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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곳 : 제천 단양 청풍호반 일대 산군 (단독 보충산행)
⊙ 일자 :
⊙ 코스 : 옥순대교-둥지봉- 가은산(562m)-말목산-옥순대교
⊙ 인원 : 산유화 홀로
⊙ 일정 : 06.19(토) 05:00 의정부 집 출발 (승용차)
매식
08:00 산행출발
새바위
벼락맞은바위
떡갈미기재 (알바 약40분)
고갯골등
곰바위
기와집바위
사거리
16:40 출발
⊙ 장비 : 운행자켓, 운행바지, 짚넥셔츠, 양말, 산행모자, 장갑, 등산화, 스틱, 배낭, 헤드랜턴, 지도, 나침반,
고어텍스 상의, 하의, 스카프, 선글라스, 신분증, 세면/화장도구, 핸드폰, 휴지, 물티슈, 수저세트,
수통, 머그컵, 사진기(삼각대), 의약품, 다용도칼, 필기구, 쓰레기 봉투
<차량보관용> 예비복, 양말, 속옷, 샌달, 옷보관용 가방, 음료(CCD파워드링크)
⊙ 식량 : 도시락(밥,찬), 호밀식빵, 쨈(2종류), 미숫가루, 육포, 치즈, 견과류, 쵸콜렛, 사탕, 타블렛정제, 식수2ℓ
⊙ 개념도
⊙ 산행후기
지난번 <대간팀> 산행 때 청풍호 일대 산행을 계획대로 하지 못해 다시 시도하려고 혼자 집을 나섰습니다.
그때는 우중이기도 했지만 코스가 생각보다 난해했고 계획 자체가 상당히 긴 코스여서 중간에 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참고 ☞ <청풍호반 일대 산군 산행기>
그런 아쉬움을 언젠가는 지워야겠기에.. 오늘 날을 잡아 다녀오기로 합니다.
이 코스는 심혈을 기울린 탓도 있고 그러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코스라서 온전히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나름대로는 조금 비장한 각오로.. 또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서 장거리 산행을 하는 것도 실로 오래간만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말이 있듯이..
멀리 오래도록 가려고 팀플레이를 해왔고..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고 살아 숨쉬는 한 함께 가야지요.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때론 홀로 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아니, 혼자 가는 연습도 해봐야만 합니다.
어차피 이 세상은 혼자인 것을..
그러나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가는 것이 최상입니다. (혼자이면서도 같이 가는 길 / 산유화)
그렇게 산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언제나 주제의 핵심이지만..
오늘은 빨리 가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이번 산행의 목표는 무더운 여름산행이라 힘들긴 하겠지만 빨리가되 가능한한 힘들이지 않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으로 체력저하를 최소화하는데 있습니다.
여름철 폭염 속에서 산행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휴식과 에너지보충이 중요합니다.
산행이야 어려움을 극복하고 견뎌낼 수 있다고 해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후유증이 오래 남아
피곤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면 결코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요. 적정한 타임에 에너지 보충을 해
주는 것이 여러 날 산행을 할 때나 산행을 마친 후에도 몸을 건실히 만들 수 있는 비결이 됩니다.
올바른 휴식과 에너지보충은 훈련 삼아서래도 의도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1> 오늘 준비한 식량들(도시락은 별도)>
<콩쨈, 블루벨리쨈, 말린과일, 식수4통, 미숫가루, 육포, 호밀식빵, 사탕/쵸콜렛, 타블렛전해질보충제, CCD보충제>
10시간 정도에 산행이 예상되어 간식의 종류와 량을 다양하고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또한 장거리산행이므로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주로 말린 간식들을 준비합니다.
장거리시 짐이 무거우면 특수한 목적하에 산행을 제외하고는 실패하기 쉽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여름산행시 능선을 탈 땐 식수를 충분히 가져가야 합니다.
혼자서 하루 2 ℓ 이상은 마셔줘야 합니다.
물 500㎖ 4개 중 2개는 얼렸습니다.
갈증이 날 때 찬물 한 모금은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짜릿한 기쁨이 됩니다.
그러나 물만 계속 마시면 나중엔 배만 불러오고 갈증을 해소하기는 어렵습니다.
나중엔 밥맛도 없고 더위를 먹게 되지요. 그래서 전해질 등을 별도로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산행에는 타블랫정제를 준비해 물에 타 마실 예정입니다.
전해질 음료를 만들 수 있기에 여름철 땀 흘릴 때 좋습니다.
<사진2>
이윽고 청풍호가 다시 나타나고 안개가 껴서 그런지 시계는 지난번 비 올때보다도 뿌였습니다.
<사진3>
청풍대교.
<사진4>
옥순대교 주차장에는 8시40분에 도착했습니다. 중간 치악휴게소에서 아침 먹은 것을 빼면 집에서 대략 2시간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출발 전 사진을 찍어보니 웬 배가 이렇게 나왔는지..ㅋㅋ 이제껏 운동 헛 했네요..
<사진5>
다시 보는 옥순봉.
오늘 산행은 바로 너 옥순봉을 벗어나기 위함이다.
지난 번 산행때도 그랬지만 가도가도 이 옥순봉 주위를 벗어니지 못하고 맴돌았습니다.
말목산쪽으로 넘어가야지만 벗어날 수 있었을텐데 그 당시 그러지를 못했지요..
오늘 바로 너를 벗어나기 위해서 다시 온 것이다.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 아름다움에서 떠나야 한다.
<사진6>
위로는 가은산 능선이 바라 보입니다.
후덕지근한 날씨.. 조금 오르니 땀이 금새 옷을 적셔 옵니다.
<사진7>
<사진8>
새바위.
<사진9>
<사진10>
<사진11>
청풍 호반에서
조 인산(조 종래)
남몰래 푸른바람 드나드는 호반에 가면
우리 젊음을 축복하는 벚꽃잎 날리우고
그 옛날 호수에 오늘의 유람선 흔들려
우리들 봄날의 물위에 추억은 떠간다
긴 그리움으로 연분홍 꽃잎 피어나면
아직도 못다한 일들 산처럼 많은데
저만치 용담폭포 회치는 물소리에
옥순봉 그림자가 흔들리고 있다 .
<사진12>
<사진13>
둥지봉으로 가는 바위지대도 통과하고..
<사진14>
<사진15>
네 품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사진16>
전해질 용액을 만들 수 있는 타블렛 정제.
한 통에 20알 들었으며, 1알에 500㎖ 물을 희석할 수 있습니다.
1알에 원가가 2,600원, 생수까지 더하면 대략 3,000원짜리 아주 비싼
용액이 됩니다.
쉴 때마다 이 물을 마셔줍니다.
<사진17>
출발 1시간40분만에 둥지봉에 올랐습니다.
여기까지는 전에 왔던 길이고, 이 아래 둥지고개에서 가은산으로 가는 바람에 천진선원쪽 우측길을
놓쳤지요. 오늘은 우측에 길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둥지고개에 이르러 우측을 보니 천진선원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이렇게 길이 확연히 나있는데 도대체 그 때는 왜 직진해서 가은산으로 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진18>
천진선원. 지금은 한창 공사중입니다.
<사진19>
말목산 능선.
천진선원에서 내려오다보면 말목산이 보이는 길이 좌측으로 나타납니다. 이 길로 접어들면 되는데,
이 길을 찾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성골로 올라갔다가 빽해서 다시 바로 잡았습니다.
옥순봉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말목산으로 넘어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네 발치로 돌아오기 위하여
나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사진20>
멀리 금수산 중계탑이 보이고..
<사진21>
말목산 오르는 길은 사람이 잘 안다녀 거미줄 투성이고 온통 숲이 가려 헤치고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기다 하루살이들은 왜이렇게 달려드는지..
언제부터인가 하루살이 등이 붙어도 별 신경 안쓰고 그려려니 하는 마음으로 다니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면 제 풀에 꺽여 사라지는 넘들이 밉지만은 않았는데..
오늘은 좀 심하게 달라붙습니다. 그래도 무신경으로..ㅎㅎ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사진22>
드가파른 사면을 넘어 드디어 말목산 능선으로 올라 붙었습니다.
둥지봉에서 완전히 하산했다가 다시 올라오는 산행이 됩니다.
말목산 능선은 바위 릿지지대입니다.
<사진23>
말목산 능선에서 내려다 본 청풍호 전경.
드디어 옥순봉을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게됩니다.
<사진24>
전면에는 말목산이 뾰족하게 버티어 섰고..
이제 저 산을 넘어가야지요..
한 팀이 막 점심을 먹으려고 있다가 인사를 건네옵니다.
오늘 처음 본 산님들입니다.
우리 <세븐팀> 정도에 인원과 구성정도 되어 보여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식사 좀 하고 가시지요.."
"감사합니다. 방금 간식을 먹어서요.. 맛있게 드세요.."
갑자기 혼자 가는 내가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이 정도 가지고.. 끙~
<사진25>
<사진26>
<사진27>
이 모습을 보기 위해서 애써 옥순봉 지역을 벗어난 것인가?
아니지.. 새로움에 대한 기대일뿐이지..
개스가 차 전망이 매우 흐릿합니다.
차라리 눈을 감고
즈믄날 塔을 돌 듯
한장의 虛無로 되돌아서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사진28>
드디어 말목산(720m) 정상에 닿았습니다. 12시20분으로 출발한지 4시간20분이 걸렸습니다.
말목산은 속칭 마항산, 또는 상악산 이라고도 하며 단양군 적성면에 충주호를 끼고 위치한 조그만 산으로
많은 암봉들이 운집해 있고 720m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남한강은 굽이치는 강물과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천하 절경입니다. 말목산 골짜기에 흩어져 있던 옛 마을들을 통틀어 품달촌이라 불리울만큼 높은 벼슬에
오르는 인물이 많았고 실제로 고려 때 우탁선생과 조선시대 유척기선생이 이곳 출생이라고 합니다.
<사진29>
이제 말목산에서 가은산으로 가자면 떡갈미기재, 고갯골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길들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사진30>
험하기도 하지만 꼬리표가 다른 곳으로 나있어 내가 원하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시로 지도를 보고 나침판으로 확인해야지 조금만 방심을 하면 다른 길로 들어서기가 십상입니다.
몇 번을 들락거리며 확인하고 해서 겨우 제 방향으로 갑니다.
<사진31>
떡갈미기재 조금 못미쳐서 점심을 먹고..
안내 산악회에서 왔는지 3~40명 정도의 산객들이 지나갑니다.
<사진32>
금수산 능선.
<사진33>
금수산 능선.
<사진34>
그 아래로 초경동 상천주차장이 내려다 보입니다.
금수산 산행을 위해 많이 이용하는 들머리이지요.
<사진35>
오후 2시30분경 마지막 봉우리인 가은산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6시간30분이 지났네요.. 말목산에서 가은산 오는 길은 독도에 정통하지 않으면 정말 찾기
어려운 코스였습니다. 앞서갔던 안내산악회도 나보다 뒤에 나타났는데 GPS까지 가지고 있었는데도
도중에 길을 잃었다고.. 역시 만만한 코스가 아닙니다.
<사진36>
<사진37>
말목산과 그 능선.
저기를 한바퀴 휘돌아 원점회귀 했습니다.
<사진38>
출발지인 옥순대교로 다시 내려오니 오후4시20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산행시간 8시간20분이 걸렸네요.
중간에 길 찾는 시간을 빼면 7시간30분이면 될 것 같고, 여럿이서 온다면
9시간이면 가능하리라 생각되는 코스입니다.
내려오자마자 차에서 신선한 물을 꺼내 CCD 한봉을 타서 그대로 다 마셨
습니다. 이것으로 땀 흘린 보충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로서 길 찾느라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원하는데로 전 코스를 마쳤습니다.
땀도 많이 흘렸고 하루살이는 산행내내 웽웽대며 따라다니고.,.
코스에 대한 집중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긴장도 늦추지 않고..
그러나 마치고나니 홀가분하고 보람이 됩니다.
내가 그린 계획은 마치 자식과도 같아서, 그냥 버려둘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하는 산행이라 지루하기도 했지만, 진정으로 자기자신하고 하나가 되어 갈 수 있었기에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기슭에서 바라보는 유연한 산줄기,
두멧자락 시누대밭머리로 아아라이 뻗어나간
등성이 너머 뭉게구름 피어나고,
산새 소리 잦아지자
삽시간에 골을 굴 속에 가두어넣는
억수같은 빗줄기,
하늘과 땅을 한 손에 동강내는 천둥벼락,
걷어 가는 안갯발 사이
근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어느새 저만치 우뚝 솟아 손짓하는 봉우리,
그 너머로 번지는 황홀한 저녁 노을,
속살 쏟아지는 밤하늘의 보석들.
너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네 아름다움에서 떠나야 한다.
송화가루 날리는 골짜기를 헤치면
더덕내음 파도처럼 싣고 오는
골안개 사이로 눈뜨는 시냇물,
발 아래 간들거리는 한점 메나리,
죽 죽 善意처럼 뻗는 자작나무,
가지 사이 쳐다보는 벼랑 위에
학춤 추는 두어그루 老松, 그 아래
산의 품은 너그럽구나, 어느 날
마음 내키는 날, 영 눈감고 드러누울 수 있는
양지 바른 억새밭의 自由.
네 품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키를 넘는 눈구렁,
천길 머리 위로 파랗게
가슴 설레는 意志의 氷瀑,
갈기 날리며 치닫는 매몰찬 바람 소리,
그 감동의 연원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네 아름다움을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내어본들
그 그림, 네가 주는 감동만 붙안고는
네 정수리, 그 상상봉으로 헤쳐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五萬分之一地圖 한 장을 펴들고 너를 대하면 거기,
二次元 平面위에 환원되는 點과 線의 記號밭,
無聊한 黑白의 네모판,
기슭에서 바라보던 네 아름다움도 웅장함도 마침내
구름위에서 내다보는 매마른 갯바닥의 금이다.
하늘은 어디가고, 햇살이며 빗줄기며
안개, 산새소리, 물소리, 저녁 노을은 모두 어디 갔는가.
바람 한줄기, 낙엽 한 잎, 다람쥐 한 마리, 눈부신 雪景,
自由의 空間도 거기에는 없다.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멀리서 아니 높이에서 아니 밖에서
너에게는 등을 돌린 채.
꿈속에서 깨어나듯 地圖한 장을 펼쳐들고 앉으면
목욕에서 돌아오는 누이의 세수 비누에 엉긴
머리카락같은 計曲線 오라기를 따라
그 어깨죽지에 앉은 새침한 點,
댓닢 포갠 듯 촘촘한 목덜미 雪溪를 거슬러
뭉긋한 귓바퀴로 빠진 緩斜面을 밟아라,
귀뿌리 鞍部를 거쳐 뽀얀 가리마의 主稜線에서는
登山靴도 숨가쁘다, 마침내
소용돌이가 끝나는 한가운데 標高點에 올라서면
杳杳한 세계,거기
그렇다, 아름다운 것, 웅대한 것, 진실로
네 발치로 돌아오기 위하여
나는 네게서 떠나야 한다.
차라리 눈을 감고
즈믄날 塔을 돌 듯
한장의 虛無로 되돌아서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