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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구영탄 조회수 : 44077 추천 : 597
지하철에서 여자 보호하기.
예전 학교 다닐 때 였다.
그 날 술을 왜 먹었던지...
아.... 쓰리고의 절대 위기에서 벗어난 날이었다.
(고스톱의 쓰리고가 아님-.-)
기쁜 마음에 한 잔 안 걸칠 수 엄써따.
긴장이 풀려선지,
입 맛이 깔깔해 마니 못 먹었다.
간단히 3차 까지 가서 11시 50분 까지만 마셨다..-.-
곧 차가 끊어질 시간 이었다.
당시 명륜동에서 구로동까지 심야에 가장 싸게 오는 방법은 택시타고 시청까지 가서 1호선 지하철 타는 거였다.
시청까지 택비 1500~1800 + 집까지 철비 600 = 마니 나와도 2500원 이면 떡쳤다.
집까지 택시 타면?
이미 그럴 돈은 술 머거따.....-.-a
시청까지 5~8분 그다음 열라 뛴다.
하루의 마지막 열차는 구로행으로 시청에 12시 정각내지 1분에 도착한다.
그 날도 슬라이딩 했다.-.-
흐엑~~켁켁~~하아하아~~우우억!!(숨 고르는 소리+ 헛구역질 소리....)
그런데 그 날따라 내가 탄 칸에 사람이 하나도 엄써따.
"이야호호후~~ 랄랄라! 신난다!!"
사실 좋을꺼뚜 없지만....
암튼 널부러져 앉자따.
근데 잠시 후 저쪽 연결문을 열고 어여쁜 여학생이 들어왔다.
"냐하하항~~"
나도 모르게 기쁜의 탄성이 흘러 나왔다.-.-
어랏!! 그러나 그 뒤를 따라오는 술 취한 인간이
하나 있었다.
다소 달건이-.- 냄새를 풍기는 듯도 한데....암튼 비틀비틀 한 놈이 따라들어왔다.
난 열차의 끝 편 그니까 노약자석 바로 직전의 끝편에 앉아 있었다.
그 여자는 나의 맞은편 그러나 저 쪽 멀리에 앉아다.
이해가 되시는지....?
안 됨 어쩔수 엄구..-.-
근데, 이시키가 그 여자의 바로 옆에 가서 찰싹 붙어 앉는 것이었다.
모야? 애인인감......해따.....근데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이게 참 모라 말하기 그런게, 아예 대놓고 더듬는다던지-.-; 그런게 아니라
술 취한척 하면서 슬슬 기대면서 엉겨붙는 식이었는데
여자가 울상이었다.
남친은 아닌게 확실했다.
참다못한 여자가 일어서 옆에칸 의자로 옮겼다.
근데 이 쉐이가 또 따라 앉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벌떡 일어나
"야, 이시캬!! 너 뭐 하는 놈이야!! 혼 좀 나볼래!!"
....라고 말하고 시퍼따.ㅜ.ㅜ
그래 나 쌈 모탄다.
키도 안 크구 등치도 작다....ㅜ.ㅜ
....웅....그런게 아니라...이게 참....그런게.....
이런 경우 말려 본 사람은안다.
확실하게 어쩌구 하는게 아니고 또 말로 "이 X야!" 라고 하는게 아닌데,
바로 무어라고 하기가 참 그렇다.....뭐 그깟 놈 무서워서 그러는게 아니었다. ^^;
그래 그래 알았다!!! 무서워서 그래따!! ......ㅜ.ㅜ
어쨌건 옮긴 자리에까지 와서 옆에 달라붙어선 막 기대는 거였다.
아마 저쪽 칸에서부터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여성한테 손짓을 했다. 내 옆으로 오라구....V^^~
그리고 내 오른쪽 끝자리에 그녀를 앉혔다.
그니까 그녀 왼쪽엔 내가, 오른쪽엔 철제 손잡이였다.
이제 그 넘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내가 "괜찮으세요?" 했더니 가볍게 목례를 했다.
놈이 앞자리에 와서 열라 꼴아봐따.
나두 술먹었지만 그놈은 술이 사람을 먹은거 같았다.
퀭한 눈으로 째리니까 열라 재수 엄써따.
인상도 열라 더러웠다.
그래서 술김에 다리를 딱 꼬고 나도 똑바로 쳐다봐 줬다.
짜식이....내가 이래뵈도 예비역 육군병장야 임마.
아무래도 여자를 보호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열차는 한강을 넘고 있었다.
놈이 씩씩거리고 있었다.
색끼...한 판 붙어버려..?....
.....하는 생각은 절대 안했다......ㅜ.ㅜ;;
저시키 도대체 언제 내리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리고......"저 정말 감사합니다....오늘은 늦었고 내일 제가 커피 한 잔 사고
싶은데...연락처 좀.." 라고 그녀가 말하는 상상을 했다.
그러면 나는, "아유~~~^^ 뭘 이런 걸 가지고요...저는 가진게 시간이라....
연락처요?
뭘..그런 걸요^^...016-xxx-xxxx입니다...." 까지 상상했을 때였다.....
앞에 노량진역 이라는 푯말이 보이고,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가 휙하니 빠져나갔다!!
번개 같았다......
아마 놈이 따라 내릴까봐 닫히는 순간까지 앉아 있던 것 같았다.
....문은 굳게 닫히고
전철엔 놈과 나만이 마주보고 있었다.........
아~~띠바....
황야의 결투도 아니고...ㅠ.ㅠ
창밖으로 그녀가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난 종착역 구로에서 내려야 했다.
아직 대방, 신길, 영등포가 남아 있었다.
놈이 아무래도 날 따라 내릴 것 같았다.
놈이 본격적으로 야려오기 시작했다.
쉬파 다시 보니 열라 무섭게 생겼다.
놈의 손 등엔 거미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살아 나가야 해따......
일단 가방안에 손을 넣어 호신용구가 될 만한게 있나 더듬어 봤다.
그 흔한 책 한 권 없었다.......ㅜ.ㅜ
집에 안 들어갈 때 대비해 마련한 칫솔과 수건 뿐 이었다.
주머니 속에 넣어둔 담배와 라이터가 잡혔다.......별 수 엄써따.
최대한 불량한 폼으로 담배를 꼬나물고 불을 붙였다.
(지하철에 근무하시는 분들 정말 지성함다.ㅜ.ㅜ)
그리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불을 붙여 담배를 깊게 빨아 들였다. 최민수처럼....-.-
일부러 크아악~~ 하며 가래침을 내뱉었다.(거듭 죄송...절대 따라하면 안 됨!!)
필터를 자근자근 씹어가며 담배를 폈다.
그리고 핸펀을 꺼내 send를 눌렀다.
친구가 받았다.
"어! 나다. 형이다."
"누구? 영탄이 아냐?"
칭구가 자다 깬 목소리로 받았다.
"야!! 이 개쉐이야!!~~ 너 진짜 그따구로 놀래? 너 그러다 진짜 뒈진다!!"
"모야, 이색끼. 한밤에 전화해서......
너 술먹었냐?"
"조심해 너 임마!! 그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가는 수가 있어!"
"뭐 임마? 이 자식 미쳤나? 너 아직 집에 안 들어갔구나?"
"니네 애들도 조심하라 그래!!! 알았어 임마?"
"이색끼 술 많이 먹었구만, 얌마 너 거기 어디야? 전철 소리 나는데 아직 안 끈겼냐?"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전화를 끊었다.
놈은 여전히 날 꼬나보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경계의 눈초리였다.
....물론 내 생각 이었다.
그 때였다.!!!
신길역에서 열렸던 문이 닫히는 순간 뒷쪽칸에서 웅성웅성 하는 소리와 함께
몇 명이 이쪽으로 건너오고 있었다.
놈의 눈길이 그 쪽으로 쏠리는 순간!!!
난 빠르지만 자연스럽게(사실 온몸을 비틀어...ㅜ.ㅜ)
전철을 빠져 나왔다!!!
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를 쳐다봤다.
난 창밖에서 여유있게 가운데 손가락을 펴 보여줬다.....^^~~
그리고.....
그 날 난 집까지 걸어왔다......ㅜ.ㅜ
2002년 05월 28일 03시 52분 04초
한국 i 닷컴에서~
카페 게시글
먹구렁 놀이터
지하철에서 여자 보호하기. --구영탄
먹구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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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
02.07.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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