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행기 하나 올려요...김형태 친구.
이제 추석도 얼마 안 남고요..즐산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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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산
사패산(賜牌山)
사패산은 서울의 북쪽에 위치한 해발 552m의 작은 산이다. 서울과 의정부시 경계에 있으며 앙증맞고 고즈넉하고 조용한 곳이라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고 서울근교 산 중에서 비교적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한적한 자연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산이 사패산이다.
서울시 도봉구와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에 둘러싸인 사패산은 북한산국립공원 중 가장 북쪽에 붙어있으며 자연생태계는 북한산과 도봉산과 유사하다. 개인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산과 숲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야만 아름다운 자연이 아니다.
사패산은 최근까지 군부대가 주둔했던 탓에 자연과 생태계를 있는 그대로 오늘까지 잘 보존한 행운을 얻게 된다.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선경 속으로
모두 5개 직등 등산코스 중 가장 많이 가는 길은 회룡사 코스로 1호선 전철을 타고 도봉산 역에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된다. 역에서 내려 왼편으로 난 아파트 옆길로 직진해 10여분 올라가면 등산로 입구 탐방안내소에 이른다.
회룡골을 끼고 포장길을 오르다 보면 주변에 산초나무,생강나무,배초향,엉겅퀴,누리장나무 등 작은 관목이 보이고 하얗게 드러난 계곡에는 습지에서 자라는 꿀풀,좁쌀풀,애기부들,물달개비,고삼,달개비꽃,갈퀴나물,돼지풀 등이 널려져 있다. 새소리 시원한 바람소리와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에 놀라며 걷노라면 어느새 산 중턱에 이른다.
야산에는 느티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쪽동백나무, 산초나무, 아카시나무,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회롱사 다리를 건너기 전에 약수터에서 두 갈래길로 갈라진다. 회룡사로 직진하는 길은 계곡으로 오르는 길이고 우측길은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산 중턱에 있는 회룡사 뒤편 석굴암에는 김구선생의 자필 성명 두 글자가 암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김구선생이 독립운동하던 중 한때 이곳에 피신하여 숨어든 곳으로 백범선생은 1949년 6월26일 이 바위의 준공식 날 불행히도 참석 못하고 안두희씨에 의해 피살되었다. 석굴암은 현재 중창을 위해 한창 보수공사중이다.
반대편 송추계곡에서 오르는 길은 옥수계곡을 끼고 좁은 포장길을 1시간가량 걸어야 한다. 도봉관리사무소 송추분소 앞을 지나 송추샘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사패산 가는 길이 나온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3km나 되는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꽉 들어차는 송추유원지로 유명하다. 사패산은 큰 바위가 없고 작고 둥글둥글하게 잘 생긴 너럭바위가 많다. 바위가 기이하게 생겨서 마당바위,회룡바위,홈바위,버섯바위,상상봉 등 동식물의 이름으로 불린다.
마지막 남은 서울 외곽 원시림
사패 능선과 정상에서의 조망미는 아주 인상적이다. 포대능선 뒤로 지척에 보이는 도봉산의 위용과 멀리 희미하게 하늘 금을 그은 북한산의 삼각봉 그리고 서남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오봉의 경관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감동을 안겨준다. 사패산은 비록 규모는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는 서울 외곽의 마지막 남은 원시림을 자랑한다.
그러나 요즘 한창 공사 중인 외곽순환도로 터널공사로 인해 자연생태계는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미 일산--송추 간 도로와 의정부--퇴계원 도로는 개통되었지만 회룡사 주지스님을 중심으로 한 환경시민단체의 반대로 사패산 터널공사가 지연되면서 2008년 6월이 돼야 7.51 km 남은 공사구간이 뚫린다.
북한산 시민감시단이 발족되어 각종 모니터링과 식생조사 등 현장감시가 이루어지고 있고 대기, 수질, 차량소음, 진동, 지하수 오염, 식생변화 등 다양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패산은 참나무와 소나무가 아직 서로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버티는 천이단계에 있다. 숲의 천이는 생물집단 구성원의 변천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토양을 포함해서 이끼류, 초본 류와 관목이 자리를 차지하다가 작은 관목으로 다시 양수 교목림이 나타나고 끝에 가서는 음수교목림이 우세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현재 그린벨트 지역은 참나무가 주류를 이룬 고유의 숲으로 천이중이다. 인간이 자연을 거슬러 심은 인공 조림수는 잘못 심으면 나중에 자연복원력을 잃고 고사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사패산은 마지막 남은 서울의 명산으로서 잠자리와 베짱이, 여치, 메뚜기가 뛰노는 아름다운 생태공원으로 보존 관리돼야 한다. 바다와 산과 계곡으로 떠나는 휴가철을 맞아 쓰레기 버리지 말고 밖에 나가서 모범을 보이는 일등 문화국민이 되기를 기원한다.
첫댓글 오랫만에 등장하셨군요.
사패산은 우리 산악부도 몇번은 갔었던 아름다운 산으로 모두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아름다운 경치를 잊을 수가 없지요. 산행기를 읽으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나무와 곤충 이름도 외우고... 오늘 산행기 잘 읽었어요.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요....일죽드림.
오랫민이네, 미안하네. 좋은 산행기 부탁해놓고 이렇게 늦었네. 소식 전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