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순천·곡성 패인과 향후는?
-정치는 삶을 바꾸는 것, 결국 사람이 하는 일-
거대담론은 당이 하고, 지역은 지역에 맞는 아젠다 필요
7.30 순천·곡성 보궐선거는 새누리당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별다른 의심 없이 지속될 것 같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시대가 잠시 멈추었다.
그러나 이렇게 새정치연합 시대가 지역에서 막을 내린 것은 아니다. 앞으로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하느냐? 에 따라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쇄신과 변화’를 향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다. 조기전당대회를 열기 전까지 ‘혁신 비대위’를 구성할지, 아니면 ‘관리형 비대위’를 구성할지에 따라 이후 변화의 가늠자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중앙당의 변화추이와 별도로 순천·곡성 패배의 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는 순천·곡성 당원 및 지지자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공천과정이 되지 못했다. 공천과정에서 빚어진 여러 잡음들이 전체 지지자 및 당원의 마음을 한데 묶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후보로 선출된 이에게 모두의 마음이 실리지 않은 것.
둘째, 총선이나 대선처럼 전국선거가 아닌 지역선거임에도 전국선거인 양 선거프레임을 짠 것이다. 나아가 지역의 바닥민심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바닥민심을 읽어내는데 실패해 바닥민심과 거리가 먼 선거운동을 하게 된 것이다.
다들 내심은 약간 불안해하면서도 “그래도 투표소 민심은 2번 아닐까”하는 정서를 믿은 탓도 있다. 통합진보당(민주노동당 포함) 2번, 무소속 시장 3번을 찍어본 유권자의 심리를 너무 안일하게 본 것이다.
이 부분에서 현재 순천시 인구 중 이른바 토박이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겨우 30%선에 불과하고 나머지 70% 가까운 인구가 외지에서 유입된 인구구성이라는 것을 알아야 했다. 따라서 큰 틀에서 전남 및 호남은 야당색이 짙지만 순천은 보다 자유롭다는 것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셋째, “후보선택이 잘못됐다”는 세간의 평이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서갑원 후보의 복당을 불허하다가 경선이 임박해서야 할 수 없이 복당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복당을 허용할 것이었다면 자당의 예비후보를 상처내지 말았어야 했다. 몇 번의 복당불허가 지역민들에게 ‘문제가 있는 후보’로 인식될 수 있음을 간과 한 것이다. 이 점이 ‘보궐 원인제공자’라는 새누리당 후보의 좋은 공격빌미가 됐다.
또한 “후보의 절실함도 부족했다”는 세간의 평도 쉽게 넘길 대목이 아니다. 이정현 후보는 아주 대놓고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권력의 힘’을 강조하며 “‘얼굴이 새까맣게 타도록’ 자전거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절실하게 ‘한 번만 도와달라’ 하는데, 서갑원 후보는 너무 안일하게 한 것 아닌가”하는 비판이다.
세간의 혹자들은 말한다. “결론이 난 게임에 무의미한 ‘가정’이긴 하나, 만약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다른 인물 이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순천 정서상 “반대세력이 존재하는 후보일지라도, 확실하고 응집력이 강한 자기조직을 가진 후보 개인이 신상의 흠결이 없는 인물이었다면” 선거에서 “싸움의 방법이 달랐을 것이고 그 절실함 또한 달랐을 것이다”는 세간의 뒷담화는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곡성의 특성도 정확히 알아야
이와 같은 대체적인 패배의 원인을 뼈아프게 받아들여, “만날 뼈를 깎는 각오로 다시 쇄신하겠다고 말만하다가 남아있을 뼈가 없어지기 전”에 ‘진짜 쇄신’을 해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다’는 명언이 있다. 향후 1년 10개월 후 20대 총선에서 다시 한 번 건곤일척의 자웅을 겨뤄 이기면 된다. 어떻게? ‘민심이 천심이다’는 또 다른 명언을 따르면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 결국 사람이 문제고 사람이 답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의 혁신과, 지역위원회의 전면적인 개혁과 일대 변화를 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의 체질개선이나 혁신과 별도로 지역은 철저하게 지역에 기반 하여 지역에 맞는 혁신과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즈음에서 곡성의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19대 총선이전에 곡성은 ‘구례·곡성·담양’이 한 지역구였다. 그런데 19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 정개특위에서 선거구 획정을 하면서 구례는 광양에 붙이고, 곡성이 순천에 붙었다. 더불어 지역구 의원이었던 김효석 전 의원은 서울로 가버린 것.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확실하게 책임져줄 국회의원이 없는 셈이나 다름없었다. 19대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의 지지기반은 순천이었기에 곡성은 사실상 ‘소외 받은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보궐선거에 곡성이 고향인 후보가 출마한 것이다. 얼마나 반가웠을까. 비록 당이 새누리당이긴 하지만 자신들의 고향인물이 현직 대통령의 측근으로 막강한 후광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니 “당이 뭔 상관이야”하는 분위기였던 것.
게다가 이정현 후보가 순천주암중학교를 졸업한데다 이 후보의 외가가 주암면 쌍암으로 순천에까지 적지 않은 연고와 최소일지라도 기본적인 지지기반이 있었다. 그러니 한 번 해볼 만 한 싸움이었던 것이다.
순천투데이에서 펌글
첫댓글 전반적으로 공감이 가는군요.