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찬이가 축구공을 좋아한다.
아니 축구를 좋아한다.
차 트렁크에 공을 가지고 왔다기에 공원으로 데려갔다.
한 시간여 공을 차는데 놀랐다.
예찬이는 세 살(30개월)이다.
프로이트의 성품발달이론에 의하면 항문기와 음경기 사이다.
대소변은 이제 막 가리기 시작했다.
오이티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경험하게도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에릭슨의 자아발달 8단계 이론에 따르면 자율성과 의구심의 단계로
자기 자신과 주위 여건들에 대해 자율적으로 통제하고 조정하고 싶어하고,
무엇이든지 자기 스스로 해 보고 싶어하고 최선을 다해서 잘 하려고 노력하는 시기다.
운동화도 아닌 샌달을 신고 불편할 텐데도 발끝에서 공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반대방향 끝까지 오면 골인!~이란다.
축구를 쉬지 않고 계속하는데 지나가던 아저씨도 놀란다.
얼굴과 팔은 벌겋고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도
음료수를 마시고 다시 시작한다.
그만하자고 해도 막무가내다.
아무래도 김 메시로 키워야 할까보다고,
아니 고생하니 절대 안 된다고,
예찬이의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진다.
제 아범도 축구를 좋아해 차범근 축구교실에 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고생한다며 남편과 상의 끝에 그만두게 했었다.
남자애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도 아직 어린 녀석이 공에 대한 집착이 놀랍다.
한 시간이 지나니 서서히 힘이 빠지는지
수돗가에 가서 얼굴을 씻기 시작한다.
머리까지 시원하게 씻더니 집에 가잔다.
하는 행동이 귀엽기도 하고, 의젓하기도 하여 웃음이 나왔다.
꼬마 축구선수 예찬아, 건강하고 지혜롭게 무럭무럭 자라다오.
예찬이 오는 날이 기다려진다.


















첫댓글 예찬이의 공을 쳐다보는 표정
공을 다루는 기술
공을 가지고 노는 즐거움을 아는
공에 대한 집념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네요.
메시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세계축구의 미래가 보입니다.
제가 축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요.
한국축구의 문제점 중 하나가 상상에 의한
창의적인 공간창출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운동선수도 해당 운동만 잘 하도록 키우기 보다는
인문학적 교육을 통한 창의성 있는 운동선수로 키워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예찬이의 해맑은 웃음이 십년,이십년후에도 같길 바라네요.
잘 지적해주셨습니다.
모든 학문이 연결되어 있으니
체육만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지요.
인문학을 통한 상상력이나 창의력도 당연히 길러야 한다는 것이고요.
임완수 샘께서 코치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문제점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계시니요.
예찬이가 해맑고 지혜롭게 자라며
하나님을 잘 알아가는 아이가 되길 기도합니다.
아들내외가 교육은 잘 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