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6일 연중 2주간 월요일 (마르 2, 18-22)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保守(보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문으로 보호할 保, 지킬 守...
그러니까 지금 손안에 쥐고 있는 것을 놓지 못하고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가 보수입니다.
그러면 지금 자기 손안에 쥐고 있는 것이 많은 사람이 누구냐?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는 권력을 쥐고 있는 기득권자들, 또 오랜 세월 동안 뭔가를 이룬 나이 많은 사람들이 손에 쥔 것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많이 가진 사람들’, ‘나이 먹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보수성향을 띨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한 여기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류가 있다면 그것은 어떤 단체나 조직을 책임진 사람, 리더(長)들... (우리식으로는 교회 어른들이나 수도회 장상들)
이들은 자기가 맡게 된 조직이나 공동체, 수도회를 유지 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소명를 받았다고 생각하기에,
아무래도 어떤 새로운 변화보다는 ‘지키려는 성향’(보수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이해가 되긴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있는데,
망하지 않고, 도태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어떤 때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하고, 과감히 손안의 것을 포기하고 덜어내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열리는 시노드나 공의회 정신이 바로 그거죠.
이 변화의 시대, 이 다원화 사회에서 변해야 할 것, 포기해야 할 것, 대신 지키고 집중해야 할 것을 머리를 모아 같이 식별하고 가려보자는 것이 시노드 정신인 것입니다.
요즘같이 수도 지원자도 점점 줄어드는 변화의 시대에 수도원장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과감한 용단과 선택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그게 조직이 죽지 않고(망하지 않고) 살 길인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러질 못합니다.
예를 들면 양손에 커다란 떡 2개를 쥐고, 어느 것 하나 포기를 못 하면서 고상하게 입으로 그럽니다. “이 둘을 조화롭게... 균형 맞춰서 갖고 가겠다.”라고...
그러나 ‘조화’나 ‘균형’이 먹히지 않을 때가 꼭 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용단’인 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