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후인역 앞은 열차가 방금 떠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나라의 시골역처럼 한가한 모습이었습니다.
유후인역은 중세 이탈리아의 예배당 이미지로 지었다고 합니다.
유후인에서는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습니다.
당초 계획은 유후인에서 17시 07분 열차를 이용하여 분고모리(豊後森)역까지 가서
분고모리역 앞에 있다는 옛 분고모리 기관차고를 보려고 했었습니다만
컨디션도 그렇고.. 분고모리에 내리면 날이 어두워져서
사진도 못 찍을 것 같아서 계획을 바꾸어 분고모리는 들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좌석지정권을 교환하기 위해 종이에 다음과 같이 적어서 패스와 함께 매표구에 제시했습니다.
博多 までの 特急 ゆふいんの森 6号
17時 07分發 指定席
お願いします (4号車 お願いします)
(하카타까지 특급 유후인노모리 6호 열차(17:07) 지정석 부탁합니다.(4호차로 부탁합니다.))
4호차가 맨 앞 좌석인 것을 알았으니
혹시 운 좋으면 또 앞자리에 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4호차를 달라고 했습니다.
직원은 4호차 14D석의 좌석지정권을 주었습니다.
앗싸~~ 제발 맨 앞자리기이를 바라면서 좌석지정권을 받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10월 4일 하카타역에서 발매한 좌석지정권이군요.
누군가가 교환 또는 취소했던 좌석지정권인가 봅니다.
유후인역 밖으로 나와서 역 앞에서부터 이어져 있는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유후인은 온천 관광지라 저처럼 혼자서 거리를 구경하는 관광객은 없었습니다.
다들 커플, 친구들, 가족들끼리 관광을 온 듯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관광지답게
우리말(특히 경상도 사투리)로 대화하는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부산에서 배 타면 3시간이면 올 정도로 가까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계속 걸어가다 보니 산이 하나 보이는데..
유후인의 상징인 유후다케(由布岳) 같아서 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습니다.
유후인의 온천수는 유후다케의 산기슭에서 솟아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보니 휴대폰 배터리 표시가 두 칸 남아 있었습니다.
휴대폰 사진도 아껴서 찍어야겠습니다.
거리 끝까지 갔다가 다시 역으로 돌아오니 16시 25분입니다.
열차 시각까지는 40분이나 남았습니다.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군요.. 빠듯할 줄 알았는데..
열차시각표를 보니 몇 분 전에 분고모리 방면으로 보통열차가 한 대 있었습니다.
미리 확인했더라면 분고모리를 들렀다 갈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다시 역 밖으로 나와서 다른 방향으로 거리 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거리를 걸으며 우리의 시골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보며 다시 역으로 돌아 왔더니 16시 50분입니다.
승강장에 들어가 보니 대기중인 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17시 07분 열차는 유후인역에서 출발하여 하카타역까지 운행하는 열차입니다.
4호차로 들어가서 14D석을 찾아보니 이번 열차는 15A~D석이 맨 앞 좌석이군요. 아쉽습니다.
좌석에 앉아 뒤를 돌아보니 생각보다 손님이 없었습니다.
4호차는 좌석의 절반 정도만 탑승한 것 같습니다.
정시에 열차는 출발하였고 열차가 운행하는 풍경은 앞 좌석에 앉은 커플의 오두방정(?)때문에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객실은 어떻게 생겼나 구경해 볼까 하다가 피곤해서 포기하고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30여분을 달리자 채널J에서 방영한 <출발! 일본기차여행>프로그램에서 본
옛 분고모리 기관차고의 모습이 보이면서 열차는 분고모리역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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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오면 꼭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열차는 다시 출발했습니다.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해지자 기관사는 다음 정차역에서
기관실과 객실 사이 유리창에 커튼을 쳤습니다.
객실 조명 때문에 운행에 방해가 되나 봅니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하카타역에 도착하려면 1시간 넘게 남았기 때문에
MP3을 귀에 꽂고 잠을 청했습니다.
눈을 떠 보니 19시 정도 되었군요. 하카타역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녁은 뭐가 좋을까 생각하는 동안 열차는 종착역인 하카타역에 도착했습니다.
혼자서 식당 가기도 그렇고.. 오늘은 에키벤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하카타역 에키벤 매점으로 갔습니다.
저는 쇠고기를 안 먹는데.. 고기가 들어있는 것은 쇠고기가 대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10여분을 고르고 골라 선택한 도시락은 840엔짜리 주먹밥(おにぎり) 도시락이었습니다.
도시락을 사 들고 편의점에 들러서
기념품으로 가지고 갈 담배 2갑을 구입한 후 호텔로 돌아가서
카운터에서 "1019号 key ください(1019호 열쇠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직원이 "Mr.정??"하고 묻길래 "OK"라고 대답하고 열쇠를 건네 받았습니다.
로비에 있던 컴퓨터에서 주식 사이트에 접속해서 잠시 좌절하고
로비 한 쪽에 위치한 밤 12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음료수 기계로 가서
오렌지쥬스를 한 컵 뽑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갔습니다.
객실에서 도시락을 펼쳐 보니 주먹밥 2개와 반찬 약간이 전부였습니다.
오렌지쥬스와 함께 저녁을 해결하고 샤워를 마친 다음 TV를 켰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볼까 하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NHK BS2 채널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를 시청하기로 했습니다.
드라마 중간중간 나오는 음악이 맘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귀국해서 검색해 보니 영화 허니와 클로버(ハチミツとクロ-バ: Honey & Clover)였습니다)
TV시청을 끝내고 내일의 마지막 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한 후 잠이 들었습니다.
<10월 6일 현지 여행경비 사용내역(총 4579엔)>
1. 큐슈철도기념관 입장료+미니철도 600엔
2. 고쿠라 잡화점 1909엔
3. 오이타 우동 630엔
4. 하카타역 에키벤 840엔
5. 편의점(담배 2갑) 600엔
※ 다음 여행기에서 계속됩니다.
첫댓글 오늘도 다읽구 다음 편을 기다리며...아참..셤은 잘보셧나요공부는 안하셧죠.
원래 시험은 공부 안 하고 보는 것 아닌가요??
평소 무심코봣는데..오늘 회원정보란에서 질문에 답이 웃겨요..
한산한 시골역이 셋트장 같아 보여요
ㅎㅎㅎ 우리는 시골역이 없어지는 추세라..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