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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원탁구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강희수
돌출과 동거한 지난 1년 6개월 그리고 지금은?
1.펜 홀더 에서 쉐이크 돌출로 전환하게 된 배경
지금 돌출로 전환을 생각중이거나 이미 돌출로 전환한 하위부수와 돌출
초보들을 대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글을 씁니다.
제가 돌출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시합에서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함이 아니었고
주세혁 선수의 환상적인 수비가 너무 멋있어서 흉내 내고 싶었고
오랜 연습으로 흉내를 조금 비슷하게 내다보니 시합에서 성적은
자동으로 따라 왔습니다.
제 이야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어려서 부터 온갖 잡기를 좋아해 당구장, 탁구장, 스케이트장, 낚시터로
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부모님의 걱정을 많이 끼쳐 드렸습니다.
이런 저에게 친구들은 너는 못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똑 떨어지게
잘하는 것도 없어 밥 빌어먹기 딱 알맞다고 놀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이 밥 빌어먹는 것만 빼고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든 잡기를 뒤로하고 탁구에만 빠지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지금부터
1년 6개월 전
평촌에서 왕중왕 전이 있었는데 주세혁 과 유승민 선수의
경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 주세혁 선수의 환상적인 경기에 매료되어 무릎을 쳤습니다.
너무 멋있는 플레이에 혼이 나갈 정도였습니다.
바로 저거다!
내가 추구 하는 게 바로 저거야!
생전 처음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시합 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본
저는 흥분되어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급했습니다.
다음날 출근과 동시에 아는분 한테 주세혁 선수가 사용하는 용품을
알려달라고 해서 곧바로 주세혁 쉐이크 라켓과 러버를 주문하고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용품이 왔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퇴근하자마자 탁구장으로 달려가
주세혁 선수의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시합장에서 빨래 줄처럼 뻗어가던 주세혁 선수의 공은 어디가고
제가 치는 돌출의 공이 네트에 처박기도 하고 공중으로 치솟는게 아닙니까?
여러 번을 반복 해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같이 운동하는 회원들과 시합을 했는데 비참할 정도로 졌습니다.
평소에 두점의 핸디를 주고 치던 회원과 넉점을 접히고 해도
게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를 3개월,
별로 간격이 좁혀지지 않고 회원들의 비야냥 거리는 듯한 목소리만 들려왔습니다.
제가 펜 홀더 일때 한참 하수였지만 저의 어설픈 돌출을 아주 잘 다루는
회원에게 번번히 당했습니다.
정말 열 받았습니다. 그리고 약이 올랐습니다.
그래 돌출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야
난 아무래도 펜 홀더 체질 인가봐
다시 펜 홀더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3개월을 외도했더니 이제는 펜 홀더도 안 되는 겁니다.
정말로 탁구를 접고 싶었습니다.
50살도 한참 넘은 나이에 정말 이래야 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돌출과 전쟁선포
이러는 과정에 2006년 1월1일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처럼 새해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조금 젊었을 때 도서관에 3년씩 살면서
목표했던 국가 최고의 기술 자격증도 취득을 했기에 딱히 마땅한 계획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금연 등의 신년계획을 세우기에
저는 돌출로 금년 말까지 펜 홀더 수준의 실력을 회복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원들에게 제 목표를 글로써 알렸습니다.
저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시간이 날 때 마다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김택수 펜홀더 라켓도 다른 회원에게 주었습니다.
펜홀더 라켓을 가지고 있으면 다시 펜홀더에 대한 유혹이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돌출과의 전쟁 이었습니다.
그리고 집과 차에도 라켓을 가지고 다니면서 까지 돌리고 커트하는
자세를 쉬지 않고 연습 했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직장관계로 전주에 내려가 주말부부를 하면서
저녁에 시간이 많아 충분한 연습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동시에 저에게 맞는 라켓과 러버를 찾기 시작 했습니다.
1년 동안 붙였다 떼어낸 돌출 러버가 30여장, 쉐이크 라켓이 6개,
조금씩 돌출을 콘트롤 할수 있었고 4개월 만에 용인 협회장기 대회에
2부로 출전해 개인전 우승도 했습니다.
돌출 붙이고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회원을 이기기 시작했고
다른 회원들도 어려워 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가을, 돌출과 전쟁을 11개월째쯤 치루고 있을때 아는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우연히 홀마크 사의 울트라 라켓과 오리지날 러버를 만났습니다.
울트라와 오리지날의 만남은 세븐 카드할 때 에이스 트리플에서 날개를 달아
풀 하우스를 잡은 만큼 저에게는 큰 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콘트롤에 신비감이 생기면서 제 실력이 향상
되는 게 보였습니다.
상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 중진에서 주세혁 선수처럼 수비하고
숏트로 나오면 전진에서 블록하고 챤스가 생기면 포핸드는 무조건 공격하고,
이렇게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면서 수비와 공격을 연습했습니다.
그러나 돌출로 전향한 후 변화는 얻었지만 속도를 잃었습니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조금 강한 상대를 만나면
중진의 수비에서는 수비에 맞는 스탭이 되지 않아 롱 커트의 실수가
생기고 상대의 강력한 드라이브 3구에 번번히 실점을 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전문수비 선수를 찾아 수비 스탭과 중진 커트요령을
2개월간 레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레슨 받은 내용을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하루에 3~4시간씩
거의 쉬는 날 없이 연습을 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 돌출로 빽 쪽에 수비를 할 때 아주 중요한 것은 수비의
스탭 이었습니다.
3. 그 결과
그 결과 지금은 상당한 고수(1부 중위권 정도) 라고 해도 저를 쉽게
다루지 못하고 거북해 합니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지만 지더라도 형편없이 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빽 공격을 잘 못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 대신에 강력한 커트와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 뒷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세혁 선수가 강한 빽 핸드 스맷싱이 없어도 상대를 제압하는 것을
저는 보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자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실수 없는 중진 커트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펜 홀더에서 쉐이크 돌출로 전향한지 1년 6개월 된 지금의 저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면서 그게 가능하냐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웃으면서 이야기 합니다.
물론 가능하지요
단 저만큼 연습하고 노력 한다면요
저는 앞으로도 부단한 노력을 할 겁니다.
그리고 주세혁 흉내 내기를 완성할겁니다.
저는 주세혁 흉내 내기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받기위해
지난번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 나가기 전에 태능 선수촌에 과일을 사가지고
주세혁 선수를 찾아갔습니다.
유남규 감독한테 주세혁 펜이라고 인사하고 감독의 허락을 받고 쉬는 시간에
원 포인트 레슨도 받고 왔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열의를 가지고 부단한 노력을 하는 사람만이 상수의 반열에 오른다는 겁니다.
러버가 주는 변화는 곧바로 한계에 부딪히고 새로운 변화를 찾습니다.
비유가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편을 맞는 사람이 약효가 있을 때만 반짝하다가 다시 더 강한
아편을 찾듯이 말입니다.
제가 펜 홀더 일 때는 과천시장기 3부에서 우승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인터넷에도 제 이름이 오르내리고 전국대회에 나가면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 졌습니다.
미천하지만 저를 흉내 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제법 생겼습니다.
흔히 이야기 할 때 돌출은 고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제 경험으로는 전혀 아닙니다.
하수의 돌출을 고수가 잘 다루는 것이지 돌출 사용자가 고수라면
상대방도 어려워 할수 밖에 없습니다.
돌출 사용자가 민 러버 사용자에게 형편없이 진다는 것은 돌출 사용자의
실력이 민 러버 사용자보다 모든 면에서 하수라는 이야기입니다.
돌출 사용자의 실력이 일시에 쭉 올라가는 것은 초기에 상대방이
적응을 못해서 그렇지 조금만 지나면 바로 한계가 옵니다.
따라서 돌출을 포함한 모든 실력을 고수로 끌어 올리지 못하면
더 이상 발전이 없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강력한 포핸드 공격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그래도 경쟁력을 갖는 것은 강하지는 않지만 범실이 적은 포핸드
공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포핸드는 커트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짧은 볼은 드라이브로 약간 높은 볼은 스맷싱 으로 처리를 합니다.
4. 향후 숙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어 보이지만 ITTF 에서는 2008년 7월1일부터
표면 처리된 롱 핌플 러버의 일부 품목을 사용 제한 한다는 이야기가
넷 상에서 돌아 다닙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러버도 사용제한이 된다면 당연히 따라야 되지만
별로 걱정되지 않습니다.
용품사 에서는 성능이 비슷한 러버를 출시 할 것이고 설사,
다른 롱 핌플 러버를 사용 한다 해도 이제는 곧 바로 적응할 수 있을 만큼
콘트롤에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게는 미숙함이 많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사용해온 펜 홀더의 습관이 지금도 시합 중에 본능적으로 나와서
실점을 하고 제 전형과 천적관계에 있는 상대에게는 어려운 경기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과 라켓과 내 몸이 일치되어 본능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저는 탁구를 운동으로 한게 아니라 노동이라고 할 만큼 열심히 연습 했습니다.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노력을 하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자신을 위로 합니다.
5. 당부 말씀
돌출을 사용하거나 사용 예정인 동호인 여러분께!
돌출은 상대방을 혼란을 주어 제압하는데 필요한 러버가 아니기 때문에,
돌출이 만들어내는 변화에 당황해하는 상대선수의 입장을 즐기는
자세는 지양해야 합니다.
돌출로 전향을 고려할 때 이럴 때는 하지마세요
-다른 사람이 하니까 따라 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돌출 땜에 짜증나서 오기로 나도 한다 던지
-부단한 노력을 각오 하지 않고 거저 점수 따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극복하지 못하고 반드시 원위치로 돌아가 시간과 경제적인 손실을 입습니다.
잘못된 길을 가면 깊이 간만큼 돌아오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평면 러버를 사용하는 동호인 여러분께!
돌출 러버와 즐탁 해야 하는 것은 이제 우리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이해 하시고 돌출과 친해 지세요
-돌출과 친해지면 드라이브가 엄청 향상 됩니다.
-돌출과 친해지면 어려운 상대방의 변화된 공도 파악해 낼 능력이 길러집니다.
-돌출과 친해지면 정식 시합에서 돌출과 만나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돌출과 친해지면 탁구의 새로운 변화에 재미가 생깁니다.
또한 평면 러버와 돌출 러버는 창과 방패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창끝이 날카롭고 강하면 방패는 살아남기 위해서
그 창을 피하는 페인트도 해야 하고 한번 찔리고 두번 찌를 때는
창끝이 무뎌지게 하거나 창끝이 다른 곳으로 가도록 교란시켜야 합니다.
창은 방패를 뚫기 위해 기술개발을 할 것이고 방패는 그 창이 뚫지 못하도록
창의 특성에 맞추어 기술 개발을 하므로써 서로가 발전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창이 못 뚫으니까 이런 방패는 싫다 또는 방패가 잘 뚫리니까
저런 창은 싫다고 한다면 진정한 승부는 없다고 봅니다.
끝으로 저는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 글을 올리는 것을 좋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글도 잘쓸줄 모릅니다.
돌출 초보자들을 위해 쓴 글이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고
혹여 맘에 안 들더라도 딴지는 걸지 마세요
더운 날씨에 항상 건강 하시고 즐탁하십시오
첫댓글 뒷부분쯤 읽을 때 혹시 강희수회장님 글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역시나...그런 부단한 노력이 오늘의 강회장님을 만들었다는 사실앞에 잠시 숙연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