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2년도도 저물어 갑니다. 올해는 새해를 열차안에서 보내게 되
는 셈이죠. 우리가 탈 열차는 청량리에서 23:00에 출발하는 #783강릉행
무궁화호입니다. 이미 1달전에 승차권을 구해 논 상태고요. 20명이라는
대인원이 참석하게 되는군요. 오근장역에서 3초만에 매진되는 것을 본 당
혹감이란..
먼저 촛불시위에 들렀다가 오는 관계로 약속시간 22:00보다 30분 늦게
도착하는군요. 을지로에서 모범택시로 9000원이라는 거금이 깨졌습니다.
ㅠ.ㅠ 청량리역에서는 한분 빼놓고 모두 오신 상태고요. 3량의 차량에 나
누어 타야하는 관계로 곧바로 조가 분리되고 #783 열차에 오릅니다. 사람
들도 워낙에 많다보니 한눈팔지 말아야겠죠.
열차안에는 입석승객도 많고요. 우리 3호차에는 8명이 탑승합니다. 고미
영님, 김은미님, 박영희님, 이현진님, 신무적행운성님, 썬님, 친구분 한
분이 타십니다. 열차는 이윽고 출발하고 모두들 기대에 부푼 모습들입니
다. 글쎄 어디에서 잠이들지..
신무적행운성님의 미담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의 여행이 이렇
게 시작됩니다. 양평역에 도착할 때 2003년이 시작되는군요. 마침 방송으
로 보신각종의 소리가 열차내에 울려퍼집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길..
고미영님 팀들이 제천 못가서 잠이 드시는데요. 의외인데..
아니나 다를까 영월쯤 와서 다시 깨어나서 맥주를 들고.. 건너칸에서는
박준규님과 정기현님, 조정현군, 스나이퍼군도 와서 합류합니다.
신무적행운성님의 옷이 카리스마가 넘쳐 흐릅니다. 메모장의 내용도 여행
기를 올리시면 괜찮으실 듯.. 현진님도 상당히 강하신 모습,, 썬님과 친
구분도 자다깨기를 반복하며 밤기차 여행은 계속됩니다.
어느덧 태백, 통리를 지나고 산을 타고 구불구불 내려가 스위치백 구간
에 도착합니다. 모두들 구경하러 발전차로 이동하는데 통로에는 오랜 여
행에 지친 입석손님들이 계셔서 지나가기가 수월하지는 않군요. 굉음이
울리는 발전차 기관실을 지나 열차 후부로 이동합니다. 열차가 흥전역에
도착하고 여객전무님이 출발주의, 출발진행을 무전기로 알리자 열차는 서
서히 약 5분간 뒤로 운행합니다. 선로의 높낮이가 너무 차이나기 때문에
이렇게 Z자고 운행하는 것입니다. 나한정역에 열차가 다시 정차하고 도
계, 동해방향으로 다시 진행합니다.
도계역에서도 약간의 손님이 탑승합니다. 내리는 분들도 꽤 계시는군
요. 열차는 어둡고 조용한 산골마을을 계속 통과하고 오십천을 보면 가뭄
으로 어느 북쪽지방에서 내려왔다가 아버지를 여의고 이 어느 명당에 묻
었다는 효자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자 임시
로 오십천 섬의 동산에 임시로 엎드려 묻었는데 이 땅이 가재의 형상을
하고 있어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엎드려 묻은 이유는 훗날 아버
지를 양지바른데 묻어드리기 위한 것이엇다고 합니다. 도경리를 지나 우
리열차는 동해역에 도착합니다. 벌써 바닷냄새가 전해오는 듯.. 동해역에
서는 전기기관차를 디젤기관차를 교체하는 관계로 7분간 정차합니다. 동
해에서 강릉까지는 전차선로가 아직 개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커피
라도 마시러 홈으로나가 보지만 자판기가 없어진 모양입니다.
열차 선두에는 디젤기관차가 연결되고 있습니다. 열차는 다시 강릉으로
마지막 여정을 마무리하고.. 창밖으로는 파도가 어둠속에서도 하얀 포말
을 드러내며 존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묵호, 옥계, 망상역을 지나며 우리열차는 40여분을 달린 후에 정동진역에
도착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정동진에서 내리는군요. 당연한 이야기지
만.. 모두 4번의 방송이 이루어 지지만 미처 늦게 부랴부랴 내리는 손님
들도 계시는군요.
정동진역앞 식당이며 역사안이며 역전 광장이며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529다음 2번째 열차이건만.. #3325, 광주발 관광열
차, #786, #511등 들어올 열차는 줄줄이 인데 말이죠.
일단 스템프를 찍고 다시 조끼리 찢어져서 식사할 자리를 찾습니다. 라
면을 먹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날씨도 날씨고 또 하루종일 여행이 계속 되
기에 밥으로 해결하자고 결정이 납니다. 하지만 식당마다 손님은 이미 만
원인 상태, 결국 한 한식집에 자리가 비자마자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
습니다. 손님이 워낙에 많아 음식이 나오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군
요. 결국은 예정 시간인 7:00보다 15분이 늦어 정동진역전에 모입니다.
오늘의 해가 뜰 시간은 7:39분이기 때문에 자리를 잘 잡아야겠죠. 백사
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사람에 밀려 어디가 어딘지 조차 가늠하기 불가
능한 상황입니다. 결국은 20명이라는 인원이 이리저리 흩어지고 자리를
잡고 어느덧 2003년의 첫해가 붉은 색을 띄며 구름사이를 헤집고 나옵니
다. 모두들 환호를 지르고 소원을 빌어봅니다. '올해에는 청량리발 강릉
행 통일호를 만들어 주세요.' 라는 매니아 적인 소원도 있고 모든일 잘
풀리게 해 달라는 소원들도 있고 가지 각색이었습니다. 올해에는 새로운
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2003.1
*1부 마침
*교통편
청량리->정동진 #783 무궁화호
*스템프-정동진역
카페 게시글
기차여행(강원도)
NO.24[가자 철마야]정동진(신년해돋이), 강릉(참소리박물관, 초당순두부, 경포대)-2002.12.31-2003.1.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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