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무상(아닛차) 뜻
: 모든 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예전에 TV에서 국제 표준이 되는 물질인 kg 원기를 보존하려했던 옛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흥미로웠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끊임없이 진동하므로 어떤 물질로 만들어진 측정 도구라도 미세한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1kg의 원기도 지속적으로 미세하게 소실되고 변화한다. 과학자들은 온도, 습도, 기압 등을 철저히 조절하며 변화를 막으려 애써 보았지만, 결국 그 변화는 막을 수 없다는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의 눈으로는 그것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은 불교의 무상함을 잘 보여주는 비유이다.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의 삶 또한 매 순간 변화한다. 일상 속에서 변화하는 나와 주변을 더욱 섬세하게 알아차리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무아
무아: '나'라는 개념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물컵의 모양에 따라 담긴 물의 모양도 달라진다. '나'라는 개념도 특정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의된다. 우리는 때로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 혹은 선생님, 학생, 도반 등 다양한 이름과 역할로 불린다. 이러한 정체성은 어떤 조건과 인연이 결합하여 임시적으로 형성된 것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흔히 "나는 키가 크다/작다, 부자다/가난하다, 건강하다/건강하지 않다, 똑똑하다/똑똑하지 않다"라고 답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항상 비교 대상에 따라 변하며, 비교 대상이 없다면 이런 표현조차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나'라는 개념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조건에 따라 임시적으로 형성되어있다는 것이다.
< 무아를 이해하며 고에서 벗어난 경험 >
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나는 오랫동안 부모를 원망하며 살았다.
“어떻게 부모가 자식에게 그렇게 할 수가 있지? 부모라면 자식에게 마땅히 이렇게 해야지.” 이런 생각들은 나를 억울함과 분노 속에 가두어 두었다. 나는 '자식'이라는 '나의 입장'에서 부모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채 원망하는 마음을 키웠다. 그러나 '자식이라는 나의 관점'을 내려놓고, 부모를 한 사람의 존재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들 역시 그럴만한 인연과 이유가 있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화론을 공부하며 선함과 악함이란 개념 또한 원래 고정되어 있지 않고 형성된 것임을 이해하며 내 기준에서 옮고 그름을 분별하고 판단하지 않아야 함을 알게되었다. ( 분별하고 판단하는 마음이 전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
나의 부모 또한 조건에 따라 살아가는 한 존재였고, 그들의 고통, 부족함, 그리고 그들이 처했던 상황들을 떠올리면서, 나의 원망은 점차 사라졌다. 부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나는 분노와 억울함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국 '나'란 실체가 없는 무수한 조건의 집합일 뿐이다.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를 붙잡으려 할 때, 우리는 오류를 범하고,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낸다. 무아를 받아들이면 이러한 자기 중심성이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경과학적인 해석: 우리의 뇌는 왜 고정된 실체의 내가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는 뇌의 특성과 관련 있다. 우리의 뇌는 수많은 정보들을 처리하는데, 뇌는 예측가능한 세상을 선호하므로 일관성과 효율성을 추구한다. 우리의 환경속에서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생존에 있어 유리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생존을 위해 진화하며 형성되어 온 뇌의 특성으로, 우리가 보는 세상 또한 실재를 그대로 보는 것은 불가능 하다. 우리는 선택적으로 정보를 기억하고 강화하고, 왜곡한다는 것을 이해 해야한다. 우리가 실재라고 믿는 세상은 환상과 같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고
우리는 과거의 즐거움은 붙잡아 두고 싶고, 고통은 빨리 끝나길 바란다. 그러나 변화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내가 애착을 가지는 것들 (자식, 가족, 건강 , 돈, 사회적 성취) 이 내 곁을 떠나가더라도 그 변화의 흐름을 거부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좋고 나쁨을 분별하지 않고 그저 나에게 오는 모든 것들을 수용하며, 삶의 매 순간이 주는 특별함을 온전히 경험하며 살아가고 싶다.
< 12연기를 통해 일상속의 나의 "고'에 대해 성찰해 본다.>
무명: 이상적인 커리어를 갖춰야 행복하다는 잘못된 믿음 (일의 중요성에 대한 과대평가하고 행복을 좌우하는 진정한 요인을 보지 못함 )
행: 중요한 육아와 함께 과도한 업무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떠맡고 휴식하지 않음. ( 의지)
식: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느낌 (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인식)
명색: 피로, 주의력저하, 초초함. 불안함 (육체적 [색], 정신적[명] 반응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 영향을 미침)
육입: 읽지 못하고 쌓여만 있는 책, 너저분함 집안을 눈으로 보고 감각적 인식이 발생한다 아이들의 칭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느낀다, 몸으로는 피로를 느낀다.
촉: 너저분한 집안을 보고 짜증이 나고, 쌓여 있는 책을 눈보며 불안해 진다 / 귀로 아이들의 칭얼거림을 듣고 화도 나고 불안해진다. 남편에게 비난의 말을 듣고 서운한 감정이 든다. (촉은 자극 -감각과 정신적 반응을 연결.)
수: 불안, 초조, 짜증, 피로 등의 감정 (스트레스로 인한 불쾌의 느낌)
애: 일에 대한 집착, 인정에 대한 욕망, 완벽주의. (단순한 욕망을 넘어, 그 욕망이 특정 대상을 붙잡고 지속하려는 집착으로 발전)
취: 일에 대한 집착을 행동으로 옮기며 계속 일을 더 잡는다. 책을 더 산다. 강의를 더 결제한다. 끊임없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계속 벌리려고 한다. (욕망이 행동으로 나타나 지속됨)
유: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많이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 상태가 고착되어 새로운 스트레스와 고통의 씨앗을 심는다)
생: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서 더욱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야기 (새로운 고통의 원인이 구체화된다.)
노사: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삶의 질 저하
-------------------------------------------------------------------
사티와 위빠사나/ 관찰법: 신수신법
사티는 단순히 호흡과 신체 감각에 대한 집중을 넘어, 모든 대상에 대한 지속적인 알아차림을 통해 마음을 현재 순간에 머무르게 하는 수행이다. 사티를 통해 마음을 안정시킨 후, 위빠사나 수행으로 나아가 존재의 실상을 깊이 탐구할 수 있다. 신수신법, 삼법인, 12연기 등 다양한 관찰법을 통해 무상, 고, 무아의 진리를 깨달음으로써 고통의 근원을 이해하고 해탈에 이를 수 있다.
첫댓글 곰곰님, 과제 #4 를 아주 잘 정리 했습니다.
******** 명상을 배우고 수행체험을 하면서, 깊이 있게 자기존재 뿐만아니라, 모든 존재의 형성에 대한 과학적 탐구까지 수용하면서,
과제를 잘 정리 하였습니다. 칭찬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