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의 2막19회
나보다 15살 위 큰형님의 고교동기 홈페이지를 가끔 들여다본다. 그들은 어떤 상황이며 무엇을 추구하고 무슨 걱정 하는가 가 궁금해서다. 이들의 활용 중점은 애경사. 예술문화공감추구. 등산여행, 음악사롱 운영이다.
남녀공학으로 243명 졸업, 금년까지 사망 84명, 사망률 34%, 소재불명인원을 감안한다면 40%정도 고인이 됐다. 그러다보니 건강정보, 요양정보, 사후연명치료거부서 작성 등 죽음에 대한 담론도 활발하다.
그런데 근래 공지(公知)는 부고 알림장으로 변했고 열린 게시판은 겨우 몇 줄, 음악사롱은 내용이 없다. 원인은 단순해진 삶과 카톡의 간편이다.
그러다보니 평소 홈페이지에 들어오지 않던 자까지 참여하면서 허접한 농담, 정치논란 글이 붙는다. 손자 사진도 모자라 손자가 좋아하는 금붕어사진을 올림은 과히 관종 수준이다.
운영진이 고심 끝에 분야별로 추가 개설했으나 120명의 혼잡은 그대로다. 결국 단톡방은 고집늙은이들의 심심풀이 놀이터로 두고 다시 홈페이지 활성을 추진 중이다.
2020년 7월12일 김복영회장이 올린내용이다. 2020년 10월 운영회의 후 일구회 공식적인 조직운영을 마감하며, 정리보고회 결과 기금잔액을 각과의 그간의 납입금액의 점유율을 계산하여 분산하고 일부금액은 일구회 운영을 이끌어갈 일구산악회에 전달. 일구회원의 모임운영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을 기대합니다.
다음 달부터 건강 친목 목적의 산악회가 우리 50년간 영달과 혼류하고 19산악회 카톡이 공공성을 갖는 것이다.
2008년 개설된 성공19회 다음카페는 구성이 잘 갖춰있다. 게시판, 애경사, 산악회, 총동문회, 건강, 음악, 과별모임, 인기 글 보기, 동영상 등 마치 주행부에 길게 달린 객실처럼 구분하여 운영해왔다. 헌데 이를 대신하는 19산악회 카톡은 마을버스만 크기로 다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나이는 머리고 가슴이고 들은 것이 많아 불연 듯 표현하고 싶다. 좋은 글은 전하고 음악을 공유하고 댓글 달고 싶어 근질근질 할 때가 있다. 이는 완성으로 가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래야 한다.
동양화가 주성의 작품이 중선에 의해 카톡에 올라 그나마 다행이다. 동양화는 물감 흐름 번짐 때문에 바닥에 놓고 그린다.
긴 시간 허리를 숙이거나 쭈그려야하니 허리 고개 팔 손목에 무리 가는 힘든 작업이다. 그렇게 정성 드린 작품을 올렸더니 단 30초 만에 퍼온 글. 음식사진에 밀려 다시 볼 수도 찾을 수도 없는 것이 직접 올리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코로나 대응 글을 전체보기로 읽고 나와 보니 그사이 같은 글이 바로 붙었다. 보는 사람으로선 헛헛하다. 편을 가르게 하는 글, 극히 개인적인 내용의 반복은 호응을 잃는다.
표현자유권은 불특정 다수인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의 가정(假定)보다 조금 앞서는 것이 요즘 판례다. 진보성향의 법관이 늘어나고부터다. 단 표현자유권은 창작이거나 자신의 의사가 확실해야 성립된다.
끝으로 단톡은 자신을 나타내는 실증으로 모두에게 유익한가를 고심하는 과정을 갖자는 것이다, 곧 입성할 친구들과 멋진 품격의 2막 19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2020년 9월4일 안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