 보이시나 봅니다.
벽에다 쓰는 것 같았는데 이리 감동적인 피드백을 주시니 갑자기 급 책임감이 듭니다.
더 쉽고 진솔하고 솔직한 리뷰 노력할께요^^
흠. 과천 현대 많이 갔는데.. 연못은 아직 한번도... 근데 대체 이 연못은 어디 있대요??? ^^ 언제 데려가주세요.. 과천 데이트 콜~
입구 나와서 다리 하나있잖아 거기 옆으로 살짝 내려가면되, 카페테리아 음식이 맛있어서 정말이지 데이트하기 좋은곳이지, 주차는 꽝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