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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三月이 코 앞 이라지만
아직은 해가 노루꼬리 만큼이나 짧은 늦겨울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추웠기에....
가진것없는 서민들에게는 유난히 혹독한 겨울이였다
낮동안 따스한가 했던 기운이
해가 어스름해지면서 다시 싸늘해 질때쯤
광장시장 먹자골목의 백열등 불빛이 밝혀지면
마치 나방들이 불빛에 모여들듯 서민들은 이곳에 찿아든다
그런 민초들이 빈대떡 한조각과 순대국 한그릇에
차가운 가슴을 녹이려 소주잔을 기울일때.....
광장시장의 명물로 자리하신
섹스폰 할아버지의 "목포의 눈물"의 애잔함이
술잔을 기울이는 者들의 哀歡을 오히려 興으로 昇華시키는 마법을 부린다
얼마전 졸지에 병상에 누어버린
직장동료이자 학교후배를 문안하러 서울에 올라가는 김에
식구들에게 오랫만에 큰 인심 쓰기로 하고
딸아이에게 3D로 상영하는 "아바타" 극장표를 준비시켰고
집으로 내려오는 차표는 거의 막차로 예배해 놓았다
두달 가까이 병상에 누워있던 후배는
처음 걱정 할때보다 많아 호전되어 있어 마음이 홀가분 했던데다
3D 신드럼의 정체를 뛰어난 영상미에 취해 확인하고 나서.....
"과연 이곳이.....내가 지금 살고있는 세상 맞어...!!!"
영화가 끝나고
서울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광장시장 먹자골목 순례만 남겼을때
집으로 내려오는 차 시간은 아직도 3시간이 넘게 남아 있엇다
"시장에서 먹고 싶은것은 서숨없이 선택해라
단....한번에 많이는 먹지말고
조금씩,천천히 다양하게 먹고,즐기다 배한번 뽕!터져보자...!!!"
딸아이가 처음 안내한곳은
종로4가에서 청계천방향으로 두번째 골목안에 자리잡고 있다는 꼬마김밥(마약김밥) 좌판
헐~~
그런데 날을 못 잡아도 한참 잘 못 잡았다
"원조 꼬마 김밥집"은
밤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을하고 일요일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영업을 끝낼....6시를 약 20여분을 남긴시간
이곳이
광장시장의 먹자골목 본류와는 약간 동떨어져 위치해 있는데다
주변상가들이 토요일 늦은시간이고
일요일인 내일이 휴일이기에 撤市하여 적막스러운데다
소위 말해 마지막 떨이의 시간이기에.....
視覺的인 맛을 즐기기에 적절치 못한 시간이였다
그래도 원조 꼬마김밥집 좌판에는
꼬마김밥의 형상처럼
덩치가 왜소한 사람들이 그 맛을 즐기고 있었고
식구들에게 얼마남지 않은 김밥을 가르키며....
"먹을까...???"물었을때
모두들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있다
맛(味)이란 무엇일까....
맛이란 것이 보편적 객관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단히 주관적인 내면을 포함하고 있어 가름할수 없는 경우가 茶飯事
그 一例로....
내가 살고있는 당진에서
대표적인 맛집중 하나로 손꼽히는"닭계장"이란것이 있어
식사때면 넓은 식당에 자리잡기가 매우 힘이 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식당주인이 당진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음식에 대한 취향이 비슷한 이웃 서산에 직영하는 2호점을 개업하였는데
불과 3개월을 못 버티고 철수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아이러니(irony)가 맛이 아닐까.....
정말 눈으로 볼때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꼬마김밥이
이제는 그맛에 대한 소문은
일본에까지 자자해 한국을 안내하는 책자에 소개될 정도라는데
물론 한결같은 맛이 가장 큰 몫이겠지만.....
블로거의 몫도 작지는 않을듯 싶은데 그 대표적인 블로거가(http://blog.naver.com/photo_nc2u) 아닐까~ 싶다
명성? 많큼은 광장시장을 대표할듯 하지만
마치 변방의 외딴섬 같은곳에 위치한 꼬마김밥의 좌판을 뒤로하고....
밤이 깊어 갈수록
수많은 백열등이 불야성을 이루는 먹자골목 본류로
이곳이 익숙치 못한 이방인 넷이 그 불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소문대로.... 모든 먹거리가 넘처나는 곳
현재의 먹자골목에 대하여
"원조횟집"의 박원조? 할머니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40여년전 지금처럼 포장길이 아니라
질퍽거리는 진흙땅 시절부터 이곳에 터를 잡았고
할머니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자리를 잡으며 먹자골목이 형성되었다
"예전에는 여기 먹자골목이 다 청바지 골목이었어
청바지 사려면 모두 이곳에 오고
시집보내려고 한복 사려면 또 이곳에 오고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
내가 여기서 이렇게 장사하면 도통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 얼굴도 안 보일 정도였으니까.”
잠시 옛 생각에 잠긴 듯하던 할머니가 “그런데 요즘엔 내가 이렇게 수다 떨 시간도 있고 손님이 많이 줄었지”하며 아쉬움에 잠긴다
그래도 다른 상인들에 비하면 먹자골목은 사정이 낫다는 게 할머니의 설명이다.
“청계천 복원된 이후로 우리는 덕을 좀 봤어 사람들이 나들이 나왔다가 가볍게 한잔 하고 가기 딱 좋잖아.”
요즘엔 외국 손님도 늘어서 일본어도 곧잘 한다
손님 모으고 장사하려면 그 정도는 기본이라는 게 시원시원한 할머니의 설명
대한만국의 웬만한 먹거리는 모두 모인 이곳에서 가장 강렬하게 후각을 자극하며 식욕을 자극시키는 白眉는 "순희네"와 "박가네"로 대표되는 "멧돌빈대떡"
각종 야채와 해물 등을 넣은 모둠전 강원도 감자전, 부추전, 버섯 야채전, 야채고기 동그랑땡 이밖에...해물빈대떡, 웰빙김치빈대떡, 고기전 등.....
최상의 영양재료를 넣어 만든 20여 가지의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가지각색의 전들은 보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군침이 돌게 만든다
어느 매체의"주제가 있는 맛집"이란 코너에서 "순희네 빈대떡"을 소개하기를.....
진짜 한국의 토속적인 멋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광장시장의 명물 순희네 빈대떡과 막걸리 한잔으로 최고의 만찬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순이네 빈대떡은 빈대떡 하나와 막걸리로 15년째 비오는 날의 최강자로 군림해 온 막강파워다
가게는 이른 오전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리는데 광장시장 단골 상인 10여 년 째 단골인 아저씨, 유명 맛집을 찾아온 젊은 커플 등 발 디딜 틈이 없다. 1년 동안 묵힌 김치 신선한 야채 몇 종류가 들어간 비교적 심플한 요리다
넉넉한 기름에서 두툼하게 부쳐내는 부침개는 한 장만 먹어도 배가 부를 만큼 푸짐하다 여기에 항아리에서 나오는 동동주를 함께 먹어줘야 제 맛이다 넉넉한 양의 녹두부침개는 4000원, 동동주는 5000원 정도로 1만원이며 ‘배 두드리며’ 일어날 수 있다. 광장시장에 지붕이 생겨 비오는 날의 경치를 구경하면서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유감스럽지만 꾸물꾸물한 날씨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빈대떡의 ‘본좌’ 순이네 빈대떡은 한국인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을 갖춘 곳이다!!!
먹자골목의 한중앙에 자리잡은 빈대떡廛
우리 네식구.... 더 이상 참을수 없는 욕구에 어디 빈자리 없나 두리번거려 보지만 자리잡기가 쉽지않아 보여 부지런히 빈대떡을 부치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자리 좀 찿아달라 부탁을 한다
빈대떡 아줌마...무슨 싸인인지 주변에 뭐러뭐라 몇마디 하드만 건너편 "박가네 맷돌빈대떡"으로 들어가란다
그렇게 들어간 박가네 멧돌빈대떡 헐~~1,2층으로 이루어진 넓은 가계안은 그야말로 콩나물 시루를 연상시키는 순간적 착각!! 그중에 딱 4인이 앉을수 있는 작은 테이블 하나만 달랑~ 비어 있었다
이 정도면 약간의 각오는 필수일것이다 바로옆 자리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바삭한 빈대떡을 양파절임 소스에 찍어 맛나게 한입에 집어 넣는 모습을 바라만 보는 忍耐의 拷問
녹듯이 혀끝에서 사라져 버린 고기빈대떡에 해물빈대떡을 또~어떤 맛일까 하는 아쉬움을 접고 밖에 나왔을때 먹자골목의 좌판에는 사람들은 더더욱 많아져 흥청거린다
여기저기 셔터를 눌러대는 외국인 관광객과 블로거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랑을 주제로한 섹스폰의 아련함은 밤이 깊어갈수록 빛을 더욱 발하는 백열등의 열기속에 이곳에 모여든 민초들에게 내일의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고 있는곳....."여기는!! 庶民一番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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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옛날과 달리 청계천 물이 흐르고 부터는 광장시장 동대문시장 골목안의 음식점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종로 6가 신진시장 안의 닯집에는 몇 몇 식당이 몇 십분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자리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