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채꽃이 활짝 폈다는 제주도에서의 꽃소식을 보면 봄이 멀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아침저녁의 기온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낮 기온은 따스한 햇살에 졸음이 슬며시 다가오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후엔 온 세상이 매화와 개나리, 진달래의 봄꽃 향기로 가득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무마다 초록빛의 새싹이 한해의 꿈을 안고 돋아날 것입니다.
새싹은 희망이요. 소망이며, 꿈이요 비전입니다. 그만큼 새싹은 새로움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제 사람들마다 새싹과 꽃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새로운 꿈을 품을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눈 녹듯이 사라지길 소망할 것입니다.
이렇게 봄이 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많은 소망을 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순절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올해 사순절은 이미 지난 9일에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순절을 지키는 교회와 성도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순절의 의미만큼은 줄어들면 절대 안 됩니다.
사순절은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부활절로 부터 46일 전)을 말합니다. 그리고 부활절을 기다리면서 신앙의 성장과 회개를 통한 영적 훈련의 시기이며, 자신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고난당하신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찢기신 주님의 살과 흘리신 피를 기억하고, 주님이 겪은 수난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사순절을 영어로 Lent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만물의 소생을 말하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통해 인류에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요한3:16)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사순절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절기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십자가의 고통이 없이는 십자가의 영광도 없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도 없다”는 말을...
이번 사순절에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금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빛이요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권력에 눈먼, 잘못된 신념에 빠져 욕을 먹고 있는 교회의 모습을 회개함으로 비난받는 교회, 조롱받는 교회가 아닌 진정한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해 봅니다.
사순절! 회개의 기간이요, 희생과 헌신의 기간입니다. -예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