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신문 읽는 법
시사영어, 특히 영자신문이나 잡지를 읽는다고 해서 특별히 읽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요는 보통 영어의 기초만 확고하다면 어떻게든 읽을 수는 있다. 저는 과거에 영어에대해 헤매고 있을 때 --물론 지금도 헤매고 있지만 -- 전철이나 버스 같은 곳에서 영자 신문을 척하니 펴들고 우리 신문 보는 듯(?)하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는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영어를 대학에서 죽 공부하면서 보니까 영자신문은 오히려 읽기가 단순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것들을 읽는 무슨 특별한 방법을 터득해서가 아니라, 신문에서 쓰이는 용어나 문체(Style)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네티즌 여러분? 바로 시작하십시오. 스포츠 신문, 연예 신문같은 것 보지 마시고 영자신문을 바로 구독하십시오. The Korea Times와 The Korea Herald가 한국의 대표적 영자 신문입니다.
우선 한 한달 내지 두 달만 일정한 칼럼 --저는 사설(editorial)을 추천하고 싶습니다--을 매일 장어 찾아가면서 읽으십시오. 물론 처음에는 아주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사설 하나를 사전 찾아서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100개 내지 200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시고 이것들을 대학 note에 꼼꼼히 기록하고 들고 다니면서 암기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한 달 정도 하시면 그 다음에는그 단어가 그 단어이고, 그 표현 그 표현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바로 넉넉잡아 2개월입니다. 그러면 당신도 전철에서 영자신문을 줄 펼치고 남의 시선을 힐긋힐긋 받아 보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물론 이렇게 공부하시는 데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어려움이 없으면 재미도 없잖아요? 즉, 신어나 속어와 같은 유행어 또는 축소형이나 약어와 같은, 아직 사전에는 오르지 않은 낱말이나 표현이 문제가 된다. 더구나 우리 나라의 영어교육은 문학작품을 중심으로하는 전통이 짙어, 이런 분야에서 습득한 어휘만으로는 시사영어를 읽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우선 시사영어와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영문으로 된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의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어쩔 수없다는 것 다 이해하시겠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주지시키고자 합니다.
특히, 당신이 대학생일 경우 몇 명이 그룹을 이루어 그날 사설을 가지 토론하고 서로서로 어휘 시험을 보면서 같이 공부하시면 상당한 도움을 얻을 것입니다. 영어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여서 공부하는 길을 한 번 찾아보세요. native가 필요 없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외국인을 선호하게 되나 얼마안가서 여러 가지 면에서 답답함을 느낄 것입니다.
이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가지고 간략하게 설명 드리고자합니다..
1. 영자신문을 매일 읽어라.
2. 표제어를 읽는 법
3. 표제어 문법
4. 본문 읽는 법
1. 영자 신문을 매일, 매일, 매일 매일 읽으십시오.
우리 나라에서 현재 발행되고 있는 영자 신문은 조선일보의 The Korea Herald와 한국일보의The Korea Times지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신문의 차이는, 개인적인 의견으론, 전자는 butter 냄새가 좀 나지만 오류가 좀 더 있을 수 있고, 후자는 매우 grammatical하나 김치냄새가 좀 난다고 보면 무난하겠습니다.
영자 신문을 펼치면 정치, 사회, 문화, 사설, 경제, 스포츠 등의 여러 난이 눈에 띄나 이것들을 첫 page서부터 이 잡듯이 읽는다는 것은 무식한 방법이다. 우리 신문도 이잡 듯이 읽는 사람들은 주로 할 일이 없거나 조금은 돈 사람일 것이다. 우리 신문을 읽을 때도 대충 제목을 죽죽 보다가 관심 분야만 내용을 읽게된다. 영자 신문도 마찬가지다. 우선 제목(headline)을 scan하고 난 다음 관심 있는 한 두어 개 정도 정독하면 되겠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처음 한 두 달은 읽고 싶은 부분을 정해 놓고 대학 note에 단어 정리를 해 가면서, 그 부분을 가위로 정성스레 오려내어 대학 노트 왼편에 붙여놓고 오른 편에 단어 정리를 하는 방법으로 해 나가면 좋겠다.
그리고 신문은 시사성과 현실성이 강하다. 그러므로 그 배경이 되는 지식이 필요하겠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야구의 기사를 읽게 하면 무슨 재미가 있고 이해가 되겠는가? 나 같이 증권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증권 기사에 관심이 있겠는가? 이런 것들은 나중으로 미루자.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말 신문을 미리 정독한 다음 영자신문의 해당 가사를 읽는 것도 영자 신문을 재미있게 읽는 하나의 요령이 되겠다.
2. 표제어를 읽는 법
식당에 들어가서 요리를 주문하려면 우선 메뉴판을 먼저 본다.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를 읽기에 앞서 우선 보게 되는 것이 표제어(Headline)인데 말하자면 메뉴에 해당된다. 이 표제어는 그 이하의 가사를 농축한 것이므로 사건이 클수록 그 활자의 크기도 그것에 비례한다.
Kennedy Assassinated
(케네디 암살되다)
이와 같은 sensational한 큰 활자의 표제에는 누구나 그 자세한 경위를 알고자 한시 바삐 그 아래의 기사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런데 이 표제어(Headline or caption)에는 일정한 rule이 있다. 문장으로서의 요소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잡지의 성격을 띈 간행물이나 영자신문에서도 간단히 명사구나 형용사구의 형태로 표제를 달기도 한다.
Israel's Night of Carnage
(피로 물들인 이스라엘의 밤)
Flood Disaster in India
(인도의 홍수 피해)
이상은 모두 명사구가 표제어가 된 것이다. 다음은 문장의 형태를 취한 표제를 살펴보자.
Gore blames Bush for Destruction of Environment
(고어, 환경파괴에 관해 부시를 비난)
City Is Considering Sale or Closing of 5 Hospitals
(시 당국은 5개 병원의 매각, 또는 폐쇄를 고려 중)
이와 같이 표제어는 문장이더라도 period가 없다. 그리고 내용어(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는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쓴다. 반면 기능어(전치사, 관사 등등)는 첫글자를 소문자로 쓴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다음으론 좀더 보편적인 영자 신문의 표제어를 자료로 세부적인 특성을 검토해 보자. 우선 영자 신문 표제어에 자주 등장하는 낱말 중에는 다음과 같이 축소형을 쓰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기에 참고로 들어 두겠다.
(1) 짧은 말의 사용
acquisition (획득) --> grab
agreement (동의, 협정) --> accord 또는 pact
approve (가결하다) --> OK
conference (회합) --> confab
controversy (논쟁) --> clash
examined, studied (조사 당하다) --> eyed
expose, reveal (폭로하다) --> bare
former (이전의) --> ex
increase (증가하다) --> hike
policeman (경관) --> cop
prevent, refuse (방해하다, 거절하다) --> bar
relative (친척) --> kin
request (의뢰하다) --> bid
discuss, ponder (검토하다) --> mull
위의 단어들이 쓰인 표제어를 한번 살펴보자.
Kin Worry About Fate Of Hostages
(친척들, 인질이 된 사람의 운명을 우려)
US Mulls New Moves On M-E
(미국, 중동에서의 새로운 정세의 전개를 검토)
Taiwan Hike Prestige Despite Int'l Isolation
(대만, 국제적인 고립에도 불구하고 국가위신을 선양
) US OKs NATO-Warsaw Forces Cut Talks
(미국, 대서양조약기구 국가와 바르샤바 조약국가간의 무력감축 회담을 찬성)
(2) Apostrophe(')에 의한 축약
이것 역시 일정한 공간에 가능한 한 많은 단어를 채워 넣기 위한 것으로, 약어처럼 본문에서 그 구성어를 일일이 풀이해 보이지 않더라도 독자가 이해할 수 있을 거이라는 가정 하에 (')로 긴 단어를 생략하는 것이다.
Gov't = Government
Nat'l = National
Int'l = International
S'pore = Singapore
O'seas = Overseas
(3) Period (.)에 의한 축약
이것은 약어에서도 쓰이나 표제어에서는 약어라 할지라도 (.)를 찍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즉 U.S.A.는 표제어에서는 USA로 한다. 표제어에서의 피리어드는 예를 들어, billion을 bil., 또는 b. 로, president 대신에 pres.로 August를 Aug., September를 Sep.로, North Korea를 N. Korea로, Senate(미국 상원)을 Sen. 등으로 축소해서 쓸 때 쓰이는 방법이다.
(4) Comma에 의한 생략
표제어에서 (,)는 and의 뜻이다. 이것 역시 표제어에서가능한 지면의 space를 절약하기 위한 방법이라 볼 수 있다.
5 Killed, 55 Hurt in NY Ship Collision
(뉴욕에서의 선박 충돌로 5명 사망, 55명 부상)
Korea, EEC Sign New Textile Pact
(한국과 EEC 제국, 새로운 섬유협정 체결)
(5) colon (:)에 의한 생략
표제어에서 (:)은 say, 또는 says의 의미이다.
Korea Deserves Bush Visit: Times
(한국을 부시 대통령이 마땅히 방문해야 한다고 'Times' 논평)
Will Lift Martial Law If 'No' wins: Marcos
(만약 반대파가 승리하면 계엄령을 철폐할 것이라고 마르코스 언급; will에 대한 주어는 Marcos)
Begin: Will Receive Sadat, Go to Cairo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을 받아들일 것이며, 카이로에도 가겠다고 베긴 수상 언급)
(6) semicolon (;)의 응용
세미콜론은표제어에서 (;)을 중심으로 해서 앞과 뒤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관계에 있는 것이나 기사의 성질상 같은 표제어에 실려야 할 경우에 쓰이고 있고, 또한 같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절과 절을 연결시키는, 말하자면 접속사의 역할도 한다.
UN Technical Aid Official Arrives; British Correspondent, Wife Leave
(유엔 기술원조 관계관 내한; 영국인 기자 부부 이한)
King of Malaya Dies; Funeral Held
(말레이지아 왕 서거, 장례식 거행)
(7) 기타 생략
약자에 의한 생략에서는 생소한 약자는표제어 밑의 기사에서 그 구성어를 일일이 밝히지만, 이미 널리 알려져 독자가 대부분 알고 있는 약자는 밝혀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WHO(Wor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연방수사국), ILO(International LaborOrganization) 등이 있고 그 다음으로는 astronaut(우주인)을 astro로, submarine을 sub로, Australian을 Aussie로 하는 유형인데, 가능한 한 간결성을 추구하려는 표제어의 특성에서 만들어지는 말들이다. 여기서 sub인 경우에는 submarine 이외에도 subway, subscription(응모, 서명, 신고, 기부, 예약), substitute(대리자) 등의 생략형으로 쓰일 수 있다.
3. 표제어의 문법
표제어는 space의 제약을 받고 또한 간결성, 함축성이 있어야 하므로 우리가 알고 있는 문법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단어만 나열해서는 안 된다. 잡지의 표지에서는 그렇지 않으나 영자 신문의 표제에는 동사가 들어가는 문장형태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1) 과거의 일을 현재형으로
US Envoy Calls On President
(미대사, 대통령 방문)
MIGs Shoot Down US Plane
(미그 전투기 미항공기 격추)
Seoul Demands P'yang Resume FullRC Talks
(한국 정부, 북한 당국이 전면적인 적십자회담 재개를 요구)
(2) 표제어에서의 과거형을 pp를 나타낸다.
Police Boxes, Other Buildings Destroyed
(경찰관 파출소 및 기타 건물 파괴되다)
Russ Missile Ship Spottedoff Japan
(소련의 미사일 함대, 일본 앞 바다에서 목격되다)
다음은 순수한 과거형 동사로 오인되기 쉬운 예이다.
① Clinton Said Opposed to the Talks
② Rebels Ordered to Cease Firing
③ Israel Said to Ban Flights to Jordan
위의 표제어 ①을 클린턴은 자기는 그 회담에 반대라고 말했다. ②를 반란군들은 발포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 ③을 이스라엘은 요르단으로의 비행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럼 해석하기 쉬우나 이것은 모두 표제어의 문법을 모른 결과이다.
사실은, ① Clinton is said to be opposed to the talks. (클린턴은 그 회담에 반대라고 한다더라), ② Rebles were ordered to cease firing. (반란군들은 발포를 중지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③ Israel is said to ban flights to Jordan. (이스라엘은 요르단으로의 비행을 금지할 것이라고 이야기되고 있다)의 의미인 것이다.
(3) 표제어에서 미래에 관한 사항은 진행형 또는 "to + 동사원형"으로 나타낸다. 표제어에서 미래에 있을 일을 예고하는데는 진행형을 쓰거나, 'to + 동사원형'을 쓰되 여기에서도 be동사는 각기 생략된다.
Word-Cup Soccer starting Wednesday
(월드컵 축구, 목요일에 시작될 예정)
Kim Jung-Il to Visit Seoul in June
(김정일 6월에 서울 방문 예정)
한편 will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고, will 이외에 잘쓰는 말은 due이다. Jordan Prince Due in Seoul for 4-Day Visit (요르단 왕자 4일간 방문차 서울에 도착 예정)
4. 본문 읽는 법
본문을 읽는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1-2 개월은 단어 정리해서 외워 가면서 외우고, 외우면 분명 사전 없이 영자 신문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의 구성은 ① Head, ② Lead(leading paragraph), ③ Body(본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용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5W 1H'의 원칙을 준수한다. 즉, Who, What, Where, When, Why, and How이다. 신문기사 내용은 역 피라미드(anti-climax) 형으로 쓴다. 이러한 구성은 소설의 구성과는 달리, 중요한 요점을 앞세우고 밑으로 행을 바꾸어 내려감에 따라 기술되는 내용의 중요성이 감소되는 방식이다.
즉, Climax Secondary Indent Details의 순이 된다. 이러한 스타일이 정착된 것은 광고에 의한 수입이 신문사 운영의 절대적인 재원이 되는 상업지로서의 신문이 광고의 분량이 많은 날에는 이미 작성된 기사의 아래 부분부터 무자비하게 가위질 당하는데, 그러면서도 독자들에게는 알릴만한 알맹이는 다 알리는 필요성에서 생겨났다고 볼 수도 있겠다. 또한 현대의 fast-paced life style과 많은 정보의 양으로 인해 일일이 다 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사실 이 칼럼의 제목 "영자 신문 읽는 법"을 보고 기대에 차서 여기 까지 읽은 사람들은 실망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정말로 이야기 해주고 싶은 부분은 앞에서 다 했다고 생각한다. 매일 사설한편 정도를 1-2개월 정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읽어보자. 그런 다음 다시 이야기하기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