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족산
친목모임에서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전철에서 졸아 고속터미널역을 한참 지나쳤지만 택시를 타고 애간장을 졸이다 막 떠날려고 하는 순천행 버스를 운 좋게 잡아탄다.
김밥집에서 이른 아침밥을 먹고 택시로 심원마을을 지나 터널 공사현장에서 내려 안개속에서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는 곳으로 들어가다가 아무래도 미사치와 연결될 것 같지않아 돌아나와 절개지를 조금 더 올라가니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등로가 시작된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가며 임도처럼 넓직한 길을 올라가면 호남정맥상의 미사치가 나오는데 잡풀만 무성했던 곳에는 이제 자세한 산행안내도와 이정판이 서있고 양쪽으로 나무계단길이 연결된다.
오른쪽으로 꺽어 약간 쌀쌀해진 날씨에 소슬바람을 맞아가며 여수지맥이 시작되는 3개면경계점을 지나고 전망대에서 갓꼬리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산봉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백운산 억불봉위로 붉은 해가 솟아오르며 세상을 환하게 밝혀준다.
배어나오는 땀을 흠치며 삼각점(하동24/1991재설)이 있는 깃대봉(858.2m)에 올라가면 벤치들과 안내판이 반겨주고 형제봉에서 도솔봉과 똬리봉을 지나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가깝게 펼쳐진다.
면경계로 내려가 뚜렸하게 이어지는 지맥길을 따라 내려가니 왼쪽으로 백운산에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리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미사치와 심원마을이 내려다 보이며, 조금씩 추색으로 물들어가는 주위의 호젓한 산봉들이 홀로산객을 맞아준다.
300년 됐다는 철쭉을 만나 이정표가 있는 봉강면 갈림길을 지나고 힘차게 뻗어나가는 지맥을 바라보며 역시 이정표가 서있는 안치로 내려가면 심원마을쪽으로 등로가 아주 넓직하게 나있다.
웬지 오늘 따라 기운이 없는 다리를 이끌고 708봉을 넘어 시종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지나 정상판이 서있는 계족산(약 730m)에 오르니 정혜사쪽으로 길이 뚜렸하고 동네아주머니들이 몇분 올라와 있다가 터널쪽 등산로를 묻는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갓꼬리봉과 호남정맥의 연봉들
▲ 억불봉과 일출
▲ 깃대봉 정상
▲ 깃대봉에서 바라본, 형제봉에서 도솔봉과 똬리봉을 지나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지맥에서 바라본 백운산과 억불봉
▲ 안치를 지나 계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계족산 정상
- 용계산
약간은 흐릿해진 남동쪽 낙엽 쌓인 길로 들어가 완만한 능선을 타고 비봉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분기봉으로 올라가 남서쪽으로 꺽어진다.
바위지대들을 지나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는 695봉을 오르면 지맥은 남서쪽으로 이어지는데 반대쪽에 '산경표' 표지기 하나가 걸려있어 잠깐이나마 헷갈리게 한다.
왼쪽으로 꺽어 은은한 진갈색이 스며있는 영지버섯들을 따며 폐무덤을 지나고 송전탑을 만나 구상리로 이어지는 임도로 내려간다.
임도에서 산으로 들어 잡목들을 헤치며 내려가니 다시 임도와 만나고, 임도를 잠시 따라가다 능선으로 들어가지만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고 잡목과 까시덤불들이 뒤섞인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면 내려왔던 695봉이 잘 보이고 인적이 뜸해서인지 곳곳에 더덕들이 널브러져 있어 시간을 뺏는다.
구슬땀을 흘리며 잡초속에 기둥삼각점이 있는 용계산(625.6m)을 넘고 하늘거리는 쑥부쟁이들을 보며 잔솔 깔린 묵은 헬기장을 지나니 족적이 사라지고 펑퍼짐한 둔덕이 나온다.
▲ 용계산 정상
▲ 쑥부쟁이 군락
- 544봉
무작정 들어가다 빽빽한 진달래와 잡목속에 갇혀 고생하고 올라와 아주 흐릿하게 이어지는 족적을 살피며 남동방향을 잘 맞춰 내려가면 안부가 나온다.
울창한 관목들과 쓰러진 나무들이 걸기적거리는 숲을 지나고 바위지대들을 넘어 참호들이 파여있는 544봉에 올라 오랫만에 휴식을 취하며 독도가 어려운 앞으로의 능선길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큰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묵은 헬기장을 지나서 시야가 트이지 않는 울창한 숲을 헤쳐가다 표지기들이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 내려간다.
소나무와 잡목들이 꽉 들어찬 능선을 내려가 道자가 새겨진 능선상의 시멘트말뚝을 지나고 묵은 산길을 따라가며 왼쪽으로 꺽어지는 지점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휘어지며 잡목만 들어찬 능선을 내려가니 석축터들을 지나 무덤이 나오는데 족적은 끊어지고 왼쪽으로 흐르는 마루금과 송전탑이 확인된다.
힘들게 내려온 길을 되돌아 올라가며 꺽어지는 지점을 찾아 보다가 결국은 포기한 채 1시간여를 아깝게 까먹고 트레버스해서 옆의 능선으로 붙으면 뚜렸한 등로가 나타난다.
시간이 없어 거꾸로 올라 마루금을 확인하고픈 생각을 애써 억누르고 파묘터를 지나서 'NO10 송전탑과 무덤을 만나 임도로 내려간다.
▲ 능선상의 道자 시멘트석
- 봉화산
임도를 넘어 야산으로 들어가니 잔솔들이 많고 빨간 열매를 맺고있는 명감나무들이 온통 군락을 이루고 있어 발목을 잡아채고 얼굴에 상채기를 낸다.
왼쪽 사면길로 265봉을 지나 좋은 길을 버리고 오른쪽 산으로 붙어 빽빽한 소나무들을 허리를 굽히고 통과해 무덤으로 나아가면 마루금은 왼쪽으로 흐르지만 앞이 트여 구상치 육교로 낮게 이어지는 능선과 봉화산이 잘 보인다.
되돌아 완만하게 이어지는 야산길을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지점을 잘 찾아 내려가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급한 절개지를 오른쪽 수로로 내려간다.
마구 파헤쳐진 공사장으로 들어가 붉은 황토를 밟으며 840번 지방도로가 남해고속도로를 육교로 건너는 구상치로 내려가니 황량한 바람에 먼지들이 치솟아 오른다.
견공 가족들이 맹렬하게 반겨주는 도로 오른쪽의 공장으로 들어가 플라스틱 수로가 묻혀있는 지능선을 타고 너널지대를 지나 왼쪽의 마루금으로 올라가면 뚜렸하고 넓은 등로가 밑에서 올라온다.
조망이 확 트이는 가족묘에서 지나온 지맥길을 바라보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삼각점(광양302/1986재설)이 있는 봉화산(310.5m)에 오르니 무덤 두기가 누워있고 광양시가지와 바닷가가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왼쪽으로 꺽어 뚜렸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타고 파헤쳐진 임도같은 곳을 지나 산으로 들어 내려가면 이차선 포장도로가 나오고 오른쪽의 웅방산밑으로 커다란 '파라다이스' 골프연습장이 보인다.
▲ 무덤에서 바라본 봉화산과 오른쪽의 구상치
▲ 공사장에서 바라본 구상치 육교
▲ 가족묘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봉화산 정상에서 바라본 광양시가지와 바다
- 성가롤로병원
잡목들을 헤치며 산으로 붙어 뚜렸해진 산길을 타고 숲속에서 밤을 줏는 주민들을 보며 송전탑이 서있는 238봉을 지나 의자와 체육시설들이 놓여있는 안부로 내려간다.
밧줄이 걸려있는 넓직한 산책로 따라 웅방산(311.5m)에 올라가니 역시 무덤 두기가 있고 삼각점은 없으며 광양의 아파트들이 내려다 보인다.
남쪽으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무덤 바로 밑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마루금으로 들어가 소로를 가로지르고 가시덤불이 덮고있는 안부로 내려간다.
밤나무과수원 따라 펑퍼짐한 앞봉으로 올라서면 암릉이 나오는데 앞이 탁 트여서 206봉을 지나 성가롤로병원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둘어온다.
절벽을 이룬, 바위손 많은 암릉을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 계속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지나 과수원을 만나고 시멘트임도를 타고가다 다시 산으로 붙는다.
무덤4기가 있는 봉을 넘고 철망 쳐진 목장을 지나 묘 12기가 있는 봉에서 왼쪽으로 꺽어 길도 없는 잡목숲을 치고 내려가 폐차장안으로 떨어진다.
정문으로 내려가다 수로를 타고 오른쪽의 능선으로 붙어 내려가니 병원이 가로막아 오른쪽으로 수로가 파여있는 철망을 따라가지만 가시덤불이 많고 거미줄이 도처에 쳐져있어 고역이다.
가옥앞의 물줄기를 건너고 성가롤로병원앞 2번국도 사거리가 내려가 가시덤불을 헤치는 지긋지긋한 산행을 끝내려다 점점 안 좋아지는 교통편을 생각해 조금이나마 마루금을 더 잇기로 한다.
▲ 웅방산 정상
▲ 암릉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206봉에서 왼쪽으로 낮게 이어지는 마루금
- 순천제일교회
육교도 있지만 신호등으로 도로를 건너서 1차선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군부대를 지나고 오른쪽으로 능선으로 붙으면 반질반질한 산책로가 나온다.
체육시설과 마모된 삼각점이 있는 145.3봉을 넘고 수많은 주민들과 지나치며 오른 108봉에서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모선정이란 정자가 서있고, 그뒤로 가야할 65봉과 순천제일교회가 모습을 보이며, 앵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도 한눈에 들어온다.
시멘트도로를 건너서 대나무밭과 감나무들을 지나 헤메다가 왼쪽의 과수원으로 잘못 떨어져 시멘트도로를 타고 내려가 경전선철로를 건널목으로 건넌다.
농가 뒤로 들어가 두릅나무등 빽빽한 가시나무들을 어렵게 몸으로 뚫고 즈려밟으며 올라가 무덤 한기가 있는 65봉을 넘어 포플라묘목들이 심어진 곳으로 내려가면 제일교회까지는 무슨 공사를 벌이는지 다 파헤쳐져 있다.
대강 공사장 따라 주차장을 지나서 순천제일교회를 빠져나와 첫 산행을 마치고 도로 따라 10여분 내려가니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나온다.
길 건너 부영아파트앞에서 시동을 걸어놓고 있는 71번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향하면 금방 날이 저물고 가시에 난자 당한 몸둥이가 여기저기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 108봉에서 바라본 모선정과 앞의 65봉에서 중앙의 제일교회를 지나 뒤의 앵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첫댓글 산행기 제목에 순천 제일교회가 나오는것을 보니 이쪽도 산이 높지는않은가보네요
다 200-400m급 야산이에요. 박성태씨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산줄기라나...^^
여수지맥 첫 구간 감축 드려요.언젠가는 저도 붙어야겠지요^6
여수지맥을 처음 알았네요.얼마전에 밤도깨비 형님이 여기도 꼭 가야한다고 하셔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