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가해자 2심에서 4년 감형(뉴스앤조이/2012.12.27)

[황익순]

'도가니' 가해자 2심에서 4년 감형

광주고법 "성폭행 인정하나 이미 처벌받은 점 감안"…징역 12년에서 8년으로

[0호] 2012년 12월 27일 (목) 11:46:50

김은실 hhh0124@newsnjoy.or.kr

▲ 영화 '도가니'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가해자 김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영화 '도가니'에서 다룬 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항소심에서 징역 8년형을 받았다. 광주고등법원은 장애가 있는 여학생(당시 18세)의 손발을 묶고 성폭행한 김 모 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12월 27일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 씨는 영화 '도가니'로 널리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태를 일으킨 가해자 중 한 명으로, 행정실장으로 일하면서 학생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장애가 있다고 하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란 점을 들어 성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태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전 교장과 행정실장인 김 모 씨 등 교직원 13명이 7~22세 학생 30명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4명만 기소되어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가해자 대부분이 징역 2년 이하의 징역, 벌금형 및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피해자 진술 신뢰성을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취하면서 가해자 한 명은 학교로 복귀했고 주요 가해자인 전 교장은 아무런 법적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암으로 사망했다.

▲ 인화학교대책위는 재판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죄는 환영하지만 감형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무관심 속에 잊히던 인화학교 사건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 '도가니'가 지난해 개봉하면서 주목받았다. 장애 학생이 받은 잔인한 폭력과 사법부와 정부의 태도에 국민들이 분노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사건을 재조사했고 지난해 말 김 모 씨가 기소됐다.

김 씨가 저지른 성폭행은 법원에서 드러난 것만 세 건이다. 김 씨는 14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2006년 징역 1년형을 받았고, 2년 뒤에는 15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가 드러나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가 피해자 손발을 묶고 성폭행하는 장면은 영화에도 등장해 많은 이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는 재판 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판결에 아쉬움을 표했다. 원심 확정은 물론 더 가중한 처벌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김용목 대책위상임대표는 "12일간 목숨 걸고 단식한 결과가 이렇다"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