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연대가 교회 정관의 중요성을 알리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실제로 교회분쟁을 겪고 있는 교인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 ||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백종국 오세택)가 9월 22일 경기도 군포 산울교회(이문식 목사)에서 교회 정관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개혁연대의 '한국교회 희망 만들기' 전국 투어의 수도권 모임으로, 서울·안산·성남 등지에서 모범 정관에 관심을 가진 40여 명의 교인들이 참가했다.
모범정관이 한국교회 개혁을 가져온다
▲ 백종국 교수는 "한국의 사제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회 정관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 ||
백종국 교수(경상대)는 '한국교회의 모범 정관에 대하여'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모범 정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제주의적 권위주의 체제다"며 "성직자를 일반 교인과 구분하는 것과 성직자에게 과도한 권한을 줘 전횡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 교수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에 정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관이 도입되면 교회 직분이 평등해지고, 의사 결정이 민주화되고, 재정 역시 투명해 질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모범 정관은 제도를 개혁하면서 사람의 의식도 개혁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이 만든 제도라 불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성경의 정신으로 돌아가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는 노력을 한다면 정관은 한국교회의 개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관의 필요성에 대한 발제 이후에는 실제로 정관을 운용하고 있는 4개 교회(산울교회·예인교회·시흥교회·두레교회)가 사례를 밝혔다.
예인교회(정성규 목사)는 당회 대신 운영위원회를 조직했다. 예인교회의 운영위원회는 운영위원 7명과 목사 1명으로 이루어진다. 위원회의 결정도 교인들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실행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재정의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정 운영의 원칙을 식사 비용 수준까지 세부적으로 정해 놓았다. 정성규 목사는 "목회가 단순하고 편하다. 목회자가 헌금으로부터 자유롭다보니 교인의 신뢰를 얻게 되었다. 재정도 충실해져 최근에 수해 지역을 돕는데 2500여만 원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개 교회 수준에 맞는 정관 만들어야
▲ 이문식 목사는 "교회의 평화가 중요하다"며 "교인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수준의 정관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 ||
또 그는 "임기제는 오히려 목사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즉 "자신의 목회를 반성할 수 있고, 혹시 목회를 연임할 수 없을 경우에도 다른 곳으로 목회를 옮기기 수월하다. 사실 나도 재신임 투표가 다가오니깐 목회에 더 정성을 들이게 되었다. 목회자의 자기 갱신에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교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얘기해야 한다. 평화를 해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울교회 정관의 주요 내용은 6년의 목사·장로 임기제, 정년 65세(소속 교단은 70새), 3개월마다 감사, 예산 기획과 집행의 엄격한 분리, 헌금의 무기명 처리 등이다.
정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시흥교회(목사 방수성)는 교회의 분란을 겪고서 정관을 채택했다고 한다. 이들은 2002년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혁위원회를 조직해 정관을 제정했다.
▲ 시흥교회는 분쟁을 겪고 나서 정관을 만든 사례다. 고상환 집사는 "교회의 미래의 비전과 가치를 담은 정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 ||
고상환 집사(시흥교회)는 "정관을 절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성경을 앞서 나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정관을 개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반대로 교회 미래의 비전과 가치를 담은 정관을 자주 바꾸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그래서 정관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정관을 지키고 관리하게 하고 있다. 정관에는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꼭 필요한 내용을 넣고, 나머지는 시행세칙을 제정하여 운영한다"고 말했다.
두레교회는 성문 정관이 없이 불문 정관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경우다. 작은 교회를 지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두레교회는 앞서 사례를 발표한 교회들과는 다르게 목회 평가를 매년 시행한다. 그 내용을 5점 척도로 만들어 수치적으로 개량화시켰다. 이것이 목회자들이 분발하는 동기가 된다고 한다. 또 임기를 3년으로 하고 있으며, 열린마당을 열어 모든 교인들이 직접 토의를 하는 민주 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신창엽 집사(두레교회)는 "성문 정관이 공동체의 분쟁의 소지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교회 행정의 1인 전횡을 막는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목회차원의 영적권위가 불안해지고, 교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데 제약이 되기도 해서 성문정관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성문 정관은 큰 교회나 분쟁이 일어나는 교회가 더 필요로 할 것 같다. 우리처럼 직접 민주정치가 실현 가능한 소규모 교회는 불문 정관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교회의 화목을 지키면서 개혁을 꿈꿔야
발표를 마친 뒤에는 토론이 이어졌다. 실제적으로 교회의 분규를 겪는 교인 한 사람은 "독립교회는 정관 채택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수십 년 전통이 있는 병든 교회는 쉽지 않다. 재정의 투명성은 교인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겠지만 다른 것들은 쉽게 말을 못할 거 같다"며 걱정했다. 다른 참가자는 "목회자가 하려고 하면 하겠지만, 한국교회 정서상 교인들이 말을 꺼내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오히려 교회를 깨뜨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문식 목사는 "깨끗함을 너무 강조해서 교회의 연합을 깨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교회 안에서 조금씩 노력해가며 모델을 제시하고,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러 교회에서 쫓겨나더라도 직접 교회를 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해왔다"며 다시 한번 신중함과 점진적인 방법을 쓸 것을 강조했다.
백종국 교수는 "지금의 교단 헌법은 잘못된 부분이 많다. 이를 믿고 따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 교회의 정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교회의 화목을 명분으로 문제가 있어도 해결하지 않고 혼자 다른 공동체로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순간 임계치에 이를 때까지 문제에 지혜로운 방법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세미나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와 목회자를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유헌 | ||
첫댓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제주의적 권위주의 체제다"며 "성직자를 일반 교인과 구분하는 것과 성직자에게 과도한 권한을 줘 전횡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정관이 도입되면 교회 직분이 평등해지고, 의사 결정이 민주화되고, 재정 역시 투명해 질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모범 정관은 제도를 개혁하면서 사람의 의식도 개혁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이 만든 제도라 불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성경의 정신으로 돌아가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는 노력을 한다면 정관은 한국교회의 개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용두동교회는 언제쯤이면 민주적인 정관을 만들수 있을까요?
지난 주일 임원회에서 교회발전위원회를 해체하고 기약없이 교회정관을 만드는 일을 미루는 것을 보면서 좀 오래된 기사이기는 하지만 다시금 읽어보았습니다.
민주적 정관을 만들기가 왜 이렇게 더디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일에 임원회가 있었군요.
교회발전위원회의 해체... 용두동교회의 현실이자 한계인 것 같네요.
이견이 노출될 수 있는 것은 그 무엇이건,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한 현실...
단 한마디!
구태의 역습이군요.
그렇게 구태에 찌들어서 헤메다가 망둥이처럼 조금전의 일을 까먹는, 그래서 도도림표를 찍는 구태의 역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